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준비한 내용은 비트코인에 대한 내용이에요. 작년, 2021년 9월에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을 했었는데요, 굉장히 모험적인 시도였죠. 지금 5~6개월 정도됐는데 어떤 상황일까요? 더군다나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작년보다 많이 하락한 상황이죠.
# 엘살바도르는 왜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했을까
우선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하게 된 당시 상황을 보겠습니다.
엘살바도르는 과거, 내전도 있었고 독재 정권, 쿠데타 등으로 정치 혼란을 겪었죠. 1990년대 들어서야 정치는 그나마 안정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경제와 사회는 혼란스럽고, 거대 두 갱단 조직이 국가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며 치안이 매우 안좋아요. 엘살바도르는 전 세계에서 살인율 1위 국가죠.
현재 엘살바도르의 1인당 GDP 중간값은 4000달러(487만원)보다 낮아 개발도상국으로 분류되죠. 엘살바도르의 국민 650만 명 중 70%는 은행계좌가 없어서 많은 사람이 금융시스템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죠. 지하자원이 거의 없고 지진과 화산 활동이 활발하기 때문에 산업이 발전하기에 좋지 않은 환경이에요.
엘살바도르의 현재 대통령은 나이브 부켈라 대통령이에요. 1981년 생으로 다른 국가의 대통령보다 비교적 젊은 나이죠. 엘살바도르에서 정치적 기반을 갖췄던 인물은 아니지만, 사업가 출신으로 엘살바도르의 수도인 산 살바도르 시장직을 지냈어요. 부켈라 대통령은 시장으로 재직했을 당시 산 살바도르 범죄율을 낮추면서 인기를 얻었고, 그 인기는 2019년 대통령 당선으로 이어졌습니다. 대통령이 되고 난 뒤에도 엘살바도르의 범죄율과 살인율을 낮추면서 지지율은 꽤 높았어요. 하지만 2021년 9월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하면서 인기가 떨어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엘살바도르 국민 동의나 충분한 설득없이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했었죠.
그럼 그동안 엘살바드로의 법정통화는 무엇이었을까? 국가의 자체 통화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미국 달러를 법정통화로 쓰고 있었어요. 여기에 이제 비트코인도 함께 법정통화로 쓰겠다는 겁니다.
사실 이해가 안된다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엘살바도르도, 아니 부케라 대통령도 나름의 이유가 있었죠.
엘살바도르는 자체 법정통화가 없다고 말씀드렸죠. 한마디로 통화량 조절을 통한 금융 정책을 펼치기가 쉽지 않았던 상황이죠. 미국 같은 경우엔 경기가 좋지 않으면 달러 통화량을 늘리고, 경기가 너무 과열된다 싶으면 달러 통화량을 줄이는 방법을 쓰죠. 우리나라도 마찬가지고요. 하지만 엘살바도르는 그럴 수가 없었던 것이죠.
그렇다고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쓴다고 해도 해결되는 건 아니지만, 미국달러의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의미로 볼 수는 있죠.
또 엘살바도르 국가 내 경제가 많이 발전하지 못한 상황이다보니 엘살바도르 국가 안에서는 일자리가 부족해요. 현재 약 200만명이 해외에서 근무하고 매년 40억 달러를 엘살바도르에 사는 가족에게 송금하는 걸로 알려져 있어요.
우리나라에서 국내 송금 수수료는 굉장히 낮지만 국가간 송금 수수료는 여전히 높아요. 더군다나 은행시스템이 잘 갖춰지지 않은 엘살바도르의 경우엔 해외에서 보낸 돈을 엘살바도르에 있는 가족이 받기가 더 쉽지 않겠죠. 국민 70%가 은행 계좌가 없다고 말씀드렸죠.
이에 비해 비트코인이 좋은 점은 송금수수료가 훨씬 낮습니다. 그리고 은행 계좌가 없어도 비트코인을 보내고 받을 수 있어요. 인터넷만 연결되면 비트코인을 받을 수 있는 가상자산 지갑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죠. 엘살바도르 정부는 비트코인을 통해 기존에 은행 계좌가 없는 국민들도 금융 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경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죠. 하지만 문제는 엘살바도르가 스마트폰 보급률이나 인터넷 보급률이 높은 국가가 아니라는 점이죠.
2021년 11월 엘살바도르의 사회 경제 개발을 위한 단체인 Salvadoran Foundation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의 77%는 상품을 구매할 때 비트코인을 사용하지 않을 거고 사업체의 90%는 거래할 때 비트코인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변했었죠.
이렇게 비트코인의 법정통화 채택 이후 국민 반발이 심했지만 엘살바도르 정부는 기존 정책을 굽히지 않았어요.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한다는 의미는 정확히 무엇을 말하는 걸까요? 국가의 중앙은행이 공식적으로 비트코인을 보유하게 되고, 기업이나 상점들은 거래할 때 비트코인을 받도록 요구됩니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치보(Chivo)라는 디지털 월렛을 출시해 개인들이 비트코인을 보유하거나 미국 달러를 비트코인으로 교환할 때 치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어요.
엘살바도르는 정부 돈으로 직접 비트코인을 사들이기 시작했죠.
