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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뷰티스토리텔러 Feb 13. 2016

02 뷰티 에디터가 되고 싶다

여자라면 한 번쯤 해볼 만한 직업.


이게 맥(MAC) 모란지야.
이효리 언니가 바르고 나온 거래.


대학 시절, 아르바이트 비가 통장에 들어오면

부산 센텀시티 신세계 백화점에 가는 것이 수순이었다.

매달 고가의 백화점 화장품을 하나씩 샀다.

엄마가 사다 주는 화장품을 쓰는 내 룸메이트는 

아마 내가 이해되지 않았을 것이다.


심지어 비싸게 준 제품을 끝까지 쓰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메이크업 제품은 사고 또 샀다.

지금도 있어도 또 사고 싶은 게 색조 제품.

여자의 쇼핑이란 게 꼭 필요해서라기보다

그때의 감정과 감성에 많이 치우친다. 

이런 소비는 나뿐만이 아닌 여자라면 응당 이해받아야 한다.



호기심 많은 광고홍보학과 2학년.


보그 판권에 있는 모 과장님께 

직접 메일도 썼던 열혈 광고학도였다.

그래서 패션 매거진에서 일하게 된다면

광고팀이 될 줄 알았지 뷰티 에디터가 될진 몰랐다.


단지 중학교 때부터 매거진을 모으는 것을 '그냥' 좋아했다.

하지만 무겁고 종이 쪼가리(?)를 모은다며

엄마에게 핍박받았다. 그리고 이사 갈 때 그 많은 잡지가 사라졌다.

하지만 대학교 자취를 하며 다시 야금야금 모으기 시작했다.

지금은 폐간된 보그걸(Vogue girl)의 열혈독자로

매달 편집장 글만 아예 찢어서 보관하기도 했다.

베껴보기도 하고 눈과 입술만 오려서 모으기도 하고.


그렇게 3학년, 4학년 커리큘럼을 하던 중 

전공에서 사보 제작이 가장 재미있었다.

또 학과 매거진도 만들기 시작하면서 에디터의 꿈을 꾸기 시작했다.

한 학기를 두고 부산에서 서울로 상경했다.

그런데 잡지 회사에서 공채는 

하늘에 별 따기가 아니라

아예 별도 따지 못하는 상황.

몇 년 동안 공채가 없는 상태였다.


열정 페이지만 괜찮아.

일단 어시스턴트로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웬걸? 기자도 아니고 어시스트에 낙방했다.

받는 돈에 비길 것은 아니지만

한 달에 차비+밥 값이 조금 모자란 페이를 받는데도?


그때 피처팀 어시스트에 지원했는데 

인터뷰한 선배가 내게 다른 직업을 알아보라고 했다.

나처럼 지방대 출신은 기자까지 힘들다고 했다.

거기다 잡지 책 한 권과 그 달의 부록까지 

내 손에 쥐어주며 나를 다독이며 돌려보냈다. 

뭔가 비참했다. '시작부터... 포기해야 하나?'


왜 내게 그런 말까지 해야 했는지 분했고 풀이 확 꺾였다.

하지만 몇 년뒤, 그 선배와 기자 타이틀로 마주쳤다.

아마 그녀는 곁에 수 많은 어시스트가 거쳐갔을 테니

나를 기억 못할 것이다.


근데 포기하지 않고 도전했다.

왜냐하면 오히려 그 때 선배 말이 현실이고 맞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이 길 밖에 없을 테고 포기해선 안된다고 생각했다.

얼마지 않아 새로운 매체의 뷰티팀 어시스턴트에 지원했다.

스물셋, 부산에서 겪어보지 못한 서울의 추위와 함께

혹독한 패션지 뷰티 어시스턴트는 시작되었다.



*뷰티 에디터를 꿈꾸고 이루었던 과정을 솔직하게 쓰려고 합니다:D

*뷰티 에디터의 꿈을 가진 분들께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현재 SNS을 기반으로 한 뷰티 콘텐츠, 영상을 제작하는

  뷰티 스토리텔링 컴퍼니(1인 기업) 준비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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