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는 수익을 내지 못하는 사업이라는 인식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완성차 기업들이 내연기관 차량을 통해 번 돈을 전기차 사업에 투자하죠. 정부에서 전기차에 보조금을 많이 주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그러한 인식을 깬 완성차업체가 있습니다. 바로 테슬라입니다. 지난해 테슬라는 다른 완성차 업체보다도 높은 이익률을 보였습니다.
테슬라는 어떻게 전기차 사업을 통해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었을까요?
우선 테슬라의 2021년 실적이 어땠는지 먼저 살펴볼게요.
2021년 매출은 538억달러로 전년 대비 7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71억달러로 전년 대비 53% 증가했어요. 순이익은 55억달러를 기록했죠.
2019년까지만 해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가 2020년부터 흑자전환을 했죠.
2021년 매출총이익률은 25%, 영업이익률은 12%를 기록했습니다.
다른 완성차업체들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다임러의 매출총이익률은 23%, 혼다는 21%, 도요타는 20%이고 나머지 업체들은 10% 대입니다. 테슬라의 매출총이익률과 순이익률은 다른 완성차 기업보다 높은 걸 알 수 있습니다.
테슬라는 매출이 증가했던 이유에 대해 차량 판매가 증가했고 다른 비즈니스 부분도 성장했다고 밝혔어요. 테슬라의 차량은 모델 S, 3, X, Y 이렇게 총 4가지가 있습니다.
S는 럭셔리 세단, X는 준대형 SUV, 3는 중형 세단, Y는 중형 SUV입니다.
구매자에게 차량을 전달한 물량 중 모델 S와 X는 전년 대비 56% 줄었지만, 모델3와 Y가 106% 증가했어요. 생산량도 모델 S와 X는 전년 대비 55% 줄었지만, 모델 3와 Y가 99% 늘었어요. 2021년 테슬라는 모델 3와 Y에 주력했다는 걸 볼 수 있죠.
테슬라의 차량 판매 외에 다른 비즈니스라고 하면, 에너지 생성 및 저장부문이 있습니다.
2021년 에너지 저장장치 설치는 전년 대비 32%가 증가했죠. 수요가 생산량에 비해 높았기 때문에 에너지 부분의 성장은 공급량 때문에 제한이 있었던 것이죠. 공급량만 더 늘릴 수 있다면 이 부문 성장은 더 높아질 수 있는 부분입니다. 높은 수요를 맞추기 위해 테슬라는 메가팩토리 구축을 진행 중이고요.
또 테슬라는 2021년 태양광판을 345MW 설치했는데요, 이는 전년 대비 68% 증가한 수치입니다. 향후 설치 비용 개선을 통해 수익성을 더 높일 예정이에요.
차량 판매 외 다른 비즈니스는 아직 매출 비중이 낮은 편입니다. 현재 대부분의 매출을 차지하는 건 테슬라의 차량 생산 판매 부문이죠.
테슬라의 주요한 핵심 능력 중 하나는 전기차 생산부분인데요, 배터리가 비싸기 때문에 전기차는 구조적으로 수익이 안난다고 여겨지는 측면이 강해요. 하지만 테슬라는 생산부문을 혁신해 높은 생산 비용을 해결하고자 하죠.
2021년 3분기 테슬라는 전체 완성차 제조사 중에서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을 달성했어요. 그리고 2021년 3분기와 4분기에 차량당 생산 비용을 최대 3만6000달러로 줄였습니다. 대형 주물, 구조용 배터리 팩, 4680셀 등 현재 진행중인 프로젝트로 인해 생산 비용은 계속 줄여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테슬라는 보고 있어요.
테슬라의 실적과 현재 상황을 봤으니까, 테슬라가 어떻게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지 그 배경을 보겠습니다.
가장 먼저 자동차 모듈화입니다.
제품 생산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규모의 경제를 만드는 것입니다. 다품종 소량 생산이 아니라 소품종 대량 생산이 필요하죠.
자동차 생산에서는 어떻게 소품종 대량 생산이 가능할까요? 각 자동차 모델에 필요한 부품들 중 공통으로 사용되는 부품이 많아질수록 가능해집니다.
테슬라는 이를 실현한 것입니다. 자동차 간 공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부품을 늘렸죠. 이를 모듈형 아키텍쳐라고 부르는데요, 모듈은 부품이라고 볼 수 있어요. 규격화된 모듈을 만들어 이를 하나로 합쳐서 자동차로 생산하는 것이죠.
테슬라의 모델3와 Y는 공용 부품 비율이 80%라고 합니다. 특히 모델 3와 Y는 지난해 차량 판매 대부분을 차지했죠.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건 테슬라를 처음 설계할 때부터 이러한 생산 공정을 염두했기 때문이죠.
