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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소각 안하면 어떻게 되나요?

by 윰기자

최근 기업의 자사주 소각 및 매각 의무화에 대한 이슈가 뜨겁습니다. 그동안 기업이 보유한 자사주는 소각을 하든 매도를 하든 기업의 경영적 판단에 따라 진행했었는데요, 앞으로는 자사주 소각(없앤다는 의미) 의무화를 법제화하겠다는 것입니다.


왜 논란인지, 자사주가 기업과 주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겠습니다.


목차

최근 자사주 소각 이슈

자사주란?

자사주 보유 목적

자사주 소각이란?

자사주 소각 의무화, 왜 반대해요?

해외에도 자사주 소각 의무인가요?

자사주 소각 의무화로 주가 상승 기업은?

결론



최근 자사주 소각 이슈


자사주란 기업이 자기 주식을 보유한 것을 말합니다. 2025년 7월 더불어민주당이 '자사주 취득 후 1년 이내에 소각'을 주요 내용으로 한 상법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기업이 보유한 자사주를 임직원 성과 보상 등 정당한 목적이 있을 때만 예외적으로 보유가 가능하며, 이외의 경우엔 소각(태워서 없앤다는 의미)을 의무화한다는 내용입니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에 대해 찬성하는 측은, 소액주주의 권리가 높아진다고 보고 있으며

반대하는 측은, 기업 경영권 방어 수단이 줄어들 것으로 봤습니다.


자사주에 대해 조금더 자세하게 살펴보겠습니다.



자사주란?


앞서 간단하게 설명드렸는데요, 자사주란,

회사가 발행한 자기 회사의 주식을 그 회사가 다시 매입해 보유하는 주식을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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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시장에 유통되는 자사의 주식을 기업이 돈을 주고 사들여서 기업 금고에 보관하는 형태에요. 자사주에는 의결권과 배당권이 없습니다.


자기가 발행하고, 돈을 주고 사서 다시 자기 금고에 넣어놓는다. 기업들은 왜 이런 일을 하는 걸까요?



자사주 보유 목적


1) 주주가치 제고

기업이 자사주를 사들이면서 가장 많이 언급하는 목적은 '주주가치 제고' 입니다. 한마디로 주가를 부양할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죠.


주가의 흐름은 보통 공급과 수요의 법칙에 의해 오르고 내립니다. 공급이 수요보다 많으면 주가가 떨어지고 공급이 수요보다 적으면 주가가 오르죠.


예를 들어 사과기업이 기업의 주식을 100주를 발행해 시장에 유통시켰습니다. 시장에 공급된 기업의 주식인 100주가 거래되고 있었죠. 그런데 기업이 이 중 10주를 다시 매입해 자사주로 보유하겠다고 합니다. 자사주는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습니다. 기업의 금고 안에 들어가는 셈이 되기 때문이에요.


그러면 시장에 공급된 기업의 주식은 90주가 됩니다. 공급량이 줄어든 셈이죠. 이 덕분에 기업의 주가는 상승할 수 있는 여력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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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기업들은 '주주가치 제고', 즉 '주가 부양'을 이유로 자사주를 보유합니다.


그런데 기업이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를 다시 시장에 팔 수도 있지 않을까요? 물론 팔수도 있고 제3자에게 넘길 수도 있습니다. 이에 대한 내용은 뒤에서 다시 살펴볼게요.


2) 경영권 방어


기업이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는 목적의 또다른 이유는 경영권 방어도 있습니다. 자사주엔 의결권이 없다고 말씀드렸죠.


(아래 이미지 참고) 다시 100주를 발행한 사과기업으로 돌아가보겠습니다. 사과기업의 창업자이자 대주주인 A는 사과기업의 주식 40주를 갖고 있어 지분율이 40%입니다. 나머지 60주(60%)는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죠. 그런데 A는 시장에 누군가가 사과기업의 주식 50주(지분율 50%)를 살까봐 조마조마합니다. 그렇게 되면 경영권은 지분율 50%를 가진 사람한테 넘어가게 되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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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이미지 참고)그래서 A는 사과기업이 자사주 25주를 매입하도록 결정합니다. 시장에서 유통되는 사과기업 주식수는 60주에서, 자사주 매입으로 35주로 줄어듭니다. 자사주 25주는 사과기업 금고 안에 들어있으니 시과기업의 허락 없이는 이 주식을 살 수 없습니다.


