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내 방식대로 임팩트 투자 경험해보기!
샌프란시스코에서 social entrepreneurship이나 임팩트 투자와 관련된 행사에 참석하면서, '밀레니얼 세대인 분들 손 들어보세요!', '우리 밀레니얼 세대들은 이러이러하다', '밀레니얼 세대들은 다른 세대와 이러이러한 점에서 다르다' 등의 말을 많이 듣게 되었습니다. 베이비부머, X세대, 밀레니얼 세대 등 세대를 구분하는 용어는 경제 매거진이나 신문에서만 봤던 것 같은데 이렇게 직접 자신을 밀레니얼 세대로 명명하고 그 특징을 이야기하는 모습이 참 신기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저도 밀레니얼 세대네요. :)
그렇다면 밀레니얼 세대는 누구를 이야기하며,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을까요?
골드만삭스에서 발표한 인포그래픽에 의하면, (출처: 링크)
밀레니얼 세대는 1980년과 2000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를 뜻합니다. 미국 내 인구 수로 보면, 약 9천 2백만명으로 다른 세대와 비교했을 때 (X세대: 6천 1백만명, 베이비부머세대: 7천 7백만명)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합니다. 컴퓨터,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에 둘러싸여 성장한 세대 (Digital Native)로, 소셜 미디어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에 능합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저렴하고 품질 좋은 상품을 비교한 뒤 구매하는 성향이 강하고, '소유'가 아닌 다른 형태로 서비스나 상품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습니다. 그래서 공유경제 (Sharing Economy)를 활용한 소비가 이 세대를 통해 발전해 왔지요.
그렇다면 소셜 임팩트, 그리고 투자 관점에서는 어떨까요?
밀레니얼 세대들은 다른 어느 세대들보다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고 목적 의식이 강합니다. 직업을 선택할 때, 물건을 구매할 때 자신의 가치를 일치시키려고 합니다. 돈을 벌고, 사용하는 행위가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를, 변화를 만들어내기를 원하지요.
밀레니얼 세대들은 1990년대의 닷컴 버블, 2008년 금융 위기 등 굵직한 호경기와 불경기를 경험하였습니다. 또한 9/11 테러, 아랍의 봄 (Arab Spring: 2010년 말 튀니지에서 시작되어 아랍 중동 국가 및 북아프리카로 확산된 반정부 시위의 통칭), 이라크 전쟁을 목격했습니다. 문화와 지역을 뛰어 넘는 글로벌 이슈에 노출되었던 것이지요. 이러한 이슈들은 테크놀로지를 통해 더욱 쉽고 빠르게 전파되었고, 나와 함께 살고 있는 동시대의 사람들이 겪고 있는 불평등의 문제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게 되면서 글로벌 커뮤니티에 대한 책임 의식이 자연스럽게 생겨났을 것이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출처: Impact Assets Issue Brief #13, The Millennial Perspective: Understanding Preferences of the New Assets Owners)
그리고 이러한 관점은 '투자'의 행위에서도 드러난다는 것을 여러 리서치 결과를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밀레니얼 세대는 투자라는 행동을 통해 자신의 사회적, 정치적, 환경적 가치를 드러냅니다.
(출처: https://hbr.org/2014/10/impact-investing-needs-millennials/)
또한 모건스탠리의 조사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의 투자자들은 일반 투자자들보다 사회적/환경적 성과를 목표로 하는 펀드나 회사에 투자할 경향이 2배 높다고 합니다.
(출처: Sustainability Through the Eye of the Investor, Feb 27, 2015)
그리고 다른 세대들과 비교해 볼 때 밀레니얼 세대들은 적은 수익 (lower return), 높은 위험 (higher risk)을 감수하더라도 사회적 의미를 달성할 수 있는 곳에 더 투자할 의향도 있구요.
(출처: Why Are Millennials Increasing Demand For Impact Investing?)
하지만, 깊은 관심, 강한 의지와 다르게, 투자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 역시 존재합니다. 글로벌 임팩트 투자자 네트워크인 Toniic에서 발간한 Millennials & Impact investment 리포트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들은 임팩트 투자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으로, 충분하지 않은 지식/정보, 가족들과 재정 자문가의 반대를 높은 순위로 꼽았습니다. 임팩트 투자라는 개념도 생소할 뿐더러 임팩트 투자를 알고 난 뒤 실제로 투자를 하고 싶어도, 어떠한 딜이 존재하고 이 딜을 통해 얼만큼의 재무적, 사회적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지 관련 정보를 얻기 힘듭니다. 또한 가족들과 재정 자문가들에게는 더욱 생소한 개념이기에 전통적인 방식의 투자를 임팩트 중심의 투자로 바꾸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이에, Toniic 리포트에서는 임팩트 투자와 관련된 교육과 행사를 소개해 주었는데 그 중 몇 가지를 골라 공유드립니다.
1. Giving 2.0: The MOOC 강의 (링크)
스탠포드 대학교에서 후원하는 온라인 강좌로, Giving 2.0:Transform Your Giving and Our World의 저자인 Laura Arrillaga-Andreessen가 진행합니다. 본 강좌는 6개의 모듈로 구성되어 있고, 그 중 하나인 Giving with Greater Meaning 모듈에서 Social Impact Investing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Introduction to Philanthropy
Philanthropic Strategy
Nonprofit Selection and Assessment
Taking Stock
Giving with Greater Meaning
Philanthropy - the Never-Ending Gift
2. my-Impact Academy (링크)
my-Impact Academy는 임팩트 투자 관련 리서치 및 컨설팅 회사인 Center for Social and Sustainable Products에서 제공하는 온라인 강의 사이트로, Philanthropy, Venture Philanthropy, Impact Investing 그리고 Responsible Investing 등 네 가지 카테고리의 강의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3. 임팩트 투자 관련 기관들의 Resource
(1) GIIN (Global Impact Investing Network)
GIIN은 임팩트 투자 생태계 구축을 위해 관련 활동을 지원하고 교육, 리서치를 수행하는 기관으로, 홈페이지 내 Knowledge Center에서 섹터 별, 지역 별 다양한 자료를 다운로드 받을 수 있습니다.