테슬라의 2021년 4분기 실적 자료를 보면 테슬라는 차량당 생산 비용을 최대 3만6000달러까지 떨어뜨렸습니다. 클린테크노치코에 따르면 테슬라모델3 생산량이 주당 1000대였을 때는 차량당 생산비용은 6만달러 정도 였다고 하니, 현재 생산 비용은 굉장히 많이 감소한 걸로 볼 수 있죠. 현재 테슬라는 상하이 공장에서만 모델3의 주당 생산량이 6000대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 테슬라의 자체 생산 부품 비율이 높은 것도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됐고, 이 덕분에 테슬라는 지난해 반도체 부족 상황에서도 생산량을 늘릴 수 있었습니다.
전통 완성차는 부품 아웃소싱이 많은 편인데요, 이를 통해 생산비용을 효율화했었죠. 또 전통 완성차에는 소프트웨어보다는 하드웨어 부품이 더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기도 했죠. 전통 완성차 기업들은 그동안 내연기관 차량을 생산할 때 소프트웨어는 중요한 부분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 부분을 외부 업체에 의존했습니다.
하지만 전기차는 다르죠. 테슬라는 반도체 칩을 비롯해서 소프트웨어를 자체적으로 개발해왔습니다. 이 덕분에 시장 상황에 맞게 소프트웨어 설계를 통해 부품 활용을 유동적으로 할 수 있었죠. 그래서 테슬라는 지난해 반도체 칩 부족 상황도 극복하고 생산량을 늘릴 수도 있었죠. 테슬라는 공급이 부족한 칩 대신에 다른 칩을 사용할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을 변경하는 방식을 활용했습니다.
2018년 테슬라는 생산과 공급 문제로 업계에서 웃음거리를 샀었죠. 많은 전문가들은 테슬라를 부정적으로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2021년엔 테슬라의 전략이 맞았던 걸로 보여지죠.
또 테슬라는 다른 완성차 업체에 비해 마케팅 홍보에 많이 투자하지 않습니다. 기존 자동차 판매 유통 구조를 보면 완성차업체가 직접 소비자한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중간에 여러 판매상, 자동차 판매 대리점을 거칩니다. 그러다보니 수수료와 운영비, 인건비가 포함되어 비용이 늘어나게 됩니다.
테슬라는 테슬라가 직접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채널에 집중했습니다. 소비자들은 온라인을 통해 테슬라를 바로 구매할 수 있도록 했죠. 이를 통해 유통비용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또 다른 자동차 회사들이 유명인을 모델로 내세우고 광고를 만드는 반면, 테슬라의 이러한 홍보 활동을 보기 힘듭니다.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대신 홍보 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죠.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소비자들을 움직이게 합니다.
그리고 테슬라는 일론 머스크를 통해 혁신적이고 시대를 앞서가고 환경을 생각한다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많은 돈을 들여 브랜드 마케팅을 하지 않아도 되는 셈이죠.
테슬라는 배터리 비용도 낮췄는데요, 전기차에서 가장 비싼 부분이 바로 배터리입니다. 테슬라는 직접 배터리를 생산하면서 생산비용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왔죠. 2016년엔 kWh(킬로와트시)당 배터리 비용은 230달러로 알려졌는데 2020년엔 kWh 당 배터리 비용은 114달러로 추정됩니다.
실제로 테슬라 배터리 비용은 업계 평균 대비 약 20% 정도 낮은 걸로 알려져 있어요.
전기차에서 가장 비싼 부분의 비용을 낮춘 덕분에 테슬라는 초반에 고급형 차량 모델만 출시했는데 이제 중형 모델도 출시할 수 있었던 것이죠.
이렇게 다양한 요인으로 테슬라는 지난해 양적인 성장과 함께 이익률을 높이는 질적 성장도 이룰 수 있었는데요. 테슬라에 거는 기대는 비단 전기차뿐 만은 아니죠. 자율주행 부분에서도 앞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테슬라는 자동차를 차가 아닌 컴퓨터로 보고 있죠.
또 단기적으로는 올해 출시할 전기차픽업트럭인 사이버트럭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요.
이외에도 테슬라는 자동차 소프트웨어를 직접 통제하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차량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고 소비자가 쉽게 자동차를 관리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이를 구독형 모델로도 만들 수 있죠. 애플이 하드웨어 매출 중심에서 점차 소프트웨어 및 구독 모델 매출 비중도 점차 늘려가는 것처럼요.
오늘은 테슬라에 대해서 간략하게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테슬라에 대해서는 자동차 생산뿐 아니라 에너지 부분과 자율주행 부분도 좀더 깊게 들여다 봐야 할 것 같은데요, 기회가 되면 다시 다뤄보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오늘도 들어주셔서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유튜브로 보러 가기 >> https://youtu.be/WDJZI-usTG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