그러면 시장에서 사과기업의 주식을 살 수 있는 최대 규모는 35주입니다. 확보할 수 있는 지분율도 최대 35%죠.


사과기업 대주주 A는 경영권이 다른 투자자에게 넘어갈 리스크를 줄이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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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기업처럼 기업은 경영권 방어를 위해 자사주를 매수하기도 합니다.


만약 경영권 방어가 어려워지는 경우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를 우호 세력(A 편에 서 줄 투자자)에게 넘겨서 우호 지분율을 확대할 수 있습니다.


3) 임직원 성과급, 스톡옵션 지급 등


현금 대신 자사주를 임직원 성과급이나 상여금으로 지급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는 임원 성과급의 절반 이상을 자사주로 지급하고 있습니다. 대신 이렇게 지급된 자사주는 매도 제한 기간이 있어서 지급 후 일정 기간이 지나야 팔 수 있습니다. 시장에 많은 물량이 갑자기 풀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죠.


또는 기업은 스톡옵션으로 자사주를 활용하기도 합니다. 소톡옵션이란 임직원이 미리 정해진 가격에 회사의 주식을 일정기간 내에 살 수 있는 권리입니다. 현재 거래되는 주가보다 스톡옵션으로 정한 가격이 더 낮다면, 임직원은 스톡옵션을 행사해 저렴한 가격으로 주식을 사고 시장에 팔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보상을 받는 것이죠.


이렇게 기업은 임직원에게 줄 주식을 마련하기 위해 자사주를 미리 보유한 후에 활용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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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소각이란?


자사주에 대해서 알게 되었으니 자사주 소각에 대해서도 살펴보겠습니다.


자사주를 소각한다는 의미는, 기업이 보유하고 있던 자기주식을 완전히 없앤다는 의미입니다.


앞서서 기업이 자사주를 보유했다가 시장에 다시 팔수도 또는 우호세력 등에게 넘길수도 있다고 말씀드렸죠.



자사주 보유는 '지금 당장은 시장에 공급된 주식 물량이 줄어들었는데, 언제 다시 시장에 나올지 모른다'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자사주 소각'은 자사주를 아예 없애버리는 것입니다. '소각'이 '불태워 없애버린다'는 의미인 것처럼 말이죠. 자사주를 소각하게 되면 유통주식수 뿐 아니라 발행주식수도 줄어들게 됩니다. 시장에 나올 수가 없는 거죠.



사과기업이 100주를 발행하고 20주를 자사주로 보유하고 있다면, 총발행주식수는 100주, 유통되는 주식수는 80주입니다.



그런데 자사주 20주를 소각했다면, 총발행주식수도 80주, 유통되는 주식수도 80주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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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사주를 소각했을 때 영향

주주가치 상승 앞서서 자사주 소각은 발행주식수를 감소시킨다고 설명했습니다. 발행주식수가 줄어든다면 주가의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 중 하나인 주당순이익(EPS)을 상승하는 효과를 냅니다.
- eps : 기업의 1년 순이익을 발행된 총 주식수로 나눈 값

eps가 상승하면 PER이 하락합니다. 낮은 PER은 주가가 저평가 됐다는 의미가 되며, 투자자들은 저평가된 주식을 매수하려고 하기 때문에,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PER = 주가 / EPS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서는 자사주 매입에서 그치지 않고 소각까지 이뤄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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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았을 때 영향

경영권 방어 수단이 사라짐 기업은 자사주를 자신의 우호 세력에게 넘길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같은 편을 많이 확보해 적대적 인수를 막아 경영권 방어를 할 수 있는 전략을 펼치죠. 하지만 기업이 자사주를 우호 세력에 넘길 때 주가보다 저렴하게 넘길 우려가 있습니다. 이럴 경우 비싸게 주식을 산 소액주주들의 권리가 침해됩니다.


