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한 사진 작업을 꿈꾸시는 분들께.
<사진 기획 전시>는 국제사진기획자로 활동하고 계신 양정아 작가님의 책입니다. 표지에 "세계적 사진가가 되는 법"이라는 마크가 선명한데요. 저는 세계적 사진가를 꿈꾸는 사람은 아니지만, 사진 세상의 여러 가지 일들에 대한 호기심으로 읽어 보았습니다.
우선 글이 전체적으로 편안해서 좋았습니다. 마치 오래 알고 지내던 친구가 들려주는 이야기처럼 글을 풀어 나가셨기 때문에 쉽게 읽을 수 있습니다. 좋은 사진에 대한 고민부터 시작해서 프로가 되기 위한 실전 노하우까지 경험을 바탕으로 해주는 이야기들은 진지하게 사진 작업을 하시는 분들께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작가는 좋은 사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합니다. "정답은 없지만 자신이 추구하는 좋은 사진의 기준"은 꼭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다른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미지, 맞지 않는 옷을 걸친 듯한 이미지가 아니라 진정한 "나"의 사진을 찍으려면 명심해야 할 이야기입니다. 나의 사진은 결국 자신만의 시선과 철학이 있을 때 찍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사진기획자로서 무수한 사진을 보고 또 보는 작가는 사진을 찍는 행위와 사진을 보는(읽는) 행위가 통하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호기심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며 사진을 찍는 것, 그리고 호기심을 가지고 작가들의 사진을 보는 것은 내 앞에 놓인 세상에 대한 관찰이라는 공통의 명제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한 장의 사진은 하나의 세계를 담고" 있으며, 이 세계를 만들어 낸 사진가의 행위(찍기)와 이 세계를 바라보는 감상자의 행위(읽기)는 작가의 말처럼 일맥상통합니다.
사진가로서 나를 알리기 위한 퍼스널 브랜딩에 대한 조언과 실전 노하우는 해외 진출을 꿈꾸는 사진가분들께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많은 경험을 한 현직 기획자의 조언이라서 실용적이면서도 꼭 알아야 할 팁이 가득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인스타에서 팔로우 중인 정지현 작가님(https://www.instagram.com/photo_jihyunjung/)의 사례가 나와 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정지현 작가님이 하고 계신 건축물의 해체 관련 프로젝트를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었네요. 부록에 실린 해외 사이트 정보 또한 귀중한 자료입니다.
책은 크기가 작아서 한 손에 들고 다니며 읽기에도 좋습니다. 긍정적인 마인드와 도전 정신으로 가득한 작가님의 경험담을 읽다 보면, 무엇이든 나도 해낼 수 있다는 마음이 들기도 하고요. 자신의 사진에 대해 고민하고 계신 분들이라면 한 번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