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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북촌마실

힐링이 필요할 땐 북촌 창덕궁 후원

부용지, 애련지, 관람지, 연경당

by 윰기자

힐링이 필요할 땐 북촌 창덕궁 후원 - 부용지, 애련지, 관람지, 연경당힐링이 필요할 땐 북촌 창덕궁 후원 - 부용지, 애련지, 관람지, 연경당

서울 한복판에서 가장 조용한 산책길을 찾는다면, 창덕궁 후원만큼 완벽한 곳은 없습니다.

이곳은 과거 '비원'이라고 불리기도 했었죠. 조선 왕들이 자연 속에서 마음을 가다듬던 비밀 정원 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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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덕궁 후원은 계절마다 다른 모습을 합니다.


여름엔 짙은 초록이 주변을 감싸고 가을엔 단풍이 붉고 노랗게 숲을 물들입니다. 겨울엔 고요한 눈으로 덮인 양상한 나뭇가지가 묵직한 아름다움을 품습니다. 다시 봄이 오면 새순이 돋으며 생명이 깨어나죠.


그래서 사계절 언제 가든 언제나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창덕궁 후원은 조선 왕실의 대표적 정원이자 왕들의 휴식 공간이었습니다.

하루종일 정무로 지친 임금이 잠시 궁궐을 벗어나 자연 속에서 정신을 맑히던 곳입니다.

요즘말로 '힐링' 장소죠.


후원 깊숙이 자리한 정자에 앉아 새소리와 물소리를 들으며 마음과 정신을 정화하고 때로는 신하들과 함께 찾아 시를 지으며 담소를 나누기도 한 곳입니다.


창덕궁 후원은 인공의 아름다움보다는 자연의 질서를 따른 곳이죠. 본래의 지형과 숲을 그대로 두고 그 사이에 정자와 연못을 배치했어요. 그래서 인위적인 직선이 아닌 자연의 흐름에 따라 산책길이 구불구불 이어집니다.


현재 후원에는 약 160여 종의 나무가 자라고 300년 이상된 고목도 70여 그루나 된다고 합니다. 또 희귀새 60여 종이 서식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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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덕궁 후원 산책 코스


창덕궁 후원 입장은 관물헌과 함양문 사이에서 시작합니다. 입장 인원이 시간대별로 제한되어 있어 미리 예약하거나 아침 일찍 매표소에서 구매해야 해요.


후원을 둘러볼 때는 해설사의 해설을 들으면서 둘러봐도 되고 자유롭게 관람해도 됩니다.

오디오 가이드도 있어서 이어폰이 있다면 혼자서 오디오 가이들을 들으며 자유롭게 볼 수 있어요.


궁능유적본부에서 추천하는 산책 코스는

후원입구 -> 부용지 -> 애련지 -> 관람지 -> 연경당 순서입니다.

그런데 어느 쪽으로 봐도 한 바퀴 도는 코스라서 순서는 크게 상관 없을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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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용지

- 부용 = 연꽃


후원에 들어가 길을 따라 걷다보면, 가장 먼저 부용지가 나옵니다.

물결이 잔잔히 일렁이는 네모난 연못이 부용지 입니다. 연못 한가운데는 둥근 섬이 있어요.

네모는 땅을, 동그라미는 하늘을 상징해요. 작은 연못이지만 그 안에는 자연과 인간의 조화, 하늘과 땅이 맞닿는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과거 이곳에서 임금과 신하가 뱃놀이를 즐기기도 했다고 합니다.

특히 시짓는 걸 좋아했던 정조는, 정해진 시간 안에 시를 짓지 못한 신하를 부용지 가운데 작은 섬으로 유배를 보내기도 했다고 해요.


부용지에 두 기둥을 담근 정자가 부용정입니다.

십자 형태의 구조로 네 방향으로 열린 방으로 된 정자죠.

IMG_1286.JPG?type=w1 부옹지와 부용정

부용정 맞은편 돌계단 위에는 주합루가 있습니다. 정조가 학자들과 함께 공부하기 위해 만든 건물이죠.

1층은 책을 보관하던 규장각, 2층은 책을 읽던 곳입니다.


부용지에서 주합루로 가기 위해서는 어수문을 지나야 합니다.

어수문은 물을 떠나 살 수 없는 물고기처럼, 임금과 신하는 서로 떨어질 수 없는 존재라는 의미입니다.

지금은 어수문 출입이 제한되어 있어서 주합루까지 가보지는 못합니다.

