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부터 올해 6월까지 무섭게 오르던 엔비디아 주가가 올해 하반기 들어서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유는 간단하죠. 엔비디아 실적을 보면 여전히 성장하고 있지만, 그 성장속도가 예전보다는 조금 느려졌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AI 거품론이 계속 언급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투자자들은 냉정하죠.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엔비디아 실적 현황과 향후 엔비디아에 성장을 가져다줄 키워드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엔비디아의 실적추이를 보겠습니다.
엔비디아는 회계연도가 2월부터 시작됩니다. 그래서 약간 헷갈리는 부분이 있긴 한데요,
2024년 회계연도가 2023년 2월부터 2024년 1월까지에요. 실적은 회계연도 기준으로 설명할게요.
연간 실적을 보면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이 2023년에서 2024년 사이에 굉장히 많이 확대된 걸 볼 수 있어요.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성장률이 가파르게 올라갔죠.
돈을 잘 벌다 보니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도 2024년 상승했어요.
지금의 상승세를 볼 수 있는 분기별 실적을 보겠습니다. 가장 최근 실적은 2024년 5월부터 7월까지인 2025년 2분기 실적이에요.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성장을 했어요.
하지만 매출성장률, 영업이익 성장률, 순이익성장률을 보면 2024년 4분기부터 성장률이 낮아지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영업이익률, 순이익률, PBR, ROA는 크게 변화가 없는 걸 알 수 있죠.
그리고 EPS를 보면, EPS는 주당순이익인데요, EPS가 높을수록 현재 주가에 비해 기업의 순이익이 많다는 걸 나타내요.
그런데 2024년 2분기와 3분기 EPS가 낮아졌습니다. 순이익 자체가 떨어진 건 아니지만, 그만큼 주가가 높게 형성됐다는 걸 의미하겠죠.
즉, 엔비디아는 계속 좋은 실적을 내고 있지만, 성장속도는 예전보다는 느려졌다, 입니다. 하지만 2025년 2분기 매출성장률 15%, 영업이익 성장률 10%는 다른 기업에 비하면 낮은 건 아닙니다.
이렇게 엔비디아가 좋은 실적을 낼 수 있는 배경은 무엇일까요? 엔비디아가 어떻게 돈을 벌고 있는 걸까요?
이제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엔비디아의 주력 제품은 GPU에요. GPU란 그래픽처리 장치인데요, CPU와 많이 비교됩니다.
CPU가 똑똑한 일꾼 한명이 일을 빠르게 처리하는 방식이라면, GPU는 CPU보다는 덜 똑똑하지만 여러 명의 일꾼이 동시에 일을 처리하는 방식이에요. 그래서 복잡한 일을 처리할 때는 CPU가, 조금은 덜 복잡한 일을 빠르게 처리할 때는 GPU가 더 효율적이죠.
AI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는데 이때 워낙 처리해야 할 양이 많다보니 CPU보다는 GPU가 주목을 받는 이유죠. 그리고 CPU의 성능 향상은 이제 거의 한계에 다달았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AI를 위해 컴퓨팅의 성능을 높이기 위해서는 GPU가 필요한 것이죠.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무어의 법칙은 완전히 끝났다. 비슷한 비용으로 2배의 성능을 기대하는 건 업계에서 옛일이 됐다"라고 말하기도 했어요. 컴퓨팅 성능을 높이는 건 CPU가 아니라 GPU라는 의미죠.
*무어의 법칙 : 반도체칩 소자 집적도가 2년 주기로 2배씩 향상된다는 가설. 1965년 고든 무어 당시 인텔 CEO가한 말
AI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GPU지만, 이전에는 좋은 그래픽이 많이 활용되는 게임용 컴퓨터에서 GPU가 많이 사용됐습니다.
그래서 이전의 엔비디아 매출 구조를 보면 게이밍 분야에서 많은 매출이 발생했는데
최근에는 AI 데이터센터 매출이 확 늘었죠. 엔비디아의 실적이 성장한 것도 AI 데이터센터 매출 덕분입니다.
AI에 사활을 건 빅테크 기업들이 너도나도 엔비디아의 GPU를 원하기 때문이죠.
AI 생태계에서 엔비디아의 위치를 보면, AI 모델을 만드는 오픈AI나 앤트로픽,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MS의 애저나 구글 클라우드, 아마존의 AWS, AI에 활용되는 데이터 분석을 하는 데이터브릭스나 스노우플레이크 등 주요 AI 기업에 데이터센터 칩을 제공하는 역할을 엔비디아가 하는 거죠. 즉 AI에서는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이고, 이 분야에서 엔비디아가 가장 점유율이 높은 거죠. 그냥 높은 수준이 아니죠. 압도적입니다.
