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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ra Jun 11. 2016

Investor Cafe에서 만난 3가지

* 본 글은 2016.06.01 D3쥬빌리 블로그에도 작성된 글입니다. (링크: D3 쥬빌리 블로그)



투자에 있어서 중요한 일 중에 하나는 성장 가능성을 갖고 있는 회사를 발견하는 일일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더 좋은 회사를, 더 빠르게 발견하고 만날 수 있을까? 하루가 다르게 많은 비즈니스 모델이 개발되고 회사가 만들어지는 가운데, 보석이 될 만한 원석을 찾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다른 투자자들로부터 추천을 받기도 하고, 포트폴리오 회사의 기업가들을 통해 소개를 받기도 합니다. 임팩트 벤처와 관련된 컴피티션에서 수상한 회사들을 살펴보기도 하구요. (e.g. Global Social Venture Competition은 1999년 UC Berkeley MBA 학생들에 의해 설립된 대회로, 최종 선발된 소셜 벤처에게 멘토링, 언론 홍보, 상금을 제공합니다. D3의 포트폴리오 회사 중 하나인 트리플래닛이 2011년 3위에 입상했었지요.) 또는 엑셀러레이터들의 프로그램을 수료한 회사들의 데모데이에 참여해서 기업가의 발표를 듣고 그들의 서비스와 상품을 직접 경험해보면서 회사를 발견하기도 합니다.


지난 5월 12일, D3팀은 The Points of Light Civic Accelerator Investor Cafe라는 행사에 참여했습니다. 저희의 투자 분야 중 하나인 ‘포용적 재무 서비스 (inclusive finance)'와 관련된 회사들과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자리였기 때문입니다. The Points of Light Civic Accelerator (이하 Civic X)는 PwC Charitable Foundation과 Starbucks Foundation의 지원으로 설립되었고,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초기 단계의 for-profit, nonprofit 벤처들에 교육과 투자금을 제공하는 엑셀러레이터입니다. 주요 섹터는 Economic/Community Development, Education, Environment, Tech-for-good이며, 10주간의 교육을 통해 각 벤처들이 투자 기회를 찾고 자신의 소셜 임팩트를 scale up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2016년 봄까지 7번의 cohort를 진행, 74개의 벤처가 졸업했습니다. 


이번 행사는 다양한 기업가를 만나고 투자할 만한 회사들을 알아볼 수 있는 자리이기도 했지만 세 가지, 제 기억에 남는 신선한 요소들이 있어 함께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1. Inclusive Finance와 관련된 키워드  


이번 cohort 7의 벤처들이 다룬 사회 문제는 “How might we accelerate technology adoption & financial inclusion for all to succeed in the digital economy?"입니다. 이 아젠다 안에서 각 벤처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을까요? 총 13개의 벤처들을 만나면서 눈에 띄는 키워드는 바로 Financial literacy를 높이는 교육과 신용이 없는 사람들에게 신용을 부여하여 더 많은 금융 혜택의 기회를 얻게 하는 Credit management였습니다. 몇 가지 회사를 간단히 소개드리면,


* eCredable - For-profit (http://www.ecredable.com)

eCredable은 AMP Credit Rating이라는 자체 시스템을 통해 신용 등급이 없는 사람들에게 신용 등급을 평가, 제공하는 회사입니다. 매 월 내고 있던 전화, 인터넷 서비스, 전기, TV, 물 등의 비용 지급 히스토리를 바탕으로 신용 점수를 매겨 등급을 제공하고 그 등급으로 집, 자동차 대출 심사 시 활용할 수 있도록 합니다. 매 월 밀리지 않고 꼬박꼬박 생활과 관련된 비용을 냈다면 그것으로 충분히 어느 정도의 수입이 있다는 것이 입증이 되고, 책임감을 갖고 자신의 재정 상태를 관리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충분히 현재 신용 시스템의 대체제가 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지요. 더불어 AMP Credit으로 대출 심사를 할 수 있도록 여러 회사들과 파트너십을 맺어서 eCredable을 사용하는 고객들이 실제로 돈을 대출받을 수 있는 기회를 연결하고 있습니다.


* LearnLux - For-profit (http://learnlux.com/)

LearnLux는 밀레니얼 세대들이 온라인 강좌를 통해 개인 자산 관리 스킬을 배울 수 있는 컨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입니다. 기본적인 은행 업무 처리부터 은퇴 후 자산 계획, 보험, 신용 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수업을 들을 수 있는데, 단순히 교육 컨텐츠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나이, 목표, 기대하는 바, 자산 현황 등에 대한 정보를 넣으면 개인화된 가이드를 받을 수 있고 여러 가지 금융 상품을 연계하여 보여줌으로써 필요한 행동을 바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합니다.


* Benefit Kitchen - For-profit (http://benefitkitchen.com/)

Benefit Kitchen은 정부,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제공하는 경제적 지원이나 혜택을 어플을 통해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입니다. 사는 곳, 소득 수준에 대한 정보를 기입하면 그에 맞게 Health, Food, Childcare, Education 등에서 할인이나 보조를 받을 수 있는 여러 제도를 알려줍니다.


금융 혜택의 기회를 얻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은 정보와 신용입니다. 나의 재무 현황을 비추어 볼 때 어떤 금융 상품이 도움이 되는지, 특정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자격 조건이 되는지, 어려운 용어로 표현되어 있는 금융 정보들 속에서 나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골라내는 일도 어렵고, 그 정보조차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조금 더 나은 삶을 위해 집, 자동차, 교육의 기회를 갖고 싶어도 돈이 없어서, 돈을 빌릴 수 있는 조건이 되지 못해서 그 기회를 취득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지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혜택으로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보의 장벽, 신용의 장벽으로 그 혜택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지 않습니다. 오늘 만난 회사들은 그런 장벽들을 무너뜨리고 모두가 금융 혜택의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누구나 새로운 삶을 계획하고 한 단계 한 단계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되지요.  


