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쓰기를 통해 작가가 되고 싶지만 막막함만 앞선다면

책을 쓰기 시작하면 작가라는 단어가 생경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스스로 저자가 된다는 것도 어색하다. 서점에 내 이름이 적힌 책을 만난다는 두근거림도 낯설다. 10권 이상 책을 출간했지만 새로운 책을 쓰는 지금도 낯선 기분이 든다.

지금까지 독자로만 책을 읽고 누군가의 이야기를 받아들이는 관점에서 살았던 사람이라면 더 그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바라보는 관점에서 바라보게 해야하는 관점으로 바뀌니 말이다.

책쓰기 수업 때 이 두 가지 관점을 콘텐츠 생산자와 소비자의 관계로 설명한다. 백화점에 가면 예쁘게 진열된 상품들이 즐비하게 놓여 있다. 마감이 덜 됐거나 하자품이 전시돼 있지 않다. 철저하게 소비자의 입맛에, 시점에 맞게끔 꾸려져 있다.

하지만 같은 제조 상품이어도 이를 만들어낸 생산자의 입장에서는 상품이 아니라 그저 원재료일 수 있다.

날것에서 시작하는 관점, 이것이 작가가 되기 위한 책쓰기의 시발점이다.

작가가 되어 글을 쓴다는 것은 책을 읽는 독자와 반대로 걷는 것과 같다. 건어물을 사러 동네 시장에 가던 소비자의 시선에서 건어물을 직접 말리고 상품화 하는 생산자의 입장은 다르기 때문이다.

책쓰기 스터디를 운영하면서 서로의 꿈을 응원하고 나누며 가장 중점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자신의 경험에만

의존해서는 좋은 글, 좋은 책을 쓰기 어렵다는 것이다. 오히려 더 쉬운 루트가 있는데, 바로 내 외부의 경험을 빌려 오는 것이다. 도서관, 서점에 가면 이미 다른 관점으로 쓰여진 책들이 즐비하다. 이 자체가 보물창고와 같다.

기존 책들이 어떤 생산자 관점에서 쓰였는지 분석하고, 내 것으로 응용하고 발전시키면 나라는 생산자의 결과물이 된다. 서점에 독자의 시선으로 가는 것이 아닌, 예비저자의 시선으로 방문하기를 권한다.

책쓰기는 나의 관점보다 우선 독자의 관점을 헤아릴 때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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