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춘천.
산촌마을에서 하는 일은 매일 창 밖을 바라보며 '오늘은 눈이 얼마나 쌓이려나?' 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살면서 이렇게 지겹도록 눈을 구경한 적이 있었나? 이곳에 온 뒤로 눈 구경만 하고 있자니 이제 아름답다는 생각 보다는 오늘도 나갈 수 없다는 것, 냉장고에 먹을 것이 떨어져 간다는 것, 눈을 언제 치워야 하나? 염화 칼슘은 넉넉한가? 택배 차량이 올라올 수 있을까? 하는 걱정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활동은 넷플릭스나 유튜브를 보는 것.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으로 지인들의 소식을 구경하는 것.
카카오톡으로 수다를 떠는 것이다.
서론이 길었는데, 결론적으로 나는 고립된 생활로 휴대폰과 노는 일이 전부라는 말이다.
때문에 이런저런 경로로 '스픽'을 접하게 되었다.
내가 처음 '스픽'을 알게된 다음 생각한 것은, 이만큼 노출을 만들기 위해 광고비를 얼마 썼을까?하는 것이었다.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 노출되는 광고는 뭐, 여러 경로로 추천되서 뜨기도 하니까 그러려니~했다. 그런데, 내가 시청하는 유튜브에서... 유튜버가... 스픽을 사용하며 광고를 했다. 와.. 이건 진짜 돈 좀 썼겠는걸? 처음엔 조금 피곤했다. 내가 시청하는 대부분에 것들에서 스픽 광고가 뜨니까... 하루종일 스픽 스픽 스픽 하게 되니까 좀 짜증났다. 볼로를 통해 영상 편집을 할 때, 영상 추출에서도 등장하는 스픽. 이러다가 꿈에서도 나올 것 같았다. 솔직히 이때는 좀 짜증났다. 그래, 얼마나 잘 만들었는지 써보자! 그렇게 스픽을 다운로드했다.
유료 구독료가 있는 앱은 일주일 체험이 가능하다. 스픽도 그랬다. 예전에는 소비자들이 무료구독을 취소하는 것을 잊어서 그대로 요금이 청구되는 일이 많았다. 그런데, 요즘은 아니다. 소비자들은 무척 똑똑해졌다. 정확히 일주일 무료 체험을 알뜰하게 챙기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취소한다. 그래서 까다로운 소비자를 만족시키고 지갑을 열게 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나도 그런 똑똑한 소비자 중 하나였다.
좋아, 일주일 동안 열심히 사용해 주겠스!
그렇게 하루, 이틀.. 매일 한 챕터씩 스픽 기능을 이것저것 사용해보기 시작했다. 직업병이 도졌는지 나는 그냥 기능만 사용하지 않는다. 접근 루트는 편했는지, 화면 구성은 어떤지, 강의 수준이나 음성인식 속도는 어떤지, 영상에 거슬리는 것은 없는지... 사실 좋은 점 보다는 신경 거슬리는 것이 있는지 먼저 보게 된다. 딱히 그런 것이 없으면 훌륭한 서비스인 것이다. 아무튼 이런저런 것을 사용해 보다보니 일주일이 끝나갔다.. 아니, 일주일도 채 되기 전에 설날 특가 프로모션 알림이 도착했다. 음, 나쁘지 않아서 구독을 할까..했는데, 할인을 해준다고? 그럼 결제를 해야지.
그렇다.. 이것은 고객의 조급한 마음을 이용해 지갑을 열게 하는 포인트! 엄청난 영업 기술이다.
친절하게 문자로 알림이 오면서 프로모션가 결제가 가능한 링크도 친절히 삽입되어 있었다. 나는 홀린 듯이 버튼을 눌러 접속했다. 그리고 열심히 결제 가능한 카드를 찾아서 정보를 입력하고 있었다. 나는 결제 정보를 입력하면서 나의 이런 소비를 합리화하기 시작했다.
어차피 올해 영어공부를 하고 싶었으니까. 예전에 영어회화 학원도 비싼 돈 주면서 다녔는데, 그때만 실력이 늘었고 안쓰면 또 이렇게 한 마디도 겨우 하니까. 그리고 거기서는 자신있게 말 하기도 어려운데 이건 혼자 떠드는 거니까 말하기 연습도 많이 할 수 있고... 그리고 외출이 어려운 지금 상황에서 모바일로 언제 어디서든 할 수 있으니까. 1년 구독료가 회화학원 1달 수업료랑 비슷하니까, 별로 비싼거 아니야.. 나쁘지 않다구.