주주가치 희석 리스크 기업이 자금이 필요해 자사주를 시장에 다시 매도했을 때,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수는 늘어나게 됩니다. 주식의 공급이 늘어나게 되므로 주가는 하락할 리스크가 있는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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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자사주로 있을 때는 배당권이 없습니다. 하지만 자사주가 시장에 풀리게 되면 배당권이 생기게 되므로 주주 한명당 가져가는 배당금은 줄어들 수 있습니다. 100주 발행해 자사주 20주를 보유한 사과기업을 다시 보겠습니다. 총 배당금으로 100만원을 결정했다면, 유통되는 주식 80주에 대해서 100만원을 나누게 됩니다. 하지만 자사주 20주를 시장에 다시 매도하게 되면, 총배당금 100만원은 100주에 대해서 나눠집니다. 1주당 배당금은 그만큼 줄어들겠죠.


기업의 자금 운용 만약 기업이 현금이 없어서 재무 상태가 악화됐을 경우, 자사주를 시장에 매도하여 자금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돈이 없어서 부도가 나는 것보다는 자사주라도 매도해 현금을 확보하는 편이 주주 입장에서도 유리할 수 있습니다.


자사주 소각은 소액주주 입장에서 좋아보입니다. 그런데 왜 반대 입장도 있는 걸까요?



자사주 소각 의무화, 왜 반대해요?


기업과 전문가들은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했을 경우, 기업이 경영적 결정을 할 수 있는 폭이 줄어든다고 보고 있어요.


앞서서 얘기했듯이 혹시 모를 경영권 방어를 하기 위해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고 보유한 경우도 있는데요, 만약 자사주를 모두 소각하게 된다면, 경영권을 방어할 전략이 하나 사라지게 되는 셈이죠.


또한 자금 운용에도 한계가 생기게 됩니다. 자사주를 매도해 자금을 마련하는 경우는 많지 않긴 하지만,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자사주를 보유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단, 상법 개정안에서는 임직원 보상금이나 스톡옵션을 위해 자사주를 활용할 경우엔 예외를 두고 자사주를 보유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 경우 주주총회 승인을 필수로 규정했습니다. 자사주 활용 이유를 주주들에게 허락을 받으라는 의미죠.


해외에도 자사주 소각 의무인가요?


해외에서는 자사주를 매수한 뒤 대부분 소각합니다. 소각하기 위해 자사주를 매수하는 것이죠. 또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자사주 매입에 대해 엄격한 규제를 두고 있어요. 매수 목적, 시기, 물량 등 제한이 있습니다. 또한 직원 성과급이나 스톡옵션을 위한 자사주 매입이라면 공시할 때 그 목적과 기간을 명확하게 공시하도록 하고 있죠.


미국에서는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하면 바로 발행주식수에서 자사주 물량이 빠지게 됩니다. 우리나라는 발행주식수는 그대로 남아 있죠. 그래서 미국 기업들은 자사주를 매수한 후 보유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사실상 미국에서도 자사주 소각이 의무화라는 의미이긴 한데요, 우리나라 기업들은 왜 그러는 걸까요?


미국엔 기업 경영권 방어 수단이 제도화되어 있어서 적대적 인수가 들어왔을 경우 보다 다양한 방법으로 경영권이 넘어가는 걸 막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경영권 방어 수단이 많지 않은 상황입니다. 따라서 기업들은 자사주 보유를 통해서 경영권 방어를 하려는 것이죠.



자사주 소각 의무화로 주가 상승 기업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로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은 자사주를 많이 보유한 기업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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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증권사가 많은데요, 이 기업들은 이미 7월 들어 주가가 많이 오른 상황입니다.


아직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법제화가 되지 않았으며 이미 주가가 많이 오른 기업들도 있으니 투자할 때는 유의해야 합니다.



결론


자사주 소각은 소액주주입장에서 반길 일입니다. 기업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를 매입한다고 하더라도 언제 다시 시장에 풀릴지 모르는 리스크를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사주를 '기업의 주식'으로 사용하지 않고 '대주주의 주식'처럼 사용하는 것도 막을 수 있으며, 제3자에게 헐값으로 넘어가는 일도 막을 수 있죠. 때문에 소액주주들은 찬성하는 입장입니다.


기업에서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반대하고 있는데요, 자사주 소각을 반대하기 보다는 경영권 방어 수단을 법제화할 수 있는 방안을 빠르게 마련하는 것이 더욱 필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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