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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없고 사연 없는 사람이 어디있겠어.

다 안고 가는거다.

by 태스타

온라인상에서 내 약점이자 단점을 드러내는 건 치명적이다. 유튜브를 하고 스레드도 하고 인스타도 하고 있지만, 일부러 솔직하지 못할 때가 많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내가 닮고 싶은 사람에게 끌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튜브 콘텐츠도 원테이크로 가는 영상은 놀랍게도 한 개도 없고 철저한 기획 하에 모든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그래서 밀리고 밀려 브런치까지 찾아왔네요)


나는 구김살이 있다. (물론 군살도 있음).

얼마전 연봉 10억 받는 벤츠 딜러 윤미애 이사님 영상을 봤다. 돈을 벌어서 가장 좋은게 뭔지 물어봤더니,

아이들이 자기와는 다르게 구김살이 없다고 하시더라. 자기도 이건 돈이 아무리 많아도 안고쳐진다고. 뭐 나라고 다를거 없다. 30살 전후에 개인사에 치명적인 사건들이 하나 둘씩 터졌다. 한 개라고 모자른 일들이 연쇄 폭탄마냥 터졌다.


당시 돈 한 푼도 없이 한 겨울 집에서 나와 혼자서 생활했다. 단 하루 밤에 일어난 일이다.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는 정말 극에 다랐다. (당시 할머니 집 전세금으로 내가 모아둔 돈이 고스란히 들어가 있었고, 그 집은 집주인이 돈을 돌려주지 않아서 소송 중이었다) 코로나가 전세계를 집어 삼킨거가 감사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누군가를 만나도 할 이야기도 없고, 누구를 만나도 나는 너무 작은 존재였다.


그 뒤로 금전적으로, 가족 관계가 회복하는데 정말 5년이 걸렸다. 내 30대 초반은 그래서 상처와 고통으로 가득 찼었다. 올바른 의사결정도 내릴 수 없었고, 당연히 좋은 사람도 만나지 못했다. 상처받은 나에게 위로를 건네다가 멀어진 친구도 있었다. 유년시절에 이런 경험도 평생 한 사람 인생에 그림자를 드리 늬우지만, 성인이 되고 한참 지나서 겪은 트라우마는 결코 쉽게 없어지지 않는다.


이 사실을 너무나 알기에, 나름 노력을 많이 했다. 상담도 받고 약도 먹고 좋은 사람들과 귀한 시간을 보냈다. 그래도 어떤 트리거가 생기다 보면 그 때의 내가 종종 고개를 든다. 이제는 일시적이라는 것도 알고 잠깐이라는 것도 안다. 이런 나를 인지하고나서 부터 정말 마음공부를 열심히했다. 김주환 교수님 책도 읽고, 김주환 교수님의 모든 유튜브 영상을 성경 읽듯이 정독했다. 트라우마 글쓰기 치유 모임도 들어가고, 작년에는 멋지게 마음공부 관련 책을 낸 곽정은 작가의 북토크에도 참여했다. 결국 나는 평생 내가 데리고 가야한다. 그래서 어떻게든 어르고 달래고 가는 수 밖에 없다. 다행히도 지금은 따로 약은 먹지 않지만 멜라토닌 없이 여전히 잠들기는 어렵다.


내가 가진 못된 버릇 중 하나는 나를 끝이 없이 몰아부치는 것. 원씽, 몰입, 그릿이 내 성과의 원동력이지만 인생은 일만하고는 살 수 없다. 일을 잘한다고도 행복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30살이 된 태스타는 어찌 할 바를 몰라서 일만 엄청 열심히 했다. 일단 돈이라도 잘 벌어야 내가 생존할 수 있었으니까. 덕분에 30살에 팀장도 달고 최고 매출도 찍어보고 스카웃되어 이직했다. 하지만 그 뿐이다. 그 때의 나도 나지만 나의 일부일 뿐인걸 지금은 너무나도 안다. 그런데 요즘 또 과도한 업무와 함께 스트레스도 있고 팍팍한 삶을 스스로에게 주고 있다. 아침 운동하면서 숨을 쉴 틈은 주지만 이러다가 도 아파지면 어쩌나 걱정이다.


날이 조금씩 쌀쌀해지고 추워질 때면 그 때의 시간들이 시쳐 지나간다. 그래서 11월생인 나는 겨울이 좋으면서도 그 차가운 날을 맞이할 자신은 도무지 생기지 않는다. 이렇게 도무지 애를 쓸수도 별다른 수가 없을 때면 마음공부를 이야기하는 책을 읽는다.


이하영 원장님 책 <인생의 연금술>을 벌써 2번째 읽고 있다.

읽다 보면 알게모를 편안함이 느껴진다.


내 마음 속 결핍과 아픔을 풍요와 감사로 채우기로 많은 도움을 주셨다. 유튜브를 하는 것도 내가 잘되는 목적도 물론 있지만 누군가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마음에 매주 영상 한 편씩 올리고 있다.


기부, 봉사, 나눔, 베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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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 대한 근심과 걱정이 생기 때, "어차피 잘될 것이라는 앎"에 대해 생각하고 받아들인다. 내년쯤이면 조금 더 원하는 삶에 가까워질 거 같다. 그 시기를 위해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도 그렇다. 뭐 별 큰 일도 아니지만 이렇게 사는건 딱 그 때까지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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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없고 사연 없는 사람이 어디있겠어. 다 안고 가는거다.

그런데 오늘은 마음공부고 뭐고 그냥 친구 붙잡고 광광 울고 싶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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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이 글을 보시는 모든 분들 항상 감사드립니다. 독자가 있기에 작가가 있습니다.


https://youtu.be/wyN27QpglGE?si=LscYrgfhrG8M6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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