그렇게 떨리는 손으로 몇 번씩 정보를 확인하고 결제를 눌렀는데...응? 자꾸 오류가 났다.
카드 번호가 틀렸나? 내 이름이 틀렸나? 비밀번호 틀렸나? 몇 번 시도했는데, 안된다. 아쉽게도 스픽은 해외결제 가능한 카드로만 결제가 된다. 내가 가진 유일한 비자카드... 안돼... 프로모션은 4시간 뒤에 끝난다구!!! 오늘 안에 결제 해야해 ㅠㅠ 그렇게 똥줄타면서 계속 시도하다가 뭔가 로딩에서 막혀버렸다.. 응?
다시 찬찬히 생각하다가 카드사 페이지로 접속했다. 음, 해외 결제가 막혀있었나? 한번 더 설정을 확인하고 다시 스픽 결제창으로 돌아왔다. 그래, 카드에 문제가 없어. 이제 다시 정확히 입력해보자. 그런 마음으로 다시 결제 페이지로 들어갔는데, 아예 카드정보를 입력할 수 없는.. 막혀버린 시스템!!!!!!!! 나는 생각했다.
프로모션 문자를 받은 사람들이 결제창으로 몰렸나?
한번에 많은 사람들이 같은 시간에 결제에 몰렸을 확률. 그래서 프로그램이 다운 되었을 확률도 있다. 때는 설 연휴 마지막 날. 저녁 8시. 나처럼 문자를 받자마자 접속해서 결제를 시도한 사람들이 분명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나처럼 카드 결제가 잘 되지 않으니까 계속 누르고 시도하고 누르고 시도했을 것이다. 그래서 프로그램이 '어? 뭔가 자꾸 정보 입력이 들어오네?'라면서 다운시켰을 수도...
당신의 카드 정보에 문제가 발생. 너 이상한 유저. 카드 결제 막는다!
그게 아니라면 정말 내가 카드정보 누르다가 뭔가를 잘못 입력했는데 모르고 계속 시도해서, 이 똘똘한 프로그램이 나를 막았을 수 있다. 스픽 고객센터에 접수했을 때에도 한 개의 아이디에서 여러번의 결제 시도가 있으면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막았을 수도 있다고 설명해줬다.. 음.. 내가 잘못해나... 그랬구나.. 그랬나? 근데 잘 모르겠다. 내가 입력한 카드 정보는 완벽했는데!!!!
솔직히, 결제가 잘 되지 않아서...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혹시 보이스피싱같은..그런 서비스에 홀려서 막 결제하고... 이렇게 계속 뭔가 입력하다가 내 정보 털리고 그런거 아니야? 실제로 이게 정상적인 결제 링크였을까? 엄청 걱정이 되었다. 지능적인 피싱범들이 노션으로 페이지를 만들어서 IT종사자들이 신뢰하게 만들고, 문자도 막 뿌려서 결제링크 막 돌리고... 그렇게 정보 빼고 결제해서 피해를 주는건가?? 오만 생각이 다 들었다.
그래서, 정신 차리고 스픽을 검색해보기 시작했다(서비스를 체험하면서도 스픽을 만든 회사를 알아보지도 않다니.. 이런 아마추어 같은 짓을 ㅠ). 그런데, 의외로 스픽을 응원하는 지인들과 스픽 개발에 참여한 구성원(직원들)의 게시물이 많았다. 페이스북 피드는 물론이고 브런치에도 있었다. 아쉽게도 네이버에는 광고를 받아 체험한 리뷰(광고글)가 많았다. 같은 영어 공부 앱 개발하는 지인이 스픽을 응원하고 추천한 게시글도 인상적이었다. 그만큼 스픽을 응원하는 지인들이 많다는 것. 진짜 괜찮은 팀 이라는 것.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을까?
