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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속도

by 전이서


나는 가을을 좋아하는 아이였다.

공기가 차가워질수록 마음이 신다던 듯 햇다.

사람들은 봄을 기다렸지만,

나는 낙엽이 바람에 흩어질 때

오히려 마음이 편했다.


햇살이 약해질수록 눈이 부시게 아름다왔고

사람들의 저음의 목소리에서

피아니시모의 작은 소리에서

세상의 나의 감각은

잠시 멈추는 것이 익숙했다.


이상하게도

세상이 멈춰갈수록

내 마음은 오히려 활달히 움직이는 듯 했다.

조용한 공기 속에서

생각이 맑게 번지고, 감정이 숨을 쉬었다.


가을은 나에게 끝이 아니라,

내가 가장 또렷해지는 시간이다

조용한 계절 안에서,

나는 언제나 나 자신을 되찾았다


그 가을의 시간이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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