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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사람이 죽을때 아름답지 않게 죽길 바란다.

이쁜 글 아니니.. 감상주의

에세이 예쁜 글 아니니

혹시 " 제목만 이럴 거야~" 생각하시고

글 읽지 마세요.




1.


출연자가 실언을 하는 바람에

모 협회에서 항의 메일을 방송국에 보냈다

PD란 놈은 나에게 메일을 읽어 보라고 했다

내용은 간단했다.

정정방송을 하고 해당 방송분을 홈페이지에서 내리라는 것이었다.

방송을 내리는 것은 절차도 복잡하고 시스템상 어렵지 않냐고 PD에게 물었더니


" 그건 네가 처리해라 " 였다.


방송을 책임지는 PD란 놈이

작가에게 책임을 전가한 거다

협회에 전화를 했고

열심히 설득 과정을 거친 끝에

방송에서 사과하는 선으로 정리를 했다.

정리를 마쳤단 이야기를 하려고 PD놈 자리에 가보니

이 자식은 식사 약속을 잡고 있었고

" 수고했네" 이러곤 밥을 먹으러 갔다

그놈 참, 밥은 제때 잘 처묵었다.


2.


또! 이런  PD도 있다

PD가 MC랑 싸웠다

그 PD는 MC와 5개월 가까이 단 한마디도 안 했다

중간에서 내가 PD 말을 MC에게 전하고

MC의 말을 PD에게 전했다.

프로그램은 그냥 그렇게 흘러 흘러갔지만

하루하루가 나에겐 지옥 같았다.

그리고 개편 때가 왔다.

대다수 PD들은 자기 프로그램이 개편 때도 살아 남아야 하는 이유를 열변 했다면,

그 PD놈은 이 프로그램은 없어져야 한다며 열변을 토해 냈다

하지만 프로그램은 폐지되지 않았고

그 PD놈은 다른 채널로 옮겨졌다

그때 그 PD놈이 내게 말했다


" 어차피 너도 그 프로그램에 남아있어 봤자

너도 MC한테 찍혔으니 나랑 같이 가자 "


참고로 나는 MC에게 찍힐 일도 없었다

오히려 자신을 따라가지 않으면 나한테 찍힐 줄 알아~라는

반 협박으로 들렸기에

어쩔 수 없이 PD를 선택했고

지금도 난 그 선택을 뼈저리게 후회한다


3.


또 요런 PD도 있다

몇 번 실수를 했다.

나 스스로가 한심했던 날이었고

그냥 우울했다.

그런데 마침,

MC와 PD 둘이서 급 번개를 잡더니

PD놈이 옆에 서 있는 나를 한심하단 표정으로 보며

방송 끝나고 공덕동에 있는 횟집으로  오라고 했다.

가기 싫었고

이 핑계 저 핑계 댔다.

하지만 아닥하고 오라는 거다.

가는 내내 불편했고

그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은 짜증 났다

대화 주제도

제주도에서 골프 치는 이야기.

여자 이야기가 전부였다.

그런 시시껄렁한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이 너무나 불편했다.

갑자기 PD놈이 나를 보며


" 이 새끼 안 데리고 오려고 했는데 불쌍해서 데려왔어"


난 오겠다고 말한 적도 없었는데, 정말 어이가 없어서


" 전 오겠다고 한 적 없습니다"


라고 말하자

그 PD놈은


" 이래서 내가 이 새끼를 싫어해" 라며

나를 면박 줬다

그 이후로 MC놈은 상하구조가 파악됐는지

다음날부터 PD와 함께 나를 은근히 갈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놈은 그날 술자리에서  

자기 세컨드 자랑에 여념이 없었다.

참고로 그 PD놈은 애처가라고 떠벌리고 다니던 놈이었다.

그나마 그것 하나는 좋게 봤는데....... 양아치 같은 PD놈


4.


또 이런 PD도 있다.

방송사에 문제가 생겨서

MC가 나오지 못하게 됐다.

PD놈은 나에게 대타를 구하라고 했다.

원래 PD가 구하는 게 맞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나도 돕는다는 생각에 열심히

전화 버튼을 눌러대며 MC 섭외에 열을 올렸다.

정말 어렵게 나름 잘 나가는 사람을 대타로 구했다

그분도 바빴지만 " 이 작가 부탁인데 들어줘야지"

라며 의리를 택해 준거다.

뿌듯했다.

인생 헛살진 않았구나~라는 생각에

PD놈에게 전화를 걸었다.

시간을 잊지도 않는다.  오후 6시 57분.

대타 MC를 구했다고 말하자

밥을 처먹고 있는지 우물우물 거리는 소리를 내며

PD는 말했다


" 이거 어떡하냐... 외부 인력을 쓰면 안 된다는데!

MC가 없어서 당분간 프로그램 못하게 생겼다"


나는 4시간 동안 물 한 모금 못 마시고

여기저기 전화를 돌리며 어떻게든 프로그램을 살려보려고 했는데

PD란 놈은 밥을 처먹으며 쩝쩝거리는 목소리로

이제야 내게 " 이걸 어떡하냐?"라는 한마디로 마무리 짓는 꼴이

정말 똘아이라고 느껴졌다,

화가 치밀어 올랐다

하지만 그것보다 생계가 걱정이었다

방송이 사라지면 내 원고료도 없고 나는 백수가 된다

순간 화도 나고 너무 서글퍼서

나도 모르게


" 당분간 방송이 없어지면 저는 뭐 먹고 사나요?"


그러자 PD놈은 내게 화를 내며 말했다


" 그걸 왜 나한테 이야기해!"


말이라도 " 그러게 너도 걱정이다~"

이 한마디면 될 것을...

그  PD놈은 화만 냈다.

그 이후 방송은 몇 달 후에 다시 재개됐지만

나는 방송을 그만뒀다


참고로 지금까지 말한

4가지 상황에

등장했던 PD놈이

모두 동일 인물이다

이모 PD고 이미 퇴직해서 묵이나 쳐묵고 있겠지..


오늘 우연히 그놈 소식을 듣고

내 브런치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일기장 끄적이듯 적어본다.

브런치 담당자! 보고 있나?



그 후 나는 그 방송국을 관뒀다

후에 몇 번 더

방송사에서 다른 PD들과 일했지만

이상하게 계속 움츠러들게 됐다.

그리고 더 열심히 하기가 싫어졌다

그냥 또 당할것 같은 느낌

어차피 버려지는 소모품 느낌

세상이 원래 그런데

나만의 피해의식이 생겨버린 것 같다.

아무 대책 없이 싸질러 놓고 책임도 안 지는

무능력에 비인간적이던 그 PD놈,


난 당신이 언제 죽을진 모르지만

그 죽는 순간이 아름답지 않기만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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