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김경일 교수님 너무 오버하셨습니다
[마음의 법칙] 독후감
책날개의 화려한 수식어와 다르게 평범한 사전식 심리학 책이었다. 아무리 광고라지만 이 책에 쓰여 있는 김경일 교수님의 추천사는 너무 과도하여 보는 내가 민망했다. 정말로 이 책이 "폴커 키츠 최고의 역작"이라면 아마 폴커 키츠는 별 볼일 없는 심리학자이지 않을까? 이 책이 베스트셀러 자리에 오래 있는 것을 보니, 여러 가지 심리학 지식을 가볍게 나열해 놓은 책은 항상 꾸준히 수요가 있는 듯하다. 예전에 읽었던 롤프 도벨리의 [스마트한 생각들]의 내용과 유사했다.
내가 이러한 사전식 심리학 서적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읽고 나면 머리에 남는 내용이 없기 때문이다. 얕은 지식을 병렬로 나열해 놓은 토막글은 SNS로 봐도 충분하다. 심지어 이 책은 내용이 잘 정리되어 있지도 않다. 51가지 심리학 지식을 다섯 개의 챕터로 나누었는데, 아무리 봐도 챕터를 나눈 기준이 없다. 분명 몇 가지 주제로 범주화할 수 있었을 텐데 왜 이렇게 안일하게 편집했는지 의문이다.
[마음의 법칙]도 나름 독특한 점이 있긴 하다. 다른 심리학 책들과 다르게, 이 책은 심리학 법칙을 일상생활해 활용하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제시한다. 보통 심리학 서적은 심리학적 요인으로 인간이 저지르는 비합리성을 경계하라고 주의를 준다. 그러나 이 책은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라고 권장한다. 예를 들어 개인의 한 가지 특성이 강렬하여 다른 측면을 덮어 버리는 효과를 ‘후광효과’라고 한다. 이 후광효과는 면접에서 면접관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이다. 다른 책의 경우 후광 효과로 인하여 올바른 판단을 하지 못할 수 있으니 조심하라고 이야기한다. 반면 [마음의 법칙]은 광고 효과를 적극적으로 이용해 원하는 바를 이루라고 부추긴다.
대부분 이미 알고 있던 내용이지만 몇 가지 새로운 사실은 새로웠다. 첫 번째는 습관화이다. 인간은 자극이 지속되면 자극에 둔감해진다. 따라서 좋아하는 일은 습관화가 되지 않게 간격을 두고 자주 해야 한다. 반면 하기 싫은 일은 할 때 최대한 많이 끝까지 하여 습관화시키는 것이 좋다. 여기서 더 나아간 방법이 범주화를 활용한 방법이다. 어떤 일을 세분화하면 각각의 일이 새로운 행동으로 인식되어 항상 새로운 기분으로 일할 수 있다. 반대로 재미없는 여러 일을 하나로 뭉뚱그리면, 부정적인 기분을 최소화할 수 있다.
창의성에 대한 내용도 흥미로웠다. 책은 창의성을 ‘어떤 것을 고유한 기능 이외의 목적으로 활용하는 능력’으로 정의한다. 따라서 생각이 고정되면 창의성을 발휘하기 힘들다. 따라서 창의성이 고갈되면 계속 고민하기보단 휴식을 취하는 게 답이다. 이 외에도 위급한 상황에서 가만히 있으라는 말을 따르는 방관자 심리. (자신의 본능을 믿어야 생존 확률이 높다고 한다. 다른 사람이 없다면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 불규칙한 보상이 기대 심리를 높이는 조건 반사. 하기 싫은 일을 하게 만들지만, 좋아하는 일도 하기 싫게 만드는 외적 보상 등의 내용이 유익했다. 특히 조건반사와 외적 보상은 인사 분야와 연관되어 있어 흥미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