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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모니블렌더 Nov 13. 2024

[시드니8박] 호주에 가면 파란산이 있다? #블루마운틴

호주에는 이름이 대놓고 파란 산(Blue mountains)인 산이 있다.

유칼립투스 나무가 뿜어내는 '알콜' 성분 때문에 '파랗게' 보인다는데..

시드니 시티에서 100km 서쪽으로 떨어진 지점에서 블루마운틴을 마주했을 때

왜 그렇게 호주가 자연청정국을 고수하는지 이해가 갔다.


8박 10일 중, 딱 중간 날. 아직도 절반의 여행이 남아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무엇보다 이 날은 빡센 날로 기억한다. 불꽃놀이가 기다림의 끝판왕이었다면, 이 날은 체력의 끝판왕이 되어야 했다. (*자세한 일정은 아래 참고)



시드니 교외 투어 일정



1. 페더데일 야생 동물원 (#kkday 에서 티켓 구매)

2. 야생동물원 픽업 (오후 2시)

https://www.kkday.com/ko/product/21745-sydney-featherdale-wildlife-park-ticket-australia

3. 블루마운틴 투어 (블루마운틴, 로라마을, 선셋&별보기 투어 #놀러와시드니 #박민준가이드)

*날씨운이 안 좋은 경우, 선셋/별 보기 투어는 시티 야경 투어로 전환

https://experiences.myrealtrip.com/products/3441578



야생 동물원 + 블루마운틴 투어
원데이로 추천하는 이유



시드니에서 8박 10일을 보낼 만큼, 이번 여행은 여유 있고 싶었다.

But, 변수가 하나 있었으니 호주의 여름 날씨였다.

우리나라 여름도 흐렸다 비가왔다 쨍했다 난리 부르스지만, 호주도 마찬가지였다.

본다이비치 갔을 때도 흐려서 살짝 눈물 흘렸는데..

이번 투어 만큼은 날이 괜찮아서 별 보는 것까지 기대했지만 결국 못 봤다.

결론 : 바다든 산이든 해가 쨍한 날 몰아 가야한다.


그리고 야생동물원+블루마운틴 투어를 한 날에 몰아가도 충분하다.

페더데일 야생동물원 앞에서 픽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특정 동물원을 고수하는 게 아니라면 위 코스대로 추천! 블루마운틴 투어는 어차피 차에 몸을 맡기면,, 알아서 데려가준다.




가이드 추천


작년 유럽 여행에서도 느꼈지만, 투어는 가이드의 역할이 6할이라고 생각한다. 나머지 4할은 날씨.

블루마운틴 투어에서 만난 박민준 가이드님은 그동안 경험했던 가이드님들과 달라서 신선했다.

개인사정 상, 커리어 전환을 하시고 가이드가 되었다고 하셨는데.. 그래서 그런지 자동생성기 같은 말솜씨가 아닌 진짜 호주살이를 하며 느꼈던 스토리와 진정성 있게 설명해주시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다시 가면, 또 박민준 가이드님과 함께 투어를 가고 싶을 정도로 정말 정말 특색있는 분이셨다.(추천!) 사진도 열의에 차서 엄청 많이 찍어주심,,ㅠㅠ(감사합니다.)

자, 그럼 본격적으로 투어를 해보자.


블루마운틴(Blue mountains)

시드니 시티에서 100km 서쪽으로 떨어진 지점에서 블루마운틴을 마주했다. 해외여행 도중, 끝 없는 바다. 끝 없는 산이 무한으로 펼쳐졌을 때 느끼는 황홀감이 있는데.. 이번엔 왜 그렇게 다들 산에 가는지 그 맛을 알게 되었다. 절벽 끄트머리에 앉아 잔뜩 용기내어 내 발 아래 쫙 펼쳐진 피톤치드 가득한 숲을 봤다. 인간이 차마 감당하지 못할 자연의 거대함이었다. 절경에 탄성밖에 내지를 수 없었고, 난 그저 작고 작은 인간임을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관광지에 가면 사진을 남겨야죠. (가이드님이 연촬로 미친듯이 찍어주심..^^)

친구와 나는 겁이 많고 액티비티한 걸 별로 시도하지 않는 쪽이지만 왠지 이 날은 블루마운틴 절벽 사진에 도전하고 싶었다. 요즘 만트라로 리즈시절 갱신하고 있는 제니가 이 곳에 들러 자기만의 포즈(?)로 사진을 찍고 갔다고 해서,,, 둘러보니 이 절벽 앞에서 K-관광객 모두가 제니 포즈를 따라하고 있더라(ㅋㅋㅋㅋ)


가이드님 믿고,, 목숨 걸었던 사진..ㅠ.ㅠ

매우 여유 있어 보이지만 사실 덜덜 떨었다. (다시 가도 이걸 찍을 수 있을지 미지수ㅋㅋㅋㅋ)

세자매봉인가. 블루마운틴 코스의 반대편인가. 아무튼 블루마운틴에 속한 어떤 구역에서 지난 주에도 2명이 떨어져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진짜.. 무서웠다. (안전여행 필수....ㅠ)


세자매봉(Three sisters)

캠블리 영어회화 중, 한 선생님이 시드니에 가면 꼭 세자매봉을 보고 오라 했었다.

