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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에트 Oct 22. 2024

10월의 경주 여행_1화. 경주하프마라톤 완주

하프 마라톤 전날부터 당일까지의 기록

10월 19일 토요일은 드디어 고대하던 경주 하프 마라톤 날이었다.

한 달 전쯤 러닝 클래스 패키지로 패기롭게 신청했으나, 하프 마라톤은 처음인 데다가

LSD 훈련도 15K로 한 번밖에 하지 못해서(달력 확인하니 한 달 전에..) 사실 많이 걱정이 되었다.

요새 족저근막염도 다시 올라오는 느낌이고, 뭔가 몸도 무거워서 잘 뛸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기록 욕심보다는 건강하게 완주를 목표로 하자고 스스로 다독였다.

금요일, 반차 후 경주로 출발하기로 했는데 이날 오전부터 폭우가 쏟아졌다.

때아닌 가을 폭우에 운전 길이 걱정되었다.

가는 길에 함께 먹을 빵도 사고, 4시가 좀 넘어 남자친구가 도착하여 경주로 출발했다.


비도 계속 오고 힘든 운전이었을 텐데.. 미안하고 고마웠다.

중간에 휴게소에 들러서 우동도 먹고

얘기도 하며 도착하니 밤 11시가 다 되어 있었다.

감기 기운인지 컨디션이 안 좋아서

씻고 알람을 6시로 맞추고 그대로 기절했다.


다음날, 무사히 6시 즈음 기상하여 빠르게 준비하고 짐을 챙겨서 나왔다.

나와보니 걱정했던 것보다 덜 추워서 다행이었다. 뛸 때는 반팔을 입어도 될 듯했다.

차를 타고 이동 후, 경기장 근처엔 자리가 없을 것을 예상하고 약간 떨어진 곳에 주차 후(나중에 들으니 6시 반에 이미 만차였다고 한다), 어제 미리 사둔 달걀과 에너지바 초코빵을 먹었다.


아침에 컨디션이 안 좋아서 걱정했는데, 먹으니 좀 나아지는 듯했다.

짐보관을 하기로 하고, 겉옷과 긴바지도 입고 경기장으로 향했다.

그리고 겉옷을 맡긴 것은 좋은 선택이었다.

이날 레이스 초반에 쏟아지는 비를 그대로 맞고 경기 후 바람도 많이 불어서 다들 추워했다.

경기 후, 맡겼던 겉옷과 바지를 입을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경기장 전경

사실, 경기장에 도착하니 7시 40분이 넘어서 예상보다 시간이 여유롭지 않아 약간 신경이 날카로웠다. 하프 주자 출발은 8시 15분이었다.


하지만 짐도 좀 늦었지만 8시 즈음 무사히 맡기고(나중에 보니 오히려 다행이었던 게 짐보관이 다 섞여서 짐 찾는 줄이 너무 길었다. 우리는 늦게 맡겨서 맨 바깥쪽에 있어서 빠르게 찾고 나올 수 있었다.) 화장실도 들르고 약간 몸도 풀고, 바로 하프 주자 라인에 섰다. 사실 시간이 없어 몸을 거의 못 풀고 출발했다.

스타트 라인

그리고 출발하자마자 비가 조금씩 오더니, 이윽고 장대비가 쏟아졌다.

길도 미끄러웠고 초반부터 무리하지 말자 생각해서 힘을 빼고 다소 천천히 뛰었다.


대회에서 10k를 뛸 때는 초반부터 제쳐가며 페이스를 올려서 거의 전력질주를 했었는데, 20k는 처음이라 페이스와 체력 안배가 가늠이 안되었다.


하지만 돌이켜 보니, 처음에 힘 빼고 뛴 페이스로 계속 유지하여 오히려 후반부에 지치지 않았고,

마지막에 페이스를 올릴 수 있어서 나름 괜찮은 전략이었던 것 같다.

하프 코스도

코스도를 보며 기억을 복기해보면

첫 5k 지점에 있는 급수는 패스하였는데, 다음 10k 지점의 급수대 전에 목이 좀 타서, 급수는 되도록 보이면 하자고 생각했다.


7.5k 지점에서 스펀지를 처음 써봤는데, 리프레시되고 좋아서 다음 12.5k 지점에서도 썼다.

10k 지점에서 물 한 잔, 포카리 한 잔 급수했고, 12k 지점쯤 에너지젤 하나를 나눠 먹었다.


왼쪽 무릎이 살짝 아팠는데, 중간에 패트롤을 만나서 무릎에 파스를 뿌렸더니 아프지 않고 괜찮았다.

그리고 15k 지점의 월정교 앞에서 급수와 바나나를 먹고 사진도 찍으며 (정말) 잠시 쉬었는데,

바나나가 마지막에 에너지를 내는데 도움이 되었다.


바나나 덕분인지 15k 이후에도 체력이 괜찮았고, 사실 후반부에 오른쪽 발가락에 쥐가 난 느낌이었지만 뛰는데 큰 무리는 없어서 계속 뛰었다. 뛰고 나서 보니, 오른쪽 발등이 부었고 걸을 때마다 아파서 이틀 후인 지금도 파스를 붙이고 있긴 하다.


그리고 18k 즈음? 체력이 남았고 속력을 높여도 될 듯하여, 혼자 가속을 붙였다. 그리고 가속한 페이스를 유지하고 약간씩 끌어당기며 끝까지 달렸다.

마지막 3k 정도 구간이 안내판이 없었는지 못 봤는지, 얼마큼 왔는지가 가늠이 안 되었지만,

끝까지 밀고 가도 될 듯하여 늦추지 않았고, 마지막 곡선 구간을 지나서는 늘 하던 대로 전력 질주로 피니시 라인을 통과했다.

숨이 차긴 했지만 아직 속력을 더 올릴 수 있을 정도였고, 그래서 다음번엔 좀 더 앞 구간부터 속력을 당길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2분쯤 지나서 남자친구도 들어왔고 함께 완주의 기쁨을 나눴다. 짐보관이 있는 운동장으로 돌아오며 메달을 받았고,

잠시 경기장 의자에 앉아서 사진도 찍고 완주의 기쁨을 만끽했다.


문제의 긴 짐보관도 무사히 찾은 후, 비도 다시 조금씩 오고 바람이 꽤 불어서 바로 차로 이동하려다가, 기록 사진 줄이 많이 길지 않아 겉옷을 입고 기다렸다.

결과적으로 역시 기록 사진이 남는다는 것ㅎㅎ


첫 하프인 만큼 기록보다는 완주 자체로 만족한다. 기록을 보니 페이스도 나름 고르게 뛴 것 같아 만족스럽다.

다음번에는 2시간 안에 들어오는 것을 목표로 하자고 농담반 진담반으로 이야기하며 돌아왔다


차로 돌아오니, 어느새 시간이 12시 즈음되어 바로 점심으로 쌈밥을 먹으러 갔다.

 년 전에 친구들과 갔던 곳인데 여전히 맛있었고, 바로 근처 황남빵 집에서 따끈한 황남빵도 사 먹고 새로운 숙소로 향했다.



2화는 경주 여행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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