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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우울이라 말한다

by 전이서

특별한 사건이 없이 지독히도 우울한 날이 있다.

그간의 내재된 불편한 일들의 발로 일수도 있지만

굳이 나쁜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때론 기쁠 일이 있음에도 온다. 모든 사건에 대한 생각을 넘어 이런 우울이 찾아온 날에는 꼭 따라오는 것이 있다.

죽음.

죽음에 대한 생각이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다. ‘죽고싶다’란 생각이다.

아침에 깰 때부터 몇분간격으로 떠오른다.

‘죽고싶다.’

이런 날이면 나는 이 ”우울 이 미친 ~“

소리가 조용히 배어 나온다.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나면 그 생각을 떨치는 데 만으로도 지친다.

나는 이런 우울을 미친우울이라 칭하기 시작했다.

이런 날의 배경에는 꼭 흐린 날씨가 있었다는 것도.

피할 수 없는 우울이 찾아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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