IMG_1294.JPG?type=w1 어수문과 주합루


# 애련지

- 연꽃을 사랑한다


부용지를 보고 난 뒤 다시 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면 왼쪽에 애련지가 나옵니다.

IMG_1309.JPG?type=w1 불로문

애련지로 가는 길에 아담한 문 '불로문'이 나옵니다. 불로문은 '지나가는 사람이 다치거나 병 없이 오래 살기를 바란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예전엔 방문객도 불로문을 통과하며 건강과 장수를 기원했지만 현재는 불로문 상부 균열로 출입이 금지되어 있어요.

IMG_1305.JPG?type=w1 의두합

애련지로 가려면 의두합으로 가는 문을 통해야 합니다.

의두합은 효명세자가 글을 읽었던 곳이에요. '의두'는 북두성에 의지한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효명세자는 북두성을 상징으로 삼았던 할아버지인 정조를 깊이 존경했고 그를 닮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효명세자는 스물두 살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떴습니다.

IMG_1308.JPG?type=w1 애련지와 애련정

애련지는 부용지처럼 네모난 모양의 연못입니다. 연못 안쪽에는 작은 정자 애련정이 있어요.

애련지와 애련정은 숙종이 지은 것으로 숙종이 연꽃을 유난히 좋아해 '애련'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합니다.


# 관람지

- 뱃놀이를 바라본다

IMG_1402.JPG?type=w1 관람지

애련지를 지나면 관람지가 나옵니다. 지금은 하나의 연못으로 되어 있지만 원래는 다섯 개의 작은 연못이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IMG_1432.JPG?type=w1 관람정

관람지를 중심으로 네 개의 정자가 있습니다.

애련지에서 관람지로 가는 길 가장 처음 나오는 정자는 부채꼴 모양의 관람정입니다.

부채꼴 모양인 덕분에 연못이 파노라마처럼 펼쳐 보입니다. 비록 배 위는 아니지만 뱃놀이를 하는 듯한 기분이죠.

IMG_1408.JPG?type=w1 존덕정


IMG_1411.JPG?type=w1 존덕정 천장

관람정과 연못의 작은 다리를 지나 보이는 정자는 육각형 지분의 존덕정입니다. 존덕정은 1644년에 세워진 정자로 이 중 가장 오래됐습니다.


존덕정 정자 안쪽 천장을 올려다보면 두 마리 용이 여의주를 쫓는 모습의 그림이 있습니다. 정조가 직접 쓴 현판도 걸려 있죠. 존덕정에서 바라본 맞은편 풍경은 한 폭의 산수화 같습니다. '차경'이 이곳에서 완성되는 것이죠.


IMG_1419.JPG?type=w1 승재정


관람정 맞은편에 있는 사각형 정자는 승재정입니다. 승재정은 조금더 높은 곳에 있어서 관람지가 내려다보입니다. 주변이 나무 사이로 둘러 싸여 있어서 숲속에 있는 듯한 느낌도 듭니다.

IMG_1400.JPG?type=w1 폄우사

그리고 존덕정 옆에 연못과 조금 떨어진 곳에 폄우사가 있습니다.


폄우사는 효명세자가 사색을 하고 독서를 하기 위해 자주 찾던 곳입니다. '어리석음을 일깨우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가지죠.


# 연경당

- 경사가 널리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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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지를 지나 연경당으로 향하는 길은 반드시 지나가보길 추천합니다.

짧은 구간이지만 도심에서 이러한 숲길을 만난다는 건 쉽지 않죠.


길 끝에는 연경당으로 들어가는 문이 나옵니다. 연경당은 힐링 장소보다는 의례의 공간입니다.

효명세자가 아버지 순조에게 존호(공덕을 칭송하기 위해 생전과 사후에 올리는 호칭)를 올리기 위해 만든 곳입니다.

IMG_1353.JPG?type=w1 연경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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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경당은 궁궐의 다른 전각처럼 화려하지 않습니다. 단청도 없습니다.

일반 사대부 가옥과 유사하게 지어졌죠.

'계동마님 집'으로 불리는 '북촌문화센터'가 연경당의 모습을 본따 만들어졌습니다.



북촌에는 창덕궁 후원 외에도 더 많은 힐링 장소들이 있습니다.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곳, 고즈넉한 골목길, 탁트인 전망이 내려다보이는 곳 등

더 많은 곳이 궁금하다면 <북촌마실: 북촌의 순간, 힐링이 되다>를 찾아주세요!

인왕산 숨속 쉼터, 북촌동양박물관, 푸트라서울, 이도림, 후미진 등 다양한 곳을 담았습니다.

https://tum.bg/rZCur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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