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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ulwoong Jul 17. 2022

피프티피플

피프티피플의 작가 정세랑씨를 처음 알게된건 '유큐즈'라는 방송이다. 자신의 생각을 쾌할하고 멈춤없이 이야기하는 작가님을 보고 작가님의 작품과 유사하다는 생각을 같이 하게 되었다.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느껴지지만 그안에는 묵직한 메세지들이 자리하고 있다.


피프티피플은 주인공이 50명(사실 50명이 넘어간다, 작가도 이건 비밀 이란다ㅎㅎ)이 넘어가는 소설로 각각의 이야기들이 다른 인물의 이야기와 겹쳐져 서로 관계가 이어지는 소설이다. 정세랑 작가는 인터뷰나 매체에 나와서 소설을 추천해달라거나 다른 레퍼런스로 꺼내오는 작가로 '아가사 크리스티'를 많이 활용하곤 한다. 그래서 나는 정세랑 작가가 추시 소설의 진행 방식을 차용하여 소설을 만들어 본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보통 추리 소설은 여러 사람의 이야기가 겹쳐가면서 해당 사건의 증거를 제시하는 방식으로 독자들에게 즐거움을 주곤하기 때문이다. 다른 것이라면 피프티피플은 추리소설은 아니라는 것이다.


피프티피플은 우리가 주변에서 발견하거나 관계를 갖고 있을만한 보편적인 사람들의 이야기에 개인적 고민과 사회적 갈등이 고루고루 녹아들어 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유가족의 사연도 있고, 성소수자의 이야기도 있다. 씽크홀 추락사고 이야기도 나오고 대형 화물차 과적 문제도 있다. 모두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 이 세상의 여러 사연들이다. 이웃인 누군가의 이야기이다.     


"인상깊은 이야기 몇 편을 적어본다. 


병원에서 죽는 환자를 이동하는 하계범의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다. 생각지도 못한 직업이다. 전용 이동침대와 고인을 덮을 부직포 덮개를 챙겨 호출이 온 층으로 올라가야하는데 너무 빨리 가도 안되고 너무 늦게 가도 좋지 않다. 너무 빨리 가면 유족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시간을 방해하는 게 되고, 너무 늦게 가도 유족들의 충격이 심해지기 때문에 몇분의 차이지만 사려 깊게 하려고 노력한다. 2인 교대로 일해야하는데 수십년을 혼자서 병원에서 먹고 지내며 언제 올지 모르는 호출을 대기하며 살아간다.      


장유라편에서 남편 헌영은 빗길에 25톤 화물차에 치여 식물인간이 된다.유라는 남편의 물건을 팔고, 아이를 부모님께 보내 일을 시작한다. 남편의 물건을 파는 것을 본 아이는 자신에게도 아빠의 물건을 하나 달라고 한다. 시계를 건네주고 아이는 이를 보물상자에 넣는다. 어느날 시청앞에서 화물연대가 시위를 하는 것을 본다. 과적으로 인한 제동거리가 짧아지면 위험할 수밖에 없다는 내용을 보고 샌드위치를 사서 다시 시위현장으로 돌아가 건네준다. 한 가정에 일어난 불행한 사고는 사회적 원인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며느리 배윤나와 시어머니 최애선 이야기도 있다. 어릴 적 발작을 앓었던 윤나. 씽크홀에 빠지는 사고가 일어나고 시인인 찬주선배로부터 선물을 받고 전화를 했다가 만나러 오라는 말에 학교를 찾아간다. 문창과 교수인 찬주 선배를 찾아간 날, 문창과 통페합 시위를 목격한다. 예전에 수업시간에 가르친 적이 있었던 남학생 규익은 커터칼로 손목을 긋는다. 윤나는 규익에게 너는 달라, 너는 필요해 라는 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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