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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아영 Jan 01. 2019

2018년을 보내며

월별로 정리해본 나의 2018년

2018년은 갔다.

인간이 쓰기좋게 나눠놓은 무한함속의 티끌과도 같은 1년 단위의 구분이지만 지난 날을 돌아보기에 오늘만한 날도 없다. 월별로 내게 있었던 이벤트들을 간단하게 돌아보기로 한다.


2018년 1월


-2018년 첫 날은 신혼여행 중이었고 발리의 한 호텔에서 맞았다. 남편은 아파서 잠들었고 나는 뭔가 아쉬워서 혼자 호텔 옥상의 행사에 가서 찐따처럼 폭죽을 구경했다.


-외식비를 절감해보고자 맛집 블로거 활동을 열심히 했는데 체험단 당첨이 너무 많이 돼서 역으로 약속을 잡으러 다녔다.



2018년 2월 


-부모님을 모시고 처음으로 제주도 가족여행을 갔다. 눈밭에서 말을 타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눈밭에서 말을 탐 ㅎㅎ


-우리 팀 새로운 보스의 등장. 스타트업에만 있으면서 체계적인 교육을 받고싶다는 욕심이 생겼었다. 이런 부분을 채우기위해 언젠간 대기업에 가고싶었는데, 내 갈증을 충분히 채워주고 계시다.



2018년 3월


내 친구 갈아만든 배


-대학교 친구 쪼라와 처음으로 단둘이 여행을 갔다. 미술관 갔는데 폐교 잔디밭이 더 좋았고 횟집에서 둘이 술을 6병 먹어서 사장님이 놀래고 숙소에서는 내 실수로 싸우기도 했다. 여러모로 새로웠던 여행.


-술을 먹고나서 갈아만든 배를 먹으면 숙취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온몸으로 깨닫고는 귀가길에 무조건 편의점에서 한캔 원샷하고 들어가는 습관이 생겼다.


-남편이 관리하는 사업장이 하나 더 생긴 달. 가족들과 조촐하게 은행골에서 참치회를 먹었다.



2018년 4월


용과 함께 구입한 10년 일기


-봄날의 영월 여행. 그리고 결혼기념일에는 좋은 레스토랑에서 맛있게 식사하고 싸움. 멋드러진 레스토랑을 예약하고 가면 소소하게 다투는 징크스가 생김. 역시 나는 소주파인가?


-10년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하루에 한 줄씩 쓰는 맛이 있는데 밀려서 쓰게 되는 건 비밀.


-회사에 도움되는 계약을 확보해 대표님의 카드로 소고기를 먹었다. 한 단계 성장한듯한 느낌에 매우 기분좋았던 밤 (소고기가 맛있어서 그런건 아닐거야..)



2018년 5월


봄날의 여유로운 호캉스


-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트레바리’를 시작했다. 그러나 과거의 나는 내 생활패턴을 무시하고 주중 반으로 신청해버렸고 결국 기대한 만큼 참여하지 못해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는다. 다음번에 기회가 되면 꼭 주말반으로 신청해야지.


-회사 사람들과 더 비어위크, 용과 함께 하얏트 호캉스. 시부모님 모시고 롯데월드타워. 열심히 콧바람 쐬었다.


-내가 소개해준 더글라스님&하영언니 커플이 결혼했다. 각자의 삶을 살던 사람들이 내 소개로 인해 특별한 관계가 되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는데 마음이 따뜻했다.


-집에 전기 스위치가 고장나 불편하게 살다가 마음먹고 스위치를 뜯어 고쳤다. 처음 전기 배선에 손을 댈 때 손에 땀 겁나 났지만 다 고친 후에는 허세 뿜뿜.



2018년 6월


핸드드립 수업 들은 날


-목포에서 있던 사촌언니 결혼식 참석, 그리고 아픈 할머니 얼굴 뵙고 옴. 이 날 할머니 뵙고 온 것이 2018년 잘한 일 중 하나.


-마이크임팩트에서 핸드드립커피 수업 신청해서 하루 공부. 아직은 커피의 모든 것을 알기엔 입맛이 너무 저렴하다. 커피를 공들여 내리는 그 순간이 좋았다.


-건조기를 샀고 결혼생활 중 가장 잘한 소비 2위 안에 든다. 돈으로 가사노동의 무게를 덜어냈던 달.


-시아버지의 자동차보험 갱신 기간에 여러 회사의 금액을 비교해주고 더 좋은 보험으로 알려드렸다. 여윳돈을 P2P투자하는 법을 알려드렸다. 핀테크 회사 다니는 며느리 노릇을 했다.



2018년 7월


템플스테이에 가면 울창한 숲 청명한 공기를 만날 수 있다.


-몸과 마음이 지쳐 어디든 도망치고 싶었던 달. 주말을 활용해 가평 백련사 템플스테이를 다녀왔다. 살아오면서 힘들었던 것 다 적어서 불태우라는 A4용지가 있었고 단숨에 쭉쭉써내려간 후 정말 불태웠다. 거짓말처럼 이때 이후 표정이 좋아졌다는 남편의 평이 있었다.


-대학생 때 스타벅스 알바하면서 만났던 원과의 인연으로  고등학생 해커톤 대회의 무려 비즈니스 ‘멘토’로 참여했다. 똘망한 눈빛들로 나를 쳐다볼 때면 뭐든 다 해주고 싶었었다. 어린 친구들의 생기를 받고 온 행사.


