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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재선 Jan 09. 2021

천재가 쓴 천재에 대한 문장들

속에 살짝 내 글 끼워넣기


<천재와 싸워 이기는 법>  

- 만화가 이현세



살다 보면 재수가 좋든지 나쁘든지 천재를 만나게 된다. 대다수 우리는 이 천재와 경쟁하다가 상처투성이가 되든지, 아니면 자신의 길을 포기하게 된다. 그리고 평생 주눅 들어 살든지, 아니면 자신의 취미나 재능과는 상관없는 직업을 가지고 평생 못 가본 길에 대해서 동경하며 산다.

이처럼 자신의 분야에서 추월할 수 없는 천재를 만난다는 것은 끔찍하고 잔인한 일이다.


만화계에 입문해서 한두 명의 천재를 만났다.

나는 불면증에 시달릴 정도로 매일매일 날밤을 새우다시피 그림을 그리며 살았다.

아무리 노력해봐도 그 친구를 이길 수 없어 상처만 커져갔다... 하지만 포기하기엔 난 만화에 미쳐있었다.


천재를 만나면 먼저 보내주는 것이 상책이다. 

그러면 상처 입을 필요가 없다.

작가의 길은 장거리 마라톤이지 단거리 승부가 아니다.

천재는 항상 먼저 가기 마련이고 먼저 가서 뒤돌아보면 시시해 눈을 돌리거나 신의 벽에 부딪힌다.


이처럼 천재를 먼저 보내 놓고 하루하루 꾸준히 걷다 보면 어느 날 멈춰버린 그 천재를 추월해서 앞서가는 자신의 재능을 보게 된다.

평생을 작가로서 생활하려면 지치지 않는 집중력과 지구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가끔은 지구력 있는 천재도 있다.

그런 천재는...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축복이고 보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일이다.  





<천재란 >   

- 배철현  '심연'


난 이 책을 스무 권쯤 사서 나눠준 것 같다.


천재란

자신만의 고유한 생각이 있다는 것을 믿고

그것을 지속적으로 찾는 사람이다.

그리고 찾아낸 그것을 소중히 여기며

일생동안 묵묵히 실천하는 사람이다.


천재는 자신의 마음속 깊은 곳에 숨어 있는

자신의 욕망을 탐색하고 발견한다.

그리고 그것을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보물이라 여기며

삶을 통해 그것을 실현한다.




<천재적인 아이디어를 얻는 법>

- 이나모리 가즈오  <쿄세라 창업자>




막연히 무언가를 바라는 것 만으로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다.

문제에 직면하고 고민하고 고뇌하고 있으면

그것을 잠시 멈추어도 잠재의식에까지 그것이 침투해

다른 것을 생각해도 잠재의식 하에 그 문제가 남아있다.


장렬할 정도로까지 테마에 몰두해 있는

상태가 창조적인 발상을 낳는 것이다.

광기 어린 정신상태가 되지 않으면

창조적인 일은 절대로 할 수 없다.  




<천재가 되는 비법> 

-러시아 물리학자 바딤 젤란드


이 책을 읽고 세상을 보는 시선이 좀 넓어졌다.



인간은 어떤 시스템의 영향 아래 살아간다.

거대한 기계 속의 작은 나사처럼 집단 에너지 속에서 이용당하고 있다.

그 집단적 상념 에너지가 우리의 생각을 정보장의 아주 비좁은 섹터에 고정시켜 놓는다. 그리고 남들의 시선에 신경 쓰며 걱정과 두려움 속에서 선택지를 찾는다. 문제의 해결은 십중팔구 그 섹터 바깥에 있다.

기발하고 직관적인 해결책은 집단적인 에너지로부터 벗어나서 다른 방향으로 자유분방한 사고를 할 수 있을 때 나타난다. 천재가 되는 비법은 바로 그 집단에너지의 영향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 빨강머리 앤 이라 불리는 천재>   

- 양재선



"매슈 아저씨, 정말 멋진 아침 아닌가요?

이 세상은 하나님이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 상상한 것을

펼쳐놓은 것 같아요"


빨강머리 앤이 한 말 중 가장 좋아하는 말이다.


어린 시절 앤은 내게 상상력이 얼마나 낭만적인지 알려줬고   

위로가 필요했던 어른의 한 시절에는

세상은 조용히 나를 사랑하고 있다고 말해줬다.  


보이지 않는 것을 그리는 능력,

그것을 온몸으로 느끼는 능력

힘들고 가난할 때 더 상상할 여지가 많아 좋다고 말하는 위대함

그것이 천재적인 행복 재능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 기대하는 게 즐거움의 절반이에요,

원하는 일이 결국 안 생길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그걸 기대하며 누리는 즐거움은 아무도 막을 수 없어요.

'기대하지 않아야 실망도 하지 않게 된다'라는 말이 있지만

저는 실망하는 것보다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게 더 나쁜 거 같아요."


어느 순간 우리는

낭만을 표현하는 것이,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

상상한 것을 느끼고 아름다운 것을 보며 감탄하는 것이

스스로 우습게 느껴져서 그 천재적인 능력을 소멸시켰을지도 모른다.


표지가 너무 예뻐서 또 사버렸다. 또 울었다.


"저에게 좋은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이 세상 누군가에게 분명 좋은 일이 일어났을 거라고 믿기로 했어요. 예를 들어 딸기를 기르는 사람에게 좋은 일이 일어났다고 해봐요. 그 사람은 행복한 기분으로 딸기를 기를  수가 있어요. 그리고 제가 그 딸기를 먹을지도 몰라요. 그러면 저는 행복한 기분이 되겠지요? 그러니까 저에게 좋은 일이 일어나지 않아도 다른 누군가에게 일어나면 언젠가 저에게도 좋은 일이 찾아올 거예요."


행복은 만나는 것이 아니라 발견하는 것이다.

난 어른이 되어 빨강머리 앤을 다시 읽으며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많은 단어를 가지고 있는 앤이

마음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고 사랑스럽게 표현하는 앤이

아무리 어른의 충고라고 해도 주눅 들지 않고

고집스럽게 자신의 행복을 지키는 앤이

 

가장 닮고 싶은 천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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