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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ICKI WORKS Oct 14. 2023

유괴의 날

클리프행어의 진수를 보여주는 연출

'어설픈 유괴범이 11살 천재소녀를 납치하면 벌어지는 이야기... 유괴의 날'


ENA의 드라마 저력이 만만치 않다. '이상한 우영우'를 시작하여 채널명을 각인시키면서 매번 히트작을 내고 있다.

<유괴의 날> 이 편성되기 직전까지는

 ENA <남남>, JTBC <힙하게>를 보고 그다음 주를 기다리면서 한 시즌을 보내왔다.

이렇게 재미난 작품이 끝나면 그 작품의 여운이 남아 그 채널에서 새로 시작한 드라마는 사실 관심을 끌기가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품이 끝나며 시작과 완결이 맞춰지는 드라마를 시청할 수밖에 없는 편성의 전략이 필요하다. 그래서 케이블 채널 드라마를 시청하고 나면 지상파 드라마를 맞춰 보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요즘 왠지 지상파 드라마는 몰입이 어렵다. 주인공인 배우들도 낯설다. 10회에서 16회로 진행되는 드라마 회차는 한 달 이상 시청을 해야 하기에 캐스팅이 중요하다. 영화처럼 티켓파워가 있는 배우를 캐스팅해야 하는 거는 아니지만 전통적으로 드라마 캐스팅 전략은 필요한 거 같다. 드라마를 영화처럼 집중해서 보지는 않는다. 그래서 등을 돌리고 소리만으로 듣고 다시 집중하고 핸드폰을 보고 다시 집중하기를 반복한다.

스토리의 강약조절(약에는 불필요한 씬도 포함되고 필요하다.) 그리고 조연 또는 주변인물이 항상 비슷하게 설정된다. 매일 비슷하게 삼촌, 친구 1,2,3가 필요하다. 그래야 딴짓한 공백이 버리고 다시 몰입하고 그리고 익숙한 조연들이 어떤 기능을 하는지도 이해한다. (서두가 너무 길다)


유괴의 날에 주인공들은 마이너다. 주인공은 아직까지 가수 출신 배우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다. 그리고 아역배우도 어둡다. 별로 볼 의지가 안 생긴다. 그리고 원작이 있다는 정보도 없다. 지상파, 종편, OTT까지 수많은 채널과 플랫폼에서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 드라마가 넘쳐나는데 보려는 드라마가 웹툰인지 소설인지 찾아볼 여유가 딱히 없다.(이건 오직 나의 생각이다)


새로 시작하는 편성일정, 말 그대로 딱히 보고 싶게 만드는 드라마가 없다. 그냥  <유괴의 날>을 시청한다.


무능력하고 어리벙벙한 김명준(윤계상)에게 누구보다 사랑하는 딸이 있다. 아내 하고는 이런 상황을 회피하듯 이혼한 상태인데 설상가상 딸은 희귀병을 앓게 되어 거액의 수술비가 필요하다. 그런데 전 부인이 윤계상에게 대형 병원장 최진태의 딸을 납치하여 병원비를 뜯어내자고 제안한다. 통장 잔고는 겨우 몇천원에 불과한 상황으로 어쩔 수 없이 결국 전부인 혜은(김신록)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이야기는 전개된다.


유괴에 대해 계속 주저하면서 어쩔 수 없이 아이를 납치하기 위해 병원장의 집 앞에 도착하는 명준. 그런데 납치하려던 로희가 집 밖으로 나와 명준의 차 앞에서 쓰러지게 된다.


아이를 데리고 온 명준은 이제 진짜 유괴범이 되어 있다. 로희는 어떤 충격으로 그날의 기억을 상실하고 명준이 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명준과의 생활에서 몸이 기억하는 거부반응에 대해 의구심을 품는다.

명준의 로희의 아버지인 최원장에게 계속 연락을 하지만 전화를 받지 않는다. 딸이 없어졌는데 찾지도 않은 상황이 이상하다. 그리고 병원장 딸로 천재이자 부잣집 아이로 자란 로희랑 티격태격하며 철거촌에서 지낸다.

전화도 받지 않는 로희의 부모, 그런데 그날 '유괴의 날'은 로희의 집에서 최원장과 그의 아내가 무참히 살해된 날이다.


최원장이 살해되고 그의 딸은 사라지고 경찰의 수사방향은 유괴범이 살인을 같이 저지른 것으로 보고 수사를 시작한다. 하지만 CCTV에 나온 영상에서는 명준을 살인과 유괴범으로 지목하기에는 뭔가 개운치 않다.

그리고 명준 주변에 낯선 인물들이 로희를 쫓기 시작하면서 명준이 사건의 심상치 않음을 느낀다.

명준은 자수를 결심하고 경찰은 살인범을 아닐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유괴범이 정체를 알게 되면서 그가 살인 전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드라마 스토리는 소개하면 계속 스포가 생긴다. 왜 김명준은 자기 딸보다 더 로희를 챙기고 죽기 살기로 지키는 이유가 뭐지 하는 순간 매회 마지막 순간에 새로운 전개의 실마리를 던지면서 회가 끝난다.

(이런 연출기법이 클리프 행어)    


* 연속극이나 연재소설 등에서, 갈등이 해결되지 않고 오히려 고조되거나 새로운 갈등이 등장한 시점에서 에피소드를 끝냄으로써 독자/시청자의 흥미를 유발하는 연출기법. 또는 그러한 기법이 쓰인 작품 - 출처 나무위키


이렇게 전개되는 방식으로 난 한 주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사건의 전개는 내가 상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전개된다.

단순히 아이의 병원비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된 유괴 사건에는 인간의 욕망과 갈망이 엉켜 거대한 비극으로 흐르고 있다.


드라마 시청률이 4%가 넘고 순위가 1등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렇게 재밌고 흥미진진한 드라마를 더 많이 시청했으면 한다.

단 이 드라마를 보기 전에 절대 정보를 찾아보지 말고 1~2부가 살짝 지루해도 계속 이어 보기를 권한다.


12회가 끝나면 난 뭘 볼까 고민해야 한다.

드라마 예고편이 나오고 1,2회가 시작되어도 드라마 정보를 찾아보지는 않는다.

새로운 음식을 맛보기전에 재료와 레시피를 다 알고 선택하지 않는다. 그냥 사진과 음식명칭만 선택하고 그 맛속에 재료도 음미하고 조리법도 상상한다. 그리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난 후 지인들에게 추천하고 소개한다.

왜 맛있으니까~


<에필로그>

10월  첫째 주 연휴와 아시안게임의 막바지로 결승전이 편승되었던 그 주는 7화만 편성되어 애시청자를 힘들게 하고, 기사까지 났었던 상황이었다.


종영 막바지가 되면서 더욱 흥미진진한 회차가 전개되면서 이번 한 주는 8~9회 차를 방영하였다. 이번 주 회차를 보면서 왜 지난주에 결방을 한 이유를 알게 된다.(개인적인 뇌피셜이지만~)


회차가 거듭되면서 윤계상의 연기력과 매력에 빠진다. 순진하면서 집념의 캐릭터 명준 역할을 잘 소화해 내고, 어른 빰 칠 정도로 당돌한 천재소녀의 역할의 유나... 그리고 강렬함과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품고 있는 김신록이 연기, 상상도 못 한 히스토리를 가진  드라마 캐릭터에 푹 빠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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