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난 자부심이 매력으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
이 글은 무려 10년 전, 2008년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간직한 글이에요.
한 가지 주제로 에세이를 쓰는 연습을 하곤 했는데 기사에서 발췌한 내용에 의견을 붙인 글입니다.
다시 읽어도 좋은 글이며 한 번 더 꼭꼭 씹어서 삼키고 싶은 주제라 공유해요. 제 기억에 아래에 언급된 아나운서는 KBS 아침마당의 터줏대감이었던 이금희 아나운서였던 것 같아요. 저 역시 살집이 있는 편이고 워낙 고무줄 체질이라 패션지에 몸담고 있으면서 끊임 없이 운동을 하고 동시에 스트레스도 꽤 많이 받곤 했는데요. 겉으로 보이는 외모에 대해 탈코르셋 운동도 일어나고 있지만 결국 나 자신이라는 브랜드는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관해 조금 더 깊이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나만의 매력 탐구와 자존감을 위해!
루키즘(lookism) 시대, 외모로 판단한다?
첫 만남에서 상대에게 호감을 주는 사람이 성공의 열쇠를 거머쥐는 시대가 왔다. 그래서 요즘 많은 사람들이 비싼 컨설팅 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자신의 이미지를 바꾸려고 노력한다. 최근 방송을 통해서 보면 ‘선풍기 여자’로 대표되는 성형중독이 이슈가 되고 있다. 물론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들도 자신의 외모를 가꾸기 위해 성형을 선택하고 있다고 한다. 가히 성형 1위 국가답다.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는 ‘루키즘(lookism)’ 시대.
과거에는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이 성별, 종교, 학벌, 지위였다면 이제는 외모로 판단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유명 여성 아나운서의 비만과 관련된 토론이 인터넷에서 이슈가 된 적이 있다. '전문 방송인으로서 자기관리를 너무 소홀히 한다’는 것이 문제의 발단이었다. ‘전문가로서 능력을 갖추면 되는 것이지 외모가 무슨 문제냐’ ‘외모 지상주의가 판치는 이 시대에 자신의 색깔을 끝까지 고수해 달라’는 등 많은 문제가 제기되었다. 결국 그녀는 건강을 이유로 감량을 감행 이미지 변신에 성공하였다. 이 문제를 놓고 한 부류의 네티즌들은 체질이 다른 타인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의 인식에 실망했다고 하였다. 그리고 루키즘 시대를 당당히 맞서서 ‘자신만의 아름다움’으로 성공의 이미지를 심어주지 못한 그녀의 선택에 또 한 번 실망하는 것을 보았다. 물론 여성 리더로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자기관리를 하면서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타인에게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은 인정해야 할 것이다.
반면 우리에게 잘 알려진 방송인 중 오프라 윈프리를 한 번 보자.
그녀에게 방송인으로서 왜 살을 빼지 않느냐고 했다면 과연 어떤 현상이 벌어졌을까? 물론 우리와는 문화가 다름은 인정하지만. 그녀는 특유의 입담과 빠른 상황 대처능력 그리고 사람의 마음을 스캐닝 하는 탁월한 능력 등 방송인으로서의 3박자를 다 갖춘 스페셜리스트. 그녀가 방송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외모가 절대 아니었다. 오히려 자신의 외모의 단점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당당하게 맞섰다. 자신의 능력과 열정, 그리고 인간적인 매력 등의 강점을 오히려 부각시켰다.
아마도 이런 당당한 자신감에서 나오는 아름다움이 시청자들을 매료시킨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과연 사람의 아름다움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지금은 퍼스널 브랜드 시대
외모 지상주의라는 말은 그다지 긍정적인 용어는 아닌 듯싶다. 아름다움의 표본이 되고 있는 연예인을 보면 얼굴이 비슷하여 누가 누군지 구분이 잘 되지 않는다. 성형을 통해 누구처럼 해달라는 주문 때문이리라. 위 사례에서처럼 두 사람의 방송인들의 성공요소에서 보면 반드시 외모로만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은 퍼스널 브랜드 시대다. 이것은 개인마다 강한 개성을 갖고 있으며, 개인의 독특성을 인정해야 함을 얘기하고 있다. 그렇다면 성공인들은 어떻게 자신만의 독특한 이미지, 브랜드를 만들어 가는 것일까?
첫째로, 외모 약점을 강점으로 바꾸어라
위 글에서 얘기했듯이 루키즘 시대를 맞아 많은 사람들이 ‘누구 연예인처럼 고쳐주세요’라고 하면서 성형을 한다. 하지만 단순히 예쁘고 잘생긴 조각 같은 외모는 빨리 질린다. 그러므로 자신이 약점으로 생각하고 있던 것들 중에서도 그 독특성을 높이 평가하여 그 약점조차도 강점화하라. 즉, 외모에 자부심을 갖자는 것이다. 잘 알려진 네모공주 박경림을 보면 오히려 네모난 얼굴 때문에 뜰 수 있었던 것 아닌가. 입담 좋은 김제동, 느끼하게 생긴 리마리오 또한 마찬가지다. 오히려 약점을 자신의 브랜드 이미지로 승화시킨 좋은 케이스들이다. 이들은 자신의 별난 외모에 자부심을 갖는 사람들이다.