-우리 부부의 두번째 지름신이 들어 62인치 티비를 샀고 그것은 우리가 잘한 소비 1위에 등극했다. 케이블 TV 신청 안하고 아예 수신 자체를 끊어버린 것도 잘한 일 중의 하나. 덕분에 미뤄뒀던 좋은 드라마, 영화들을 많이 볼 수 있었던 한 해.  


-처음으로 간식을 사서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줬다. 고양이는 츄르를 정말 좋아한다.



2018년 8월


쾌청한 제주도 그리고 플레이스캠프의 칵테일 클래스


-영업 협상에 대해 본격적으로 스터디를 시작한 달. 이론도 이론이지만, 실제로 내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서 보는게 진정한 의미의 메타인지를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회사에서 그동안 고생했으니 쉬라고 여름휴가를 줬는데, 우리는 신나서 제주도여행 tft를 만들어 떠나버렸다. 바다도 맘껏보고 술은 쭉쭉 들어가고, 심지어 칵테일 수업도 들으며 만들어 먹었다. 역대급으로 흥겹게 놀았던 제주도 여행.


-생일이 있었고 많은 분들에게 축하를 받았다. 이태원 오레노, 이태원 올댓재즈의 공연이 기억나는걸 보니 올 한해는 이태원이 나를 많이 축하해줬다.



2018년 9월 


언제와도 좋은 가을날의 멜로디포레스트캠프


-9월은 축제의 달. 8월말에 있었던 송도 맥주축제를 시작으로 우리들의 연례행사 멜로디포레스트캠프. 올해는 봄여름가을겨울의 공연이 최고였다. 이후 10월에는 자라섬 재즈페스티벌까지 야무지게 다녀왔으니 한 해 쉬지않고 놀았네.


-레이 달리오의 ‘원칙’을 열심히 읽었다. 이 쯤부터 몇몇 친구들과 하루에 책 한 단어라도 읽기 모임을 시작했다. 서로 강요하지 않지만 각자가 자극을 받고 정말 한 줄이라도 읽어야지 마음먹으니 자기 전 책을 펴는 습관이 조금씩 생겼던 달.


-문재인 정부의 ‘마이데이터’ 사업이 여러 매체에서 기사화되면서 덩달아 회사가 본격적으로 바빠졌다. 우리가 꿈꾸던 비전이 여러 사람들에게 언급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그야말로 격세지감.



2018년 10월


술 술 술 술여행이었던 10월 도쿄여행


-회사 워크샵 in 세계경영연구원. 평소 조직관점의 논의를 깊게 할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많이 댔었는데 이렇게 본격적으로 1박2일간 조직문화에 대해서만 논의를 할 수 있는 시간이 귀했다.


-동네 뒷산에서 세계불꽃놀이 좀 보겠다고 방방 뛰다가 핸드폰 액정 깨먹음. 보내버린 메시지와 깨먹은 액정은 다시 돌아오지 않아..


-남편과 옆 동네 일본 도쿄로 여행. 하필 제일 바쁠때 떠나 일본 도착하자마자 공항에 쭈그려앉아 노트북 테더링 해서 메일 보내고 로밍해간 전화로 업무를 처리했었다. 일본 동네 야끼도리집에서 먹던 하이볼의 맛이 잊혀지지 않는다.



2018년 11월


짧게 뉴스 인터뷰도 했었다.


-전국이 보헤미안 랩소디 열풍, 나도 뒤질 수 없지. 두번 봤는데도 아직까지 퀸 노래 듣고있는 새럼.. 그래도 올해의 영화는 존 조의 ‘서치’다.


-오랜 병마와의 싸움 끝에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가까운 이의 죽음을 직접적으로 겪어보지 못했던 터라 내 예상보다도 크게 몰아치는 슬픔을 감당하지 못하고 많이 울었다. 인간은 어리석고 항상 지나간 후에 후회하는지라 지금도 여러 지점들이 자꾸 떠오른다.


-기회가 생겨 한경TV 뉴스 꼭지 짧은 인터뷰도 진행했다.



2018년 12월 


바야흐로 송년회의 시즌

-연말이라 오래 못보던 사람들과의 즐거운 시간들이 많았다. 더불어 살도 뒤룩뒤룩.. 즐거운 자리가 지속될수록 몸은 무거워져만 갔다. 1월 대비해서 도대체 몇 kg가 찐거지.. ㅠㅠ 새해의 다짐이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우연히 기사를 접하고 운동용으로 108배를 시작했다. 약 20분정도 걸리는데 온전히 몸의 움직임에 집중할 수 있고 디지털 기기와 단절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다. 기사에는 15일만에 4kg이 빠졌다고 했는데 나는 아직 그정도의 효과는 못 봤다. (그만큼 먹은걸수도..)


-2018년 최고의 선물 타자기키보드를 받았다. 역시 선물은 내가 사기 아깝고 받았을때 행복한게 짱이다. 칠 때마다 찰칵찰칵 챱챱거리는 촉감이 좋아 나도모르게 계속 뭔갈 쓰고싶어진다. 오늘의 회고도 이 친구 덕분임.




쓰고보니 tmi 잔치다.

2019년 맞을 준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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