(가이드님 왈) 원래는 5개 봉이 있었는데, 몇 천 년의 세월 풍파를 맞고 결국 지금은 3개 봉만 남았다고 한다.

저 3개 봉도 언젠가 깎일 수 있다는 말씀을 하시며 지금까지 버텨온 시간을 생각하면 뭉클하다고 하셨다.


블루마운틴 스팟을 슥슥 돌며 유칼립투스 향도 직접 킁킁 맡아보기도 하고,

하이킹 하듯 시크릿 스팟을 가기도 했는데.. 그러면서 마주하는 절경은 밤이 갈수록 더 빛이 났다.


원주민이 살았던 로라 마을(Lawarra village)

중간에 구경 및 식사 겸 들린 로라 마을. 과거 호주 원주민이 살았던 마을로, 가디갈 족(Gadigal)이 있었다고 한다. 그 외 블루마운틴 근처도 여러 종족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았다고. (신기한 게 고급 앵무새st가 진짜 날라다닌다.) 가이드님이 이런 저런 원주민 이야기도 많이 해주셨다. 포트스테판도 원주민이 살고 가꿔온 땅들임에도 관광지로 쓰이도록 대인배 마인드로 내어줬다고 한다. 아기자기한 소품샵이 있어서 시간이 여유로웠다면 조금 더 머물고 싶은 동네였다.



#로라마을맛집 #타이레스토랑 #로라마을타이음식

촑,,디?라고 읽어야 하나. 배고파서 그런지 제법 맛있었다. :)

게다가 이 식당에서 야구선수 이대호 가족을 마주쳤다.ㅎ-ㅎ

민폐가 될까봐 뒷모습만 슬쩍 봤지만 너무 신기했다..!!





별빛 투어는 실패했지만, 시크릿 스팟은 아름다워



선셋 및 별빛 투어는 실패.

하루 종일 엄~청 맑은 날씨는 아니어서 별을 볼 수 있을까? 했는데 역시나 실패였다.

한 감성 하는 친구와 나는 별빛 투어를 은근 기대했어서 아쉬웠지만

의외로 아쉬움이 가장 큰 분은 가이드님이셨다.ㅋㅋㅋㅋㅋ(반전)

"아 별빛 투어 꼭 해드렸어야 하는데... 아.. 아..(괴로워 하시는 중)"

그래도 하나도 아쉽지 않은 이유는!? 해가 없는 산도 너무 광활하고 아름다웠기 때문.

도 닦으러 산에 간 사람처럼 멍하니 산을 바라봤다.



노스시드니 시티 야경


결국 시티로 돌아와 노스시드니로 향했다.

같이 투어한 사람들도 하나하나 다 너무 착하고 밝은 분들이라 불편함 없이 투어를 잘 마칠 수 있었다.

노스 시드니 야경은 말모.. 루나 파크도, 하버 브리지도 너무 너무 예뻐서 눈으로 가득 담았다.

보고 또 보고,, 호주땅을 밟고 있다는 사실이 비현실적이라 멍하니 야경을 감상했다.


살다보면, 내가 어떤 사건으로 다른 삶을 살게될지 모른다.

인생이 주는 레슨을 하나씩 배워가고 응축해가며, 지혜롭게 하나하나 헤쳐갈 뿐.

이 날은 가이드님이 들려주는 이런저런 인생+호주 이야기로 꽉 찬 하루였다.

몇 번을 되돌아봐도 영감 가득한 하루였다. :)


이 때 당시 회사에서 중압감을 많이 느끼고 있었는데,

호주 여행에서 비워내고 채워온 에너지로 그 다음 6개월을 빠듯하게 살아냈다.

현재 퇴사한 채로 또 호주여행을 돌아보니 진짜...나에게 꼭 필요했던 여행이었다.


벌써 11월. 곧 12월이다.

또 연말-새해를 해외에서 보내고 싶다는 욕심을 내보지만(?)ㅎㅎ

어쨌거나 2-3년 돈을 모았기에 가능한 여행이었다.

최근, 호주에 같이 갔던 친구랑 2-3년 후에 또 떠나자며 다시 여행무새가 되는 중.

시드니 여행 중, 유일하게 예약한 투어 성공적. 누군가에게 도움되는 리뷰였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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