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음률이 있으므로 랲같이 읽으시오
나는 두 가지 국을 끓여
딸이 좋아하는 미역국
애 낳고 삼년이 지났는데도
안빠지는 삼키로를 위한 야채수프
남편은 둘 다 상관없다고 해
바쁜 중에도 나름 도리를 다해
좋은 고기를 자르고
메이드 인 코리아 미역을 불려
조미료는 안 넣어
내 딸은 소중하니까
문숙의 유튜브 채널에서 배운
디톡스 스튜를 끓여
이놈에 단호박은 자르기가 너무 힘들어
주말에 다음 한주를 대비해
적어도 월요일 아니 화요일까진 먹겠지
물을 더 넣어
양을 좀 더 늘리면 수요일까지도?
월요일 아침에 눈을 뜨면
내가 일어나기도 전부터 와있는
업무 문자가 날 맞이해
처음 미팅을 하고 나면
그냥 컵라면이나 먹어야겠다고 생각해
나머지 미팅들을 순차적으로 클리어
허겁지겁 바이 바이 인사하고 딸을 데리러 가
애 재우고 또 일 해야 하니 오늘 저녁 피자 콜?
양심상 난 샐러드를 시켜
오늘 남은 혼을 다해 놀아주면
다시 일하러 지하로
그리고 적당한 지점에서 일을 마무리
다시 부엌으로와
오늘 그 누구도 손도 안 댄 두 가지 국을 끓여
상하면 아까우니까
생각보다 안 끓어 아까 남긴 피자를 먹어...
지금 시간은 11시
PS 오늘 일하면서 들은 노래는 빅나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