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7년차, 갭이어를 결정했다.
갭이어는 1960년대 영국에서 시작된 문화로
2차 세계대전 이후, 평화를 외치며 글로벌 문화 교류가 각광받던 시기쯤 시작됐다.
유럽/서양권을 시작으로 전세계에 뻗쳐갔다.
살만하니.. 내 자식은 더 나은 세상에서 살았으면 하고
부모의 투자로 자식은 더 넓은 세계를 경험할 수 있었다.
결국 자기 탐구와 새로운 문화를 경험한 자식은
우물안 개구리를 벗어나 실제로 글로벌 인재가 되기도 했다.
약 10년 전, 내가 워홀을 가게 된 계기도 저 때와 별반 다르지 않다.
나 스스로에게 그런 기회를 주고싶었다.
그러나, 지금 내가 보낼 갭이어는?
해외로 훌쩍 떠나는 대학생 때의 갭이어와 다르다.
직장인의 갭이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짜 다를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비슷했다.
결국 '홀로서기'를 위한 것.
같은 환경을 벗어나, 다른 환경에서
나 스스로 땅에 두 발을 딛고 서는 경험을 하며
좀 더 단단해지는 시간이다.
7년 간, 한 조직에 머물며
퇴사할 용기를 내본 적이 거의 없었던 나는 사실 걱정했다.
이렇게 좋은 대표님을.
이렇게 좋은 동료를.
내가 과연 또 만날 수 있을까?
이렇게 해도 저렇게 해도
힘듦이 확 나아지지 않을쯤,
스스로에게 말했다.
"아니. 또 만날 수 있어!"
7년의 뿌리를 더 깊숙하게 만들어
열매 맺는 것까지 경험하고 싶었지만,
지금 이대로라면 그 기간이 꽤 걸릴 것이라는 부정할 수 없었다.
다른 길을 선택하는 것도 유의미할 거라는 확신이 조금씩 생겼다.
퇴사와 구직 사이를
굳이 '갭이어'로 명명한 이유는?
대한민국의 경쟁사회에서
당당하게 쉴 '명분'을 주기 위함이다.
편안하게 내려놓아도 괜찮다고. 다 괜찮다고.
매월 꽂히던 돈이 꽂히지 않는 건, 생각보다 두려운 일이었다.
처음이었으니까. 게다가 본가 이사와 겹치며,
부동산을 알아보다보니.. 더 크게 쫄렸다.
하지만 그 두려움을
'갭이어'라는 개념으로 덮어버리기로 했다.
나에게 '숨쉴 구멍'을 내어줄 수 있다면
'갭이어'라는 개념을 적극적으로 가져와
'틈'을 내어주는 것이
오히려 필요한 태도라고 생각했다.
나의 시간을 정리하고 싶다.
1) 일해온 시간을 정리하고
2) 나는 어떤 일을 할 때 기쁘고 쓸모있는 사람인지 생각하며
3) 어떤 방향으로 가고 싶은지
4) 전반적인 삶을 잘 살고 있는지
5) 빼먹고 사는 건 없는지
어떤 이유로 '멈춤'을 택했든
이번에는 기필코 정리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다.
다른 때 같으면
있는 돈 없는 돈을 탈탈 털어
멋진 '해외여행'을 떠나는 것이 기본값이었을텐데
이번엔 왠일인지
'잔잔바리 시간'을 통해
일상을 살고 싶다.
1) 내가 '갭이어'를 보내는 과정
2) 남이 '갭이어'를 보내는 과정
2개의 콘텐츠로
바운더리를 정하고
영상을 만들 거다.
날 것의 과정과 다양한 레퍼런스를 통해
'갭이어'의 개념을 알리고 싶다.
찾아보니 갭이어는 1년이 아니어도 된다.
3개월이든, 6개월이든
내가 보내고 싶은 만큼의 자유를 품고
스스로 탐구하는 시간을 가지면 그 뿐이다.
이 시간을 통해 '갭이어'란 개념이
우리에게 무엇을 시사해 주는지
나름대로 정의해 봐야겠다.
저마다의 갭이어를 서로 응원해줄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이 글을 의뢰해준 프라이언트께 감사한다는 말을 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