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1.03-05, D3 Impact Nights
11월 3일-5일, 2박 3일의 알찬 시간
100명의 임팩트 투자자와 기업가
아름다운 섬 제주
글로벌과 아시아를 잇는 임팩트 투자 포럼
국내 투자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또 하나의 걸음
D3쥬빌리에서 진행한 글로벌 임팩트 투자 포럼, D3 Impact Nights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제가 현재 펠로우로 근무하고 있는 D3쥬빌리는 글로벌 임팩트 투자 기관으로서, 한국뿐 아니라 미국 및 개발도상국에서 활동하는 벤처들에 투자를 해왔습니다. 임팩트 투자자들의 글로벌 네트워크 모임인 Toniic의 멤버이기도 한 D3쥬빌리는 2011년 설립된 이래 국내외에 걸쳐 쌓아온 경험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첫 번째 D3 Impact Nights를 개최했습니다.
북미 및 유럽을 중심으로 한 포럼, 컨퍼런스 등은 많지만 아시아의 임팩트 투자 현황을 소개하고 논의하는 자리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또한 아시아와 글로벌 투자자들이 만나서 서로의 노하우를 공유하고 네트워크를 확장할 수 있는 기회도 많지 않습니다.
이번 D3 Impact Nights는 국내에 점점 확산되고 있는 임팩트 투자에 대한 관심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던 자리이자, 앞으로 임팩트 투자 생태계에 국경을 넘는 더 깊은 소통과 교제의 장이 필요함을 느낀 자리였습니다. 펠로우십 기간 동안 이렇게 뜻깊은 행사의 구성원으로 함께 준비하고 만들어갈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어 감사했습니다.
D3 Impact Nights의 묘미 중 하나는 바로 외국에서 초청된 연사들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국내 행사에서는 쉽게 만나기 어려운 임팩트 투자자와 투자 기관들의 이야기는 임팩트 투자를 둘러싼 많은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귀중한 자산이었습니다.
우선 KL Felicitas Foundation (KL 펠리시타스 재단)의 설립자인 리사 (Lisa)와 찰리 클라이스너 (Charly Kleissner) 부부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대표 임팩트 투자자로서, 임팩트 투자를 널리 알리고 활성화하는데 많은 역할을 하고 있는 롤모델입니다. 부부는 임팩트 투자자들의 네트워크 모임인 Toniic의 설립자이기도 합니다.
실리콘밸리에서 여러 스타트업을 거쳐 백만장자가 된 부부는 갑자기 생긴 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였습니다. 자신이 번 돈이기 때문에 갖고 싶은 것, 사고 싶은 것에 쉽게 소비할 수 있었을 텐데, 돈의 의미를 차근히 되새겨 본 것이지요. 그리고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일에 돈을 사용하기로 결정합니다. 그런 마음으로 시작한 것이 임팩트 투자였고, 지금은 더 많은 사람들이 임팩트 투자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재단 운영뿐 아니라 강연, 저술 등의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습니다.
클라이스너 부부 외에도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임팩트 투자 및 소셜벤처 중간지원 기관에서도 참석을 하였습니다. 그중 세 곳을 소개드리려고 합니다.
Unitus Impact는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 주민의 삶을 개선하는 벤처 투자의 가능성을 증명하며 여러 투자자와 자본을 이 분야로 유치하고 있는 벤처 캐피털 기관입니다. 하노이, 자카르타, 샌프란시스코 등에 지역 사무실이 있습니다. Unitus Impact는 특히, 시장의 공급망 체계와 유통 채널에서 발생하는 비효율성과 불평등을 해결하여 빈곤 노동자들의 삶을 개선하는 벤처에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지역적으로는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 빠른 성장 가능성을 보이는 아시아의 개발도상국에 집중합니다.
Unitus Impact가 투자한 회사들도 이번 포럼의 세션 발표를 위해 제주도를 방문했습니다. 바로 Micro Benenfits와 Vasham이라는 회사입니다. Micro Benefits는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소셜 벤처로, 이 회사의 모바일 플랫폼은 근로자들의 근무 환경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근로자들의 역량 개발을 위한 게임 스타일의 애플리케이션, 근로자들이 서로 대화를 나누고 네트워크킹을 할 수 있는 소셜미디어, 월급/출결/보험 등 인사관리와 관련된 데이터를 관리하는 툴 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Vasham은 인도네시아 농가와 농부의 지속가능한 삶을 위해 노력하는 사회적 기업으로, 농부들에게 땅, 건물, 농기계 대출을 해주어 농사에 필요한 자원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농부로서 성장할 수 있는 트레이닝 기회를 제공합니다.
ANDE는 개발도상국 내에 기업가 정신을 촉진하는 글로벌 네트워크입니다. 현재 150여 개 국가, 260개의 멤버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ANDE의 멤버들은 비영리 투자 펀드, 역량개발 기관, 리서치 및 학계, 재단, 기업 등 다양합니다.
ANDE의 멤버들은 ‘작고 성장하는 비즈니스 (Small and growing businesses: SGBs)’에 재무적, 비즈니스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SGBs는 직원 수 기준으로 5명에서 250명, 필요한 성장 자본을 기준으로 USD 2만에서 200만 규모의 비즈니스를 의미합니다. 이들은 일자리를 만들어내며, 장기적으로 경제적인 수익뿐 아니라 환경적, 사회적 혜택 역시 만들어내기 때문에 개발도상국과 해당 국가의 주민들을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줍니다. ANDE는 SGBs가 개발도상국에서 만들어낼 성장 잠재력을 믿고 이들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ANDE 홈페이지를 통해 개발도상국의 SGBs 현황 및 업계 흐름에 대한 리서치 자료들을 제공하고 있어, 더 많은 주체들이 SGBs에 임팩트 투자를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줍니다.
