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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CKI WORKS
Jun 15. 2024
JTBC -히어로는 아닙니다만
초능력을 믿어버렸다
금요일 퇴근 후는 주말의 시작이다.
즐거운 날이기도 하지만 갈등의 시작되는 날이기도 하다.
금토일부터 시작되는 주말 드라마를 선택하면 자치 월요일 오전 출근길이 힘들어질 수 있다.
금토드라마, 토일드라마
저녁 9시 20분 시작
저녁 10시 시작
저녁 10시 30분 시작
OTT드라마의 경쟁으로 지상파와 종편채널 그리고 tvN의 주말 드라마 경쟁은 뜨겁다.
tvN의 <눈물의 여왕>이 종방 되면서 개인적인 사정으로 주말드라마와의 시청도 일시적으로 중단을 선언했다.
하지만 알고리즘으로 계속 뜨는 드라마 유튜브숏츠의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은 피할 수가 없었다.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은 초능력자에 관한 이야기이다. 우리가 아는 초능력자는 보통사람이 감당하기 힘든 악한 자를 물리치는 영웅이다. 그러나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이런 초능력자의 캐릭터 관습을 깨는 스토리가 시작된다.
모계로부터 초능력을 받은 복씨 집안사람들, 그러나 이 가족들은 현대인의 질병으로 그 능력을 상실하고 우울하게 지내는 집안이다. 예지몽으로 미래를 보고 부를 축적한 엄마 복만흠(고두심), 가장 행복했던 시간으로 타임슬립이 가능한 복귀주(장기용), 하늘을 날 수 있는 복동희(수현) 그리고 투명인간처럼 살고 있는 중학생 복이나가 초능력 가족들이다.
예지몽을 꾸기 위해서는 잠을 자야 하는데 복만흠은 아들걱정 재산걱정으로 불면증에 걸려있다.
하늘을 날 수 있는 복동희는 비만으로 더 이상 날 수가 없다. 빅사이즈 과자를 품고 과거 미래 촉망한 모델이던 시절만 그리워한다.
그리고 행복했던 순간으로 타임 슬립이 가능한 귀주이지만 가장 행복한 시간은 딸 이나가 탄생한 날이다. 그런데 하필 그 시간에 일어난 대형 화재로 친한 선배를 잃게 되면서 그를 구하기 위한 과거로 타임슬립을 하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만들어진다. 몇 년 동안 과거의 화재 현장에서 고군분투하고 돌아오는 귀주에게 아내는 떠날 결심을 하게 되지만 하필 그날 사고가 일어나 아내를 잃게 되는 불운을 겪게 된다. 귀주는 어린 딸을 내버려 둔 채 자신의 초능력은 저주라고 생각하고 우울증에 걸린 상태이다.
현대인의 질병에 걸린 가족들로 인해 귀주의 딸 이나 역시 집이나 학교에서 눈에 띄지 않는 투명인간처럼 외톨이로 지내고 있다.
초능력을 회복하기 위해 잠을 자야만 하는 만흠은 마사지 샵에서 자신을 잠들게 하면 100만 원 준다는 공략까지 걸었지 만 잠들 수가 없다. 그런데 새로운 신입 도다해의 매끄러운 손맛으로 만흠을 잠들고 그 대가로 주는 100만 원도 거절하는 도다해에게 호감을 느낀다.
도다해와 귀주를 결혼시키려고 집안으로 불러들이는 만흠.
하지만 결혼 사기단인 도다해 가족에 의해 사전에 계획된 일.
꿈을 다시 꾸고 초능력이 유전되길 바라는 복씨네 가족들
예지몽으로 명품과 고가의 물건들과 500억 원 건물도 가지고 있는 복씨네 가족은 현재보다 미래와 과거에 연연하며 살아가고 있다. 미래와 과거의 문제를 해결하며 행복해질 거라 믿으면서 전 보다 더 초능력을 갈구한다.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불행한 복씨네 가족들...
