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作
영화 "드라이브"
코로나 유행으로 인해 정신없던 시절에 우연히 본 저 섹시한 퍼플에 매료 되어 플레이리스트에 담아두었던 영화를 최근에 되어서야 보게 되었다. 섹시하게 나온 포스터만큼 섹시한 영화를 보게 되어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주인공 "드라이버"는 낮에는 영화스턴트맨(운전)활동을 하며, 종종 무장강도들을 지정된 장소로 옮겨주는 일을 한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여자(아이린)에게 관심을 가지고 이후 서로에게 빠지게 된다. 그러나 아이린의 남편이 출소하고 복귀했으나, 남편이 감옥에서 갱들에게 진 빛 때문에 아이린과 그녀의 아이가 위협에 빠지게 된다. 아이린의 남편을 도와서 빚을 갚으려고 하는 과정에 남편이 사망하고, 니노패밀리가 얽히게 되면서 일이 복잡해진다. 드라이버는 아이린을 위해서 아이린에게 향한 모든 위협을 해결하기 위해 나선다.
이 영화를 보기 전에 전갈과 개구리라는 이솝이야기를 알면 좋다.
전갈이 개구리에게 강을 건널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을 한다. 개구리는 전갈이 독침으로 자신을 찌르지 않을까 두려워하는 데, 전갈은 독침을 찌른다면 개구리가 죽으면서 자신도 죽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그 말을 들은 개구리는 안심하고 전갈을 등에 태웠으나, 강을 반쯤 건넜을 때 전갈은 개구리를 찌르게 되었다. 개구리가 왜 찔렀냐고 묻자. 전갈은 답한다 "나는 전갈이야. 그게 내 본성이야"
영화 중 드라이버는 자동차 정비소에서 일을 하거나, 드라이브 레이싱을 할 때, 스턴트맨으로 활동할 때, 아이린과 드라이브를 할 때 전갈옷을 입고 있지 않다. 그러나 추후 사건이 심화되고 드라이버가 원치 않는 상황으로 계속되어 나아가자 결국은 과거를 숨기고 왔던 자신이 과거로 돌아간 듯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결국은 본성을 버리지 못한다는 말을 전달하고 하는 것 같다.
이 영화에서 가장 주목되고 눈에 뜨였던 부분은 조명이다.
전체적으로 조명이 노란 조명과 백색조명이 영화의 전체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드라이버의 심정이나 또는 상황의 발생한 원인의 주체가 드라이버 본인이냐 또는 외부상황과 타인 때문인지에 따라 비추는 색이 다르다고 느꼈다.
노란 조명은 기본적으로 따뜻한 색감의 조명이다. 그렇기에 인물이 자연스럽게 보인다. 영화 속에서 드라이버가 통제가 가능하거나 또는 자신이 마음이 편안해지는 등 자신의 주체로 이루어지는 상황에서는 드라이버를 비추는 빛과 조명들이 노란 조명들이 주를 이룬다. 자신이 아이린을 바라보고, 데이트를 즐기고, 마지막에는 모든 사건이 마무리되면서 홀가분해지는 등 주체적일 때는 색은 노란색이 주를 이루었다.
그와 반대로 백색조명은 노란 조명보다는 상대적으로 차가운 색이다. 그리고 감정을 배제한 색이라고 여긴다. 그렇기에 사무실 등 업무적인 공간에서 백색조명을 선호한다. 영화 속에서 백색조명을 사용하는 경우는 드라이버가 본인의 의지가 아니라, 어쩔 수 없이 상황이거나 또는 심기불편한 드라이버의 심적인 부분을 대변한 것 같았다. 자신이 원치 않지만 자신을 죽이려고 한 배후, 아이린을 위협하는 이들을 처단하기 위한 부분 등에서 백색조명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그리고 전갈과 개구리이야기처럼 전갈로 돌아가는 드라이버의 모습 또한 빛으로 잘 보여주었다. 갱들이 결국은 드라이버가 머무는 집까지 찾아온다. 처음에는 엘리베이터에 모르고 같이 탔으나 갱의 옷 속에서 총을 보고 집까지 찾아왔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이내 자신이 원하던 모든 것이 사라질 수밖에 없음을 직감한다. 그런 심적인 부분을 노란 조명이 가득한 엘리베이터에서 총을 보고 아이린을 뒤로 이끌 때 빛 자체가 거의 어둡다시피 줄어드는 모습이 이를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영화처럼 변속이 많은 영화이다. 그렇다고 영화 "베이비 드라이버", "분노의 질주" 같은 화려한 액션이나 운전 씬은 존재하지는 않지만, 컷과 컷 사이의 거리감과 잔잔함으로 인해 오히려 더 현실에 있을 것 같은 드라이버의 모습이 매력적이었다. 또한 제목과는 다르게 감정의 변화 등이 엄청 섬세하게 그려진 영화이다. 드라이버가 점점 더 열렬히 아이린을 사랑하는 모습을 디테일하게 표현한다.
또한 영화음악이 잔잔하게 깔리는 city pop이 영화의 흐름을 감속시키는 데 더욱 효과적으로 보여준다. 역으로 드라이버가 역동적인 액션을 보여줄 때 더욱 효과적인 강조를 주게 된다.
드라이버의 대문 옆에는 파도 액자가 있다.
그걸 보면서 마치 이 영화도 "파도처럼 잔잔하고, 파도처럼 몰아친다"라고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