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어떤 사람들에게 편안함을 느끼나요?

당신과 나의 거리감에 대해서

팀에 새로 배치된 신입사원 C는 어딘가 겉도는 듯한 사람이었다. 그는 조금은 낯을 가리고 수줍어했으며, 그다지 열정적이어 보이지도 않았다. 외향적이고 야심이 가득한 사람들이 많은 업계 특성상 그와 같은 느낌을 주는 사람은 흔하지 않다. 그가 소위 '모두가 탐을 내는 신입사원’은 아니었지만 내가 그의 사수를 자처한 이유는 그런 그에게서 묘한 동질감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그를 처음 본 날 함께 점심을 먹으러 간 자리에서도 자신의 식사를 자신이 계산했고, 묻는 말에는 친절히 대답했지만 묻지 않은 말은 굳이 꺼내지 않았다. 그와 나는 전혀 다른 영역에서의 삶을 살아온 사람이었지만 우리의 삶의 궤적은 깜짝 놀랄 만큼 비슷했고, 여전히 거리감을 보이는 그가 나에게 조금 더 편안함을 느끼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렇게 물었다.

어떤 사람들에게 편안함을 느끼나요?

1. 상대가 편안함을 느끼는 지점을 알 수 있다
2. 내가 상대에게 편안한 사람인지 알 수 있다
3. 상대의 대인 관계를 짐작할 수 있다

그는 조곤조곤한 말투로 자신과 예민함의 정도가 비슷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예민함'이라는 단어가 직장에서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점을 감안했을 때, 나는 그가 처음 보는 직장 상사에게 너무 많은 속내를 드러낸 것을 후회하는 것은 아닐지 염려했다. 하지만 그는 이전과 같은 표정으로 자신은 예민한 사람이기에, 예민함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편안하다는 말을 덧붙였다.

예민함의 정도가 비슷한 사람은 편안하다. 나의 언행이 혹여 누군가를 불편하게 만들지는 않을까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사이. 상대는 기억하지 못하는 행동에 나의 밤이 길게 느껴지지 않는 사이. 같은 상황을 받아들이는 첨도가 비슷한 사이. 상처 주고자 하지 않았으나 상처 입는 사람이 없는 사이.

그는 그래서 이 곳이 편안하지 않다고 이야기했다. 자신은 예민한 사람이고, 자신의 강점은 예민함이기에 지극한 무던함을 요구하는 이 곳이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곳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렇기에 그는 이제 겨우 입사 3개월 차이지만, 벌써 이직을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는 그는 비록 예민할지언정 단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런 그를 알아볼 수 있었던 나는 어쩌면 예민한 사람을 발견해내는 촉수가 발달한 사람이라고, 그렇기에 그들과의 유대 속에서 살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