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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마실 Sep 19. 2023

저녁형 인간의 반란

태도를 바꾸고 바로 실행에 옮기기

태도를 바꾸고 바로 실행에 옮기기


평소 시간에 대한 자유도가 높았던 나는, 시간을 소중이 생각할 줄 모르는 시간 소비자였다. 그러다가 문득 한 권의 책을 읽으면서, 나는 시간을 바닥에 버리는 '시간 소비자'였구나 라는 생각으로 내 머릿속이 가득 채워졌다. 내가 2년이 되도록 제자리걸음이었던 이유를 한 순간에 알게 됐다. 나는 저녁형 인간 중에서도,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없었던 피폐한 저녁형 인간 이었던 것이다.


나는 2년 정도의 과거를 돌아보며, 한숨 섞인 마음과 용감해지기로 결심한 마음이 뒤섞이며, 혼란이 오기 시작했다. 혼란이 지속되면서 정리될 생각들이 뿔뿔이 흩어지기 시작했다. 시간이 흐르자 결국 용감해지기로 결심한 마음이 승리를 했는지, 나에게서 나가자고 반응했다. 그랬다. 나는 쉬는 날이면 항상 저녁형 인간으로서 새벽 3시 즈음에 잠을 자고, 오후 1시 즈음에 느지막이 일어나서 설렁설렁 일하다가, 다시 누워서 드라마를 시청했던 그때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 마음이 더 강했던 것이다. 나는'시간 활용자'가 되고 싶었다.


조금 어색하지만 무거운 몸을 붙잡고 베개에서 머리를 땠다. 오전 7시였다. 물론 잠은 아직도 새벽 2시에 잤다. 5시간의 부족한 수면이었지만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 싶은 마음으로,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잠을 청했다는 뿌듯함이 가득했다. 미지근한 물 한잔을 마시며 잠을 깨고, 세수를 하고 스 킨과 로션을 바르면서 밖으로 나갈 준비를 했고 오전 8시에 밖으로 나갔다. 24시간 중에 15시간은 미디어와 전자기기에 노출되어서 내 마음을 요동치게 방해한다는 생각으로 나는 휴대전화와 모든 전자기기를 집에 두고 나왔다. 일단 오늘의 목표는 30분 정도 걷기 산책이었다.


모든 게 어색했지만 일단 밖으로 나왔다. 해가 떠있는 아침, 사람들의 분주한 출근소리,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카페들, 어린아이들의 등굣길, 아침부터 오픈하는 가게들, 오랜만에 목격하는 장면들이다. 오래전 아침형 인간인 나를 떠올리면서 집에서 가장 멀리 있는 상가의 커피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일단 걸으니까 잡생각이 없어졌고, 내 복잡한 머릿속 생각들은 스스로 없어지거나 정리가 되는 느낌이었다. 곧 카페에 도착하고 나는 아이스커피를 주문하고 테이크아웃을 했다. 24시간으로 운영되는 카페였기 때문에 사람들이 많았고, 그만큼 오랫동안 기다려야 한다.


테이블에 혼자 앉은 나는 양손이 가볍다는 것은 금방 알아챘다. 어색했다. 내 양손은 어쩔 줄 모르며, 바지주머니를 훔치고, 괜히 아무것도 묻지 않은 티셔츠만 못살게 했다. 어색했던 손들이 조금은 진정이 됐는지, 나는 이 시간에 카페에 오신 분들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들은 모두 단정한 차림새와 활력 넘치는 얼굴을 띄고 있었다. 간단한 츄리닝과 슬리퍼를 신고 온 나와는 상반됐다는 것을 스스로 느꼈는지 조금은 부끄러웠다. 그렇게 생각해 낸 것이 '내일부터는 적어도 운동화를 신고 나와야겠다'였다. 커피가 나왔고 나는 즉시 밖으로 나가서 집으로 걷기 시작했다.


집에서 카페까지는 왕복으로 50분 정도 걸렸다. 나는 아침 걷기 운동을 통해서 생각을 정리하고 다시금 나태해진 태도를 바꿔보려고 강제적인 수를 썼지만 솔직히, 50분 정도의 걷기 운동으로는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은 것이 지금 나에게는 단점보다는 장점이 더 많았다. 걷기 운동이 복잡했던 생각들을 아예 없애주는 치유를 도왔다. 집에 도착하기 10분 전 즈음에는 아무 이유 없이 기분이 좋았다. 내일 또 이런 시간을 갖고 싶어졌다.


5시간 수면으로 피곤한 몸을 이끌고 평소에 하지도 않던 아침 걷기를 또 하고 싶어 졌다. 내가 미친 걸까? 나는 지금의 내 모습에 나태함을 느끼고 세상에서 살아남고 싶었다. 이렇게 하나씩 태도를 바꾸고, 바로 실행에 옮긴다면 나도 지금보다 더 나은 내일을 만들 수 있는'시간 활용자'가 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살아보려고 한다. 그래서 이 글은 내가 실행에 옮기고 있음에 대한 증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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