AI의 다른 모델, 플랫폼 분야나 서비스 분야를 보면 어느 한 기업이 독점적으로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시장은 없어요. 하지만 데이터센터 GPU 분야는 예외죠. 이 때문에 AI의 수혜를 엔비디아가 가장 많이 받았고 당분간은 이 점유율을 뒤집기도 쉽지 않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이제 새로운 걸 원하죠. 투자자들이 원하는 건 퀀텀점프, 새로운 성장 키워드죠.
사실 엔비디아는 오랫동안 주목을 받았던 기업은 아니에요. 세계 최초 GPU를 만들어 잠깐 주목을 받았지만 경쟁사 ATI에 밀렸었죠.
하지만 엔비디아는 시장의 변화를 빠르게 감지하고 적응을 했어요. GPU가 암호화폐 채굴에 좋다고 언급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하자 채굴용 GPU를 개발했고, 그다음의 성장 키워드는 'AI’ 였죠.
AI에 적합한 GPU 개발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엔비디아가 한번씩 퀀텀점프를 할 수 있게해준 키워드가 있듯이 이제 투자자들은 AI 이후를 원하는 거죠.
하지만 기술이 개발된 이후 시장에서 그 기술이 확산되고 상용화까지는 조금더 시간이 필요해요.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도 시장에서 팔리지 않으면 소용이 없거든요. 테크 기업들이 향후 AI 사용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해서 AI 기술을 발전시키고 데이터센터에도 투자를 하고 있지만, 지금은 여전히 기술 개발을 진행하는 단계이고 아직 AI로 큰 돈을 벌고 있는 단계는 아닙니다.
그래서 기술개발이 이뤄지고 시장에 어느정도 상용화가 되고, 그리고 그 다음에 또다른 키워드가 나올텐데 아직 거기까지는 가지 못한 것이죠.
한마디로 투자자들은 “데이터센터 GPU로 가치를 올리는 건 여기까지. 이제 엔비디아의 가치를 더 올리려면 다음 거를 가져와” 이거인거죠.
다음의 성장 키워드, 여러분들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자율주행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미래의 자동차는 주행하는 컴퓨터가 될 거라는 얘기가 있죠. 자율주행차량인데요, 자율주행은 지금보다 더 복잡한 컴퓨팅이 필요합니다. 지금의 AI보다 훨씬 더 높은 기술이 필요하죠. 그러면 여기엔 당연히 반도체 칩이 들어가고 GPU가 필요하겠죠.
요즘 다들 컴퓨터 한대씩, 스마트폰 한대씩 갖고 있는 것처럼 자동차도 많은 사람이 보유하고 있어요. 그만큼 수요가 많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죠.
그래서 엔비디아도 현재 오토모티브 분야에서 매출이 아주 조금 발생하고 있지만 미래엔 이 분야에서도 새로운 성장 키워드가 될 것을 기대하고 있죠.
엔비디아는 2024년 연간리포트에서 자동차 분야에서 이렇게 설명했어요.
“생성형 AI 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에서 AI 정의 차량으로의 전환을 촉진할 것입니다. NVIDIA는 자동차 제조업체들과 긴밀하게 협력하여 세계 시장을 위한 최첨단 전기차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 차량들은 고급 NVIDIA DRIVE Hyperion 플랫폼과 NVIDIA DRIVE AGX 시스템 온 칩을 활용합니다. NVIDIA는 자동차 생태계가 업계를 선도하는 AI 정의 차량을 개발할 수 있도록 클라우드에서 차량까지 연결된 엔드 투 엔드 플랫폼을 개발했습니다.”
BYD, Waabi, Nuro, Volvo, Polestar, Lucid, Nio, 메르세데스벤츠, 재규어 랜드로버 등도 엔비디아의 칩을 사용하고 있어요.
만약 자율주행에서도 엔비디아가 선두의 위치에 있다면 또다시 주가는 엄청나게 급등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 앞으로 계속 살펴봐야 할 건
- 엔비디아가 자율주행 분야에서도 반도체 칩 선두의 위치에 있을지
- 그리고 자율주행의 시대가 언제올지
를 봐야할 것입니다.
>영상으로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ts3WHIgPhDA?si=kZWXk_UqVAk3Iiz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