이 드라마는 복귀주와 도다해와의 오래된 인연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복귀주의 가장 불행했던 화재의 시간 속에 도다해 역시 아무도 구해주지 않은 화재 현장의 생존자로 둘이 인연이 퍼즐처럼 맞춰지는 이야기이다. 결혼으로 사기 치면서 시작된 그 둘의 관계는 사랑의 진심으로 가족들까지 변화와 화해가 진행된다. 그리고 인생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지나 간 과거보다, 돌아오지 않을 미래보다 현재의 나와 가족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귀주는 오랜 시간 우울증으로 딸을 방치하고 살아왔다. 아내가 죽은 시간에 멈춰버린 듯 중학생이 된 딸에게 곰인형을 선물하고 서로를 외면하면 지냈던 두 사람이다.
다해의 도움으로 이나와 화해하고 눈 맞주치며 관계를 회복하는 귀주.
놀이동산에 가고 싶다는 이나를 위해 귀주는 폐장 30분을 남긴 놀이동산에서 아쉬운 추억을 만들어 간다.
투명인간으로 살고 싶다면 핸드폰만 보던 이나는 아빠 귀주와 함께 세상 행복한 얼굴로 추억을 만들어 간다.
이 놀이동산 시퀀스는 이 드라마의 주제를 가장 잘 전달하는 씬이다. 보통사람들에게는 돌아가지 못한 소중한 시간으로 지금이 가장 중요하다는 메시지가 남는 대목이다.
(개인적인 감정 이입이 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리고 스포일러로 말 못 하는 마지막 씬은 예상치 못한 가슴 먹먹하지만 해피엔딩이었다.
"나는 초능력을 믿어 버렸다~ "
고급진 OST, 유머와 스릴러가 잔잔하게 깔리고 그리고 빛바랜 컬러의 톤 앤 매너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을 추천하는 또 다른 이유이다.
티빙과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 서비스 중이다.
<에필로그>
순전히 개인적인 의견을 남겨본다.
남자 배우는 목소리가 중요하다.
장기용을 인지한 시기는 <나의 아저씨>에서이다. 드라마 속에서 여린 이지은(아이유)을 괴롭히는 깡패로 나왔다. 그 장면이 너무 불편했다. 진짜 나쁜 깡패 같았다.
그리고 훌쩍 뛰어넘어 송혜교와 함께 출연한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를 보고 멋진 배우로 성장하는 장기용 배우의 팬이 되었다. 슬픔을 간직한 사진작가를 연기하는 장기용은 카메라와 단순하고 심플한 의상 콘셉트로 스타일쉬한 캐릭터를 연기한다. 완벽히 스타일 된 멋짐에 빠져들었고 굵고 울림이 있는 목소리에 드라마에 취해버렸다.
우리가 살다 보면 어디서 시작하느냐가 인생의 나침판 같은 것을 가리킨다는 생각을 한다.
자신을 카테고리화하는데 중요한 지점이 된다.
연기를 잘한다는 천우희 배우에게는 마이너의 아우라가 있다.
이 배우가 나와서 보는 드라마가 없다. 배우 천우희가 나오는 드라마를 본 기억이 없다.
유퀴즈에 <써니>에 나왔다고 해서 나도 놀라기는 했지만 말이다.
다른 비교로 설명하면 영화 <박열>에 출연했던 최희서와 비슷한 느낌, 같은 결을 가졌지만 이 배우에게는 마이너 한 느낌이 없다. 최희서 배우 때문에 드라마를 보지는 않지만 ‘저 캐릭터를 연기하는 매력적인 배우“는 누구지 하면 최희서일 때 가 있다. 최희서 배우도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에서 재벌 딸이자 송혜교의 친구로 출연했다.
이번 드라마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의 천우희는 나의 이런 선입견을 모두 버리게 만든다. 사랑스럽고 남주와 잘되기를 바라게 만드는 몰입감을 장착한다. 마이너가 아닌 메이저로써 포지셔닝을 한다.
그래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에이트 쇼>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