이쯤 되니 스멀스멀 올라오는 이직에 대한 생각
어느덧 3년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
남들에게 나를 '프로덕트 매니저'라는 이름으로 설명하고, 듣는 사람이 이해하기 쉽도록 풀어서 설명하게 된 지가 벌써 3년이 흘렀어요.
3년은 강산이 약 30% 정도밖에 변하지 않는 짧은 기간입니다만, 제가 몸담은 이 직무에서는 한번쯤 이직에 대한 생각이 피어오르기 시작하는 시점입니다.
경력직을 채용하는 대개의 회사가 요구하는 최저 연차요건이 '3년'이거든요.
'이직을 하고 싶다'와 '이직을 해야 할 타이밍인 것 같다'라는 두 가지 마음 사이에서 전 오른쪽에 조금 더 치우쳐있습니다.
단전으로부터 '이직이 격렬히 하고 싶다'라는 욕구가 올라온다기보다는, '아, 이쯤 되면 이직 한번 쯤 해야할 것 같아.'거든요.
그저 흐르는 물 위에 몸을 둥둥 띄워 물이 가는대로 넋놓고 있진 않습니다.
다만, '이직에 대한 동기부여'가 뾰족하진 않다고나 할까요.
사실 지금 회사에서 일하는 환경은 너무나 편리하고 안락합니다.
같이 일하시는 분들은 너무나 훌륭하신 분들도 많으시고, 나쁘지 않은 성과를 만들어 인정도 받고 있으며, 업무도 손에 많이 익어 (남들이 보기엔 힘들게 일한다 싶다지만) 그리 어렵지 않게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이력서를 갱신하고 포트폴리오를 새로 만들며 이직을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글을 쓰며 다시 생각해보니, 방금 위에서 말한 것이 '이직을 해야하는 이유'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도 좋고, 일도 편하게 된 게 고여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업무 경력 만 3년.
커리어를 처음부터 끝까지 걸어본 사람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 시점의 저는 안락한 커리어라이프를 누리기엔 너무 햇병아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합이 잘 맞는 동료들, 이해도가 많이 높아진 사업 분야를 털어버리고 '불편한 환경'에 스스로 들어가려 합니다.
'Comfort Zone'이라고 하죠.
이 곳을 벗어나 다시 비와 바람 좀 맞아보려 해요.
이직이란 게 제 생각대로 되는 게 아니지만 기왕 비바람 맞기로 한 거, 최대한 빨리 맞아보고 싶네요.
내년 초 쯤엔 어느 곳에서 어떤 식으로 일하고 있을 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어디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던,
지금 몸담고있는 곳을 포함해서 너무 안락한 삶에 취해있진 않았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