블룸버그에 따르면 2022년 1월, 엘살바도르는 최소 1801개의 비트코인을 가지고 있고, 약 6600만 달러(803억 원) 규모라고 합니다. 2020년 엘살바도르의 국가보유금의 2% 정도 되는 규모이고요. 비트코인 가격이 가장 높았을 때인 2021년 11월엔 엘살바도르가 보유하고 있는 비트코인 가치는 1억 2400만 달러(약 1510억 원) 정도였다고 합니다.
# 비트코인시티 건설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비트코인 법정화폐 채택 이후에는 화산 지반에 비트코인 시티를 건설하겠다고 2021년 11월에 발표했었죠. 2022년에 채권을 발행해, 이 채권으로 자금을 조달해 비트코인 시티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이에요.
비트코인 시티는 엘살바도르 콘차구아(Conchagua) 화산 근처에 건설될 예정이고 이 도시와 비트코인 채굴을 위한 전력은 화산 지열을 활용하게 됩니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이미 테카파(Tecapa) 화산 근처에서 지열을 활용해 비트코인 채굴을 하고 있어요.
이 비트코인 시티는 외국인 투자 유치를 염두하고 건설됩니다. 주택가, 쇼핑몰, 식당, 항구 등이 들어설거고 디지털 교육, 기술 등도 발전시킬 계획이죠.
비트코인 시티 안에서의 세금은 오직 부가가치세만 있을 것이고, 절반은 국채 납부, 나머지는 도시기반시설과 유지보스에 쓰일 예정이에요. 부켈라 대통령은 비트코인 시티에서는 재산세, 소득세, 지방세를 부과하지 않을 것이고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전혀 없을 것이라고 말했죠.
# 비트코인 정말 사용가능할까?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한 후, 엘살바도르에서 실제로 비트코인 사용이 가능할까요?
엘살바도르에서 비트코인을 현금처럼 사용을 하려면, 자신이 갖고 있는 비트코인을 달러로 인출해야 합니다. 비트코인이 실물 화폐는 아니기 때문이죠.
또는 비트코인으로 결제할 때는 QR 코드를 통해 결제할 수 있어요.
되게 흥미로운게, 실제로 엘살바도르에서 비트코인으로 결제가 가능할지, 궁금해서 여기에 도전한 유튜버가 있었어요.
이 유튜브는 이틀동안 엘살바도르를 여행하면서 비트코인만 사용했는데, 성공했습니다. 카페에서 커피를 사먹을 때도 비트코인 결제가 가능했고 맥도날드나 식당에서도, 그리고 길거리 음식을 사먹을 때도 비트코인 결제가 가능했어요. 주유소에서도 비트코인 사용이 가능했고, 다만 호텔 중에서는 비트코인을 받지 않는 호텔도 있었죠. 비트코인으로 엘살바도르에서 생활을 하는 건 불가능하지는 않았었어요.
현지 매체 ‘엘살바도르 뉴스 잉글리시’에 따르면,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도입한 후 엘살바도르의 관광산업이 30% 성장했다고 합니다. 비트코인에 대한 호기심으로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죠. 예전엔 중미 지역의 방문객이 많았지만 지금은 방문객의 60%가 미국에서 온 여행객이라고 하죠.
여행객 입장에서는 단기로 비트코인만으로 생활하는 건 흥미로운 체험일 수 있죠. 실제로 큰 불편을 못 느낄 수도 있고요. 하지만 실제로 생활하는 것은 또 다른 일이겠죠.
# 현재상황
그렇다면 엘살바도르의 현재 상황은 어떨까요?
지난해말부터 비트코인 가격이 많이 하락했죠. 이에 따라 엘살바도르 정부가 보유한 비트코인 가치도 많이 하락했을 것이고, 수익률은 마이너스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요.
국제통화기금 IMF는 엘살바도르에 비트코인의 법정통화 지위를 취소하라고 올해 1월에 촉구한 상태에요. 금융안정성, 소비자 보호 등에 큰 위험을 초래하기 때문이죠. 무엇보다도 비트코인의 가격 변동성 때문에 엘살바도르의 재정 운영이 안정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많죠.
2021년 5월부터 엘살바도르는 13억 달러 규모의 부채를 완화해달라는 협상을 국제통화기금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인데, 엘살바도르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협상하려면 국제통화기금의 의견을 무시할 수만은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엘살바도르는 2022년 1월,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한 상황을 틈타 비트코인을 추가 매수했어요.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가격이 떨어졌을 때가 기회라며 매수를 발표했던 거죠.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엘살바도르 정부가 구매한 비트코인 평균 가격은 4만7500달러입니다. 2022년 3월 5일 기준으로 비트코인은 3만9000달러에요.
2021년 9월에 비트코인을 채택한 후 엘살바드로는 비트코인을 위해 총 8550만 달러(1041억 원)를 지출했죠.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시도는 아직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국내에서 접할 수 있는 해외 미디어는 대부분 미국발이기 때문에 엘살바도르의 실제 상황을 정확하게 알기는 쉽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대부분 부정적인 시각들이 많았고요.
더 이상의 경제 발전을 위한 해결책이 없기 때문에 궁여지책으로 엘살바도르 정부가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도입한 것인지, 아니면 정말 엘살바도르 정부는 비트코인으로 안정적인 재정 운영과 경제 발전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지 말이죠.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오늘도 끝까지 들어주셔서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영상으로 보러가기 : https://youtu.be/bbLd2TUrXz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