무튼, 이 글을 쓰는 나는 아직 결제를 하지 못했다.. 내 카드 결제 막힘이 풀린것은 어제 오전이었는데, 오늘 스픽 고객센터에서 연락을 받아서 알았다. 알려준 경로로 다시 결제를 시도하려는데, 아직 무료체험 기간으로 구독중이가 뭔가 가격적인 부분이 적용되지 않았다. 그래서 이걸 해제했는데, 무튼 오늘은 결제를 할 수 없었다. 보통 이렇게 결제가 계속 막히거나 복잡한 경로가 되버리면 소비자는 귀찮아서... 그냥 안한다. 어렵게 열린 지갑이 '아휴, 뭐가 이렇게 복잡해!'라며 닫혀버리는 것이다. 그게 서비스의 잘못이든 소비자의 잘못이든 관계없다. 그래서 돈을 벌기 위한 서비스들은 결제가 어렵지 않게 노력한다.
예를들어 네이버나 쿠팡의 경우는 간편결제로 네이버에 카드 하나 등록을 해두면 별도의 버튼 없이 결제가 이뤄진다. 그래서 어느 때에는 내가 그냥 장바구니에만 넣어두려고 했는데, 일사천리로 결제가 이뤄져서 배송이 오고 나서야 알아차린 적도 있었다. 그 외에 서비스들은 앱결제로 연결되어서 결제를 누르면 자동으로 나의 앱카드 화면을 열어주면서 카드 비번만 누르면 결제되는 간편한 시스템. 이러니 집에서 소비가 커진다. 너무 간편하다.
그런데, 스픽 서비스를 결제할 때에는 사파리로 결제 페이지로 넘어간 다음 > 카드 정보를 입력 > 그런데, 이게 해외결제 가능한 카드여야 함. 해외결제 카드 없으면 안됨. > 유일한 해외 결제 카드 찾아서 입력 > 그런데 뭔가 오류뜸. 뭘 잘못 눌렀는지 모르겠어서 다시 처음부터 누름 > 그렇게 몇 번 실패하면 안전한 결제를 위해 결제가 막혀버림. > 결제 못함. 고객센터에 접수 > 핑퐁핑퐁 연락으로 해결 > 그렇게 하루, 이틀이 지남....
내가 다른 물건이나 그런저런 서비스였으면 안샀다. 그런데... 스픽이 좀, 마음에 들었다. 괜찮았다. 서비스도 괜찮았고, 가격도 괜찮았다. 물론 특별 할인 가격으로는 만족해서 그런거였다. 정가였으면 나 결제 안했다. 그래서 기다린다... 내가 기다렸다가 다시 이렇게 여러번 결제를 시도하고 고객센터에 '저 결제 하고 싶어요 ㅠㅠ 결제하게 도와주세요' 한 적도 처음이다.. 허허허허허
솔직히 가격 할인은 큰 매력이었다. 뭔가 서비스를 오픈해서, 명절이라서, 블라블라. 기타 이유로 할인가를 제시하며 소비자를 유혹한다. 그런데, 그러면 정가에 사는 사람들은? 손해보는 기분쓰?? 그리고 정말 지금만 이 가격? 다음 주에도, 다음 달에도 할인 프로모션을 띄우면서 광고하면? 그러면 그건 할인이 아니라 원래 그 가격 아니야? 또 그런 생각이 든다. 실제로 내가 스픽 광고를 접한게 작년 12월 부터였던 것 같은데... 계속 이렇게 할인가로 광고가 뜬다. 그런 기회도 생기고. 그러면 원래는 할인된 이 가격인데, 일부러 두배 이상 부풀린걸 정가로 하고서 할인해 주는 척 소비자를 유혹하는 건가? 뭐,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아무래도 처음에 시장에 나와서 자리 잡으려면 적자를 보더라도 사용하는 유저가 많아야 하고, 연간 결제로 계속 잡아둬야 하니까. 이 전략이 나쁘다는 것도 아니다. 당연한 전략이다. 그러니 나도 이렇게 구매를 하려고 애쓰는.... 아무튼 그렇다.
자, 그러면 이제 이 글을 읽은 사람 중에 스픽을 사용해보지 않은 사람들. 나처럼 스픽 광고에 피로가 높은 사람들. 아니면 스픽이 궁금해진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체험해 보시라. 7일간 무료 체험이다. 이 혜택을 누리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