이 외의 다른 회사들에 대한 정보가 궁금하시다면, 링크를 클릭해 주세요! (2016 Spring, Cohort 7 정보


2. 영리와 비영리의 구분을 두지 않는 투자


엑셀러레이터의 투자자 초청 행사라는 이 행사의 특성을 보면, 당연히 지분 투자가 가능한 for-profit 회사들만이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투자자와 만나는 이 자리에 비영리단체는 어울리지 않는 손님이지요. 하지만 13개의 전체 참여 회사 중 6개의 회사가 nonprofit의 형태였습니다. nonprofit이든, for-profit이든, 자신의 사업 모델이 사회 문제 해결에 가장 큰 임팩트를 줄 수 있다고 생각되는 벤처의 형태를 설정하고, 이런 다양한 형태의 벤처들이 scale up할 수 있도록 투자를 하는 일이 바로 임팩트 투자자이자 엑셀러레이터인 Civic X의 역할이었습니다. Civic X는 엑셀러레이팅 교육 프로그램이 종료되는 시점에 2개 벤처를 선정해서 각각 $50,000을 투자하는데, for-profit의 경우 8% convertible debt note로, nonprofit의 경우 수익을 share하는 형태로 진행합니다. 모든 수익은 향후에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벤처들에게 재투자하는데에 쓰이구요.


nonprofit이라고 하면 수익 사업을 절대 할 수 없고, 외부로부터 투자를 받을 수 없으며, 기부받은 후원금은 조직의 운영보다 오로지 사업에만 써야 한다는 제한된 시각이 많이 안타까웠었는데, Civic X의 접근 방법을 보면서 nonprofit도 벤처로서 지속가능하게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새로운 투자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비영리 단체’, ‘소셜벤처’, ‘사회적 기업’, ‘스타트업’, ‘비영리 스타트업’ 등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기업을 표현하는 단어는 참 많습니다. 그러나 무엇으로 표현되든 모든 형태의 벤처는 스스로 자생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힘을 가져야 하며, 이를 위한 투자의 기회, 피드백의 기회, 시장에 나가 경쟁할 수 있는 기회를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형태에 구분을 두지 않고 미션과 임팩트를 보고 투자하는 생태계 안에서 보다 큰 혁신이 일어날 수 있지 않을까요.


3. 기업가와 투자자 간의 커피숍 대화


오늘 이 행사에는 벤처 대표들의 프레젠테이션 발표가 없었습니다. 다만, 13개의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투자자, 벤처 자선가, 기업사회공헌 전문가 등 금전적, 비금전적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이 그룹으로 각 테이블에 앉아 있으면, 각 벤처 대표와 팀원들이 테이블을 방문, 7분이라는 시간 동안 대화를 시작합니다. 그래서 오늘 행사 이름이 Investor Cafe였었지요! 7분 간의 '소개팅’ 시간을 통해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은 각자 서로를 소개하고 질문과 답변을 이어갑니다. 화려한 발표 자료에 현혹되기 쉬운 일대다 형태가 아닌, 가까운 거리에 앉아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보며 이야기하는 커피숍 세팅은 누구에게나, 참석자 모두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줍니다. 100명 이상의 참석자가 모이는 발표 자리에 가보면, 발표가 끝난 후 많은 사람들이 몰려 원하는 질문을 하지 못하고 나오는 경우도 많고, 발표자도 어떤 사람이, 왜, 관심을 갖고 자신에게 질문했는지 알지 못한 채, 대답에만 급급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행사 포맷은 각 벤처를 공평하게 만나고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자, 투자자도 예외 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해야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사진 출처: https://civicxspring2016investorcafe.splashthat.com)


창업가와 투자자의 투자 유치 과정을 연애, 결혼의 과정에 비유해 표현하기도 합니다. (참고: 스타트업이 알아야 할 결혼과 투자의 10가지 공통점투자건 결혼이건, 중요한 것은 관계다) 마음에 맞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 미팅과 소개팅 자리에 참석하고, 서로의 가치관과 관심사를 알기 위해 데이트를 하고 관계를 형성합니다. 하지만 서로에게 맞는 상대를 만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성향과 원하는 바를 잘 이해하고 표현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창업가와 투자자도 마찬가지이지요. 창업가는 자신의 비즈니스를, 투자자는 자신의 투자 철학에 대해 잘 알고 표현해야 합니다. 우리가 투자하고 싶은 분야와 회사의 특징은 무엇인지, 투자 대상을 평가하는 기준은 무엇인지, 이 투자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는 무엇인지, 투자자로서 포트폴리오 회사들에게 줄 수 있는 가치는 무엇인지 등등. 그렇지 않으면 이러한 '소개팅’ 자리에서  좋은 회사를 만나기 어렵고 만나더라도 그 회사를 놓치게 될지도 모릅니다.


마지막으로 Investor Cafe에서 만난 또 한가지, 


바로 베이브릿지가 시원하게 한 눈에 보이는 창문 밖 풍경! 기업가와 투자자, 그리고 사회문제와 이를 해결하려는 사람들을 만나게 하고 이어주는 이 행사에 딱, 어울리는 행사 장소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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