둘째는, 이 별난 자부심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라
커리어 플래닝 백서에서 말했던 핵심 역량을 보유해야 한다. 김제동은 자신의 핵심 역량인 ‘입담’을 활용한 브랜드 마케팅을 펼친다. 바로 ‘김제동 어록’을 만들어서 배포하는 것. 여러분도 한 번쯤은 그의 어록들을 통해 행복을 나누었을 것이다. 리마리오 역시 느끼한 외모에 목소리나 얼굴 표정까지 느끼함으로 철철 넘치는 이미지를 연출하여 성공했다. 즉, 자신의 약점을 개발하되, 그것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컨덴츠를 개발해야 한다. 박경림은 잘나가던 시절에 단호하게 ‘미국유학’을 선택하여 능력을 한 단계 업 시키는 일에 주저하지 않았다.
셋째는, 태도를 반듯하게 하라
사람은 언어보다 비언어적인 메시지에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보디랭귀지가 차지하는 비율은 55%, 말하는 방식은 38%, 그리고 말의 내용은 7%라고 한다. 즉, 말 그 자체보다는 98%가 그 사람이 행동하는 태도에 의해 메시지가 전달된다는 것이다. 태도는 의식적으로 취하기보다는 무의식적으로 취할 때가 많기 때문에 정확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도구가 된다.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제스처나 행동 하나하나가 곧 우리의 심리상태를 고스란히 담고 있으므로 무의식을 다스릴 수 있는 반듯한 심성을 가꾸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넷째는, 내면의 아름다움, 인간적 매력을 가져라
내가 알고 있는 한 직장 여성은 짧은 직장생활에도 불구하고 대단히 다양한 직무 커리어를 갖고 있었다. 대기업에서 쉽지 않은 직무이동이었다. 그녀는 외모에서 자신감이 넘쳤다. 그녀는 이미 자신의 미래, 즉 회사 내에서 성장하는 커리어 모형을 이미 설계해 놓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녀는 그 회사의 핵심인재였다. 내가 그녀에게 대단한 매력을 느낀 것은 그녀가 똑소리 나고 일 잘해서가 아니었다. 대부분 똑소리 나고 일 잘하면 자기 기만에 빠져서 동료 직원들로부터 왕따를 당할 수 있는 확률이 높다. 그런데 그녀는 매우 겸손하여 주변인들로부터 많은 호감을 갖고 있었다. 시대가 변했다고는 하나 예나 지금이나 업무능력으로 인정받고 주변인에게 늘 배려하는, 겸손한 모습의 인재가 기업이 찾는 최고의 인재들임은 변함이 없다.
다섯째, 삶에 대한 열정을 가져라
장애인 복지 기관에 사회복지사로 근무하고 있는 후배를 길에서 우연히 만났다. 그녀는 초등학교 때부터 어려운 사람을 돕고 사는 것이 꿈이라고 했고 대학도 사회복지학과를 지원하여, 지금 그 꿈을 실현하고 있다고 하였다. 옷차림은 수수했으나, 화장기 없는 얼굴과 눈빛은 살아 생기가 넘쳤다. 그녀와 얘기를 나누는 동안 나는 궁금증을 참을 수 없어 물었다. ‘줄곧 느껴지는 이 따뜻한 카리스마는 어디서 나오는 것이니?’라고. 그녀는 대답 대신 배시시 웃었다. 그 웃음은 꿈을 실현시켜 나가는 ‘열정’이라고 답하고 있었다. 열정을 가진 사람은 매사에 자신감 있고 당당하다. 그래서 그 사람 자체가 아름다운 것이다.
그녀는 화려한 화장을 하지도 않았고, 남 앞에 잘난 척 나서지도 않는다. 그녀는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는 따뜻한 카리스마를 자신의 브랜드 이미지로 만들어 가고 있었다.
이 글을 언급한 이유는 에디터는 콘텐츠를 기획하고 글을 쓰는 업무도 있지만 실제로 사람을 굉장히 많이 만나는 직업입니다. 게다가 패션지라면 내 얼굴이 결국 매체이기 때문에 자기관리와 애티튜드에 관해 관심을 가지고 늘 긴장해야하는 것이 사실입니다.(오프라 윈프리의 'O매거진'도 아마 다른 기준의 퍼스널 이미지가 있겠죠.) 잡지사도 회사이기 때문에 영화 속 패션지 에디터처럼 화려한 명품 옷을 두르거나 아찔한 킬 힐을 신고 풀 메이크업으로 출근하지 않습니다. 다만 자신만의 감각적인 스타일과 위에 다섯 가지 덕목이 갖춰졌을 때 더욱 빛을 발하겠죠. 결국 '매력적인' 사람이 하는 일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