IIX는 아시아를 중심으로 임팩트 투자와 관련된 여러 활동을 수행하고 있는 기관입니다. IIX의 설립자인 Durreen Shahnaz는 미션과 사명을 가지고 운영되는 소셜 비즈니스가 성장에 필요한 자금을 유치하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경험한 후, ‘자금’과 ‘개발’을 연결하는 IIX를 설립합니다.
이에 IIX는 임팩트 투자자 또는 기관들이 좋은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자문 역할을 하거나, IIX Growth Fund를 통해 직접 임팩트 기업들에 투자를 하기도 합니다. 또한 Impact Academy, IIX Impact Institute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임팩트 투자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스타트업, 대기업, 가족 재단, 중간지원기관, 대학교, 투자자 등 총 111명의 참석자들이 D3 Impact Nights를 풍성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빡빡한 포럼 일정에도 매일 밤, 와인과 함께 서로의 경험을 나누는 네트워킹 시간은 쉬이 끝나지 못했습니다.
짧은 2박 3일의 시간이었지만, 어떻게 해서 임팩트 투자를 시작하게 되었는지와 같은 개인적인 이야기에서부터 임팩트 투자 펀드의 운용, 시중 은행의 역할, 임팩트 기업들의 역량 강화 등 투자를 둘러싼 실질적인 사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가 포럼을 가득 채웠습니다. 또한 이번 포럼에서는 4가지 섹터를 선정, 각 섹터 안에서 활동하고 있는 기업가들의 이야기를 듣는 세션도 마련되었습니다. 선정된 섹터는 교육, 공급망 체계, 헬스케어, 클린 에너지입니다. (각 섹터 별로 초청된 기업가와 기업의 소개는 이곳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이번 D3 Impact Nights의 미디어 파트너였던 조선일보 공익섹션 더나은미래는 8가지 주요 장면으로 포럼 내용을 간단히 정리했습니다.
#1 “나는 ‘어쩌다’ 임팩트 투자자가 되었나”
#2 “어느 날 ‘미션’이 내게로 왔다”
#3 임팩트 펀드매니저, “우리도 투자로 돈 번다, 보람은 덤”
#4 “사회적 미션에 ‘기술’이 더해질 때”
#5 “시중 은행에서도 ‘임팩트 투자’가 가능할까”
#6 “임팩트 투자 생태계, 빈 부분을 논하다”
#7 “돈과 임팩트 사이, 기업의 존재 이유”
#8 “아시아 임팩트 투자 지형을 묻다”
자세한 내용은 각각의 기사에서 확인해보실 수 있습니다.
국내외 혁신 기업가, 투자자 100인, 제주서 '임팩트 투자'를 말한다
실리콘밸리 출신 기업가가 아이티에서 물 사업 벌인 이유는?
[Cover Story] 백만장자가 된 부부... "우리는 임팩트 투자에 올인하다"
전 세계 투자자, 기업가 100명의 뜨거웠던 순간을 돌아보다
저는 이번 포럼을 통해 다시 한번 임팩트 투자가 갖는 의미와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The investments we make today are shaping the world we live in.
(우리가 오늘 수행하는 투자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를 만든다.)
이번 포럼 슬로건입니다. 이 슬로건이 의미하는 것처럼 투자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자본이 세상에 영향을 끼치는 방향을 ‘탐욕’이 아닌, ‘가치’로 변경할 수 있다면, 자본을 사회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이 아니라 그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우리 사회는 조금씩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할 수 있습니다.
또한 투자 수익을 희생하지 않고도 사회적 임팩트를 동시에 달성하는 투자 성공 사례들이 수치로 증명되고 있습니다. 임팩트 투자가 여전히 가지고 있는 선입견과 오해를 해소하고 더 많은 금융 기관과 자본가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를 가시화하는 임팩트 측정 방법들도 고도화되고 있습니다. 생소하고 미성숙했던 임팩트 투자 생태계가 점점 조금씩 발전하고 있음을 느낍니다.
이렇게 하나씩 하나씩 만들어지는 시작의 씨앗을 토대로 성공의 열매가 빨리 맺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임팩트 투자가 어려운 일이 아님을, 그리고 투자를 고려할 때 지역 사회에 끼치는 환경적, 사회적 영향을 평가하는 것이 당연한 일임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D3 Impact Nights는 그러한 열매들을 소개하고 확산하는 중요한 매개체가 되리라 믿습니다.
많은 참가자들이 이번 포럼을 통해 국내 임팩트 투자 생태계 방향성에 대한 통찰과 영감을 얻을 수 있었다는 평가를 해 주셨습니다. 다양한 경험,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임팩트 비즈니스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임팩트 투자와 소셜 비즈니스. 도대체 임팩트와 소셜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투자와 비즈니스라고는 하지만 정말 재무적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길인지 등 직관적으로 한 번에 설명하기 어려운 개념들이기에 좋은 의미를 가지고 있음을 알면서도 행동으로 옮기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이번 포럼을 통해 만들어진 커뮤니티는 투자와 비즈니스를 통해 세상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고 싶다는 생각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끌어내는 첫걸음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11월의 제주는 내년에도 계속될 예정입니다. 앞으로 제주에서 만들어질 또 하나의 걸음은 무엇일지 많이 기대됩니다. D3쥬빌리의 D3 Impact Nights, 내년에 더 많은 분들과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