(2) Toniic
Toniic은 임팩트 투자자들의 글로벌 커뮤니티로, 멤버들 간에 투자 경험과 레슨, 포트폴리오, 투자 가능한 회사 등의 다양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Toniic Institute에서 리서치 자료를 다운로드 받을 수 있습니다.
듣고, 읽고, 공부하는 방법 외에 직접 임팩트 투자를 해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저 역시 임팩트 투자 기관에서 근무를 시작하면서, 소액이나마 직접 투자를 해 볼 수 있는 방법은 없을지 찾아보았지만 기관 투자자가 아닌 소액, 개인 투자자로서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Kiva라는 소액 대출 플랫폼을 통한 대출이었는데요, 수익을 기대하는 투자의 개념과 다른 '대출'의 형태이지만, 누군가의 꿈과 열정을 위해 제가 가지고 있는 돈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임팩트 투자를 접하는 작은 발걸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Kiva는 소규모 사업가들에게 최소 $25부터 돈을 빌려줄 수 있는 플랫폼입니다. 염소를 키우기 위해, 학교에 가기 위해, 비료를 사기 위해 돈이 필요한 사람이 대출을 신청하면, 기부자는 그들의 사업 계획, 스토리를 보고 원하는 곳에 대출할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 210만명의 사람들이 150만명의 사람들에게 $870.5M의 금액을 대출해 주었고, 97.1%의 상환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상환 받은 대출금은 다시 다른 사업에 대출할 수 있습니다. 여성, 농업, 교육, 편부모 가정 지원 등 다양한 카테고리로 나뉘어져 있어서 원하는 카테고리 안에서 응원하고 싶은 프로젝트를 선정해서 대출할 수 있습니다.
Dreams are universal. Opportunity is not.
Fund a loan, get repaid, fund another.
저는 팔레스타인에 거주하고 있는 Hussam에게 $25의 돈을 대출해 주었습니다. Hussam은 부인, 아들과 함께 살고 있는 28살의 남자로,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릭샤를 구매하기를 원했고 현재 저를 포함한 52명의 lender가 $2,425을 대출해 주었습니다. (Hussam's Story) 저의 대출금은 지난 5월부터 $0.83씩 상환되고 있습니다. 상환 결과에 대한 이메일을 받을 때의 뿌듯함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소액 대출의 과정에 직접 참여하면서,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꿈, 그리고 변화에 대한 열정을 함께 지켜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내가 사용한 돈이 사업의 성공 뿐 아니라 한 가정의 주요한 생계 수단이 되고, 누군가의 더 나은 삶을 위한 교육의 기회가 되었다는 것이 돈을 빌려준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사회적 수익이겠지요.
얼마 전 한국에는 비플러스라는 임팩트 투자 전문 플랫폼이 생겼습니다. 기존 P2P 대출 서비스에 소셜 임팩트를 더해, 소셜 임팩트를 창출하려는 조직과 투자자를 연결하는 곳입니다. 투자를 받고자 하는 조직의 재무 정보 외에 사회적 가치도 분석해 함께 공개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도시양봉가 양성과 도심 내 꿀발 정원 조성을 위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어반비즈서울의 운영 자금과 멤버십 카페인 '컨센터블'의 6호점 개점을 위한 자금을 모집했었는데요, 앞으로 어떤 벤처들이 비플러스와 함께 꿈을 만들어갈지 기대해 보면서, 저도 조만간 이곳을 통해 투자를 해볼까 합니다.
New Asset Owner로서 부상하는 밀레니얼 세대들, 그리고 앞으로 이들이 이끌어갈 임팩트 투자는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 궁금해집니다. 현재의 리서치 결과들은 '밀레니얼 세대들이 갖고 있는 임팩트 투자에 대한 관심과 의향'을 확인하는 것에 머물렀지만, 앞으로 나올 자료들은 실제 사례와 성과를 증명하는 내용이 되겠지요. 그리고 그 다음 세대, 다음 세대로 이어질 '자본의 새로운 역할'은 계속해서 이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만들어낼 것입니다. 재무적인 수익은 물론이구요. 밀레니얼 세대로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그 움직임에 함께 동참하고 작게나마 저만의 역할을 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비단 밀레니얼 세대 뿐 아니라 이 세상을 살고 있는 우리 모두가 자본의 역할을 새롭게 정의하고 자본의 힘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앞서 언급한 방법들 외에 임팩트 투자에 대해 공부하고 직접 경험해볼 수 있는 다른 방법들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저도 계속해서 알아보고 여러분과 함께 나누겠습니다. :)
[참고자료]
http://www.goldmansachs.com/our-thinking/pages/millennials/
http://ssir.org/articles/entry/millennials_will_bring_impact_investing_mainstream
http://www.impactassets.org/files/ImpactAssets_Issue_Brief_13_Millennial_Perspective.pdf
https://hbr.org/2014/10/impact-investing-needs-millennials/
https://www.motifinvesting.com/blog/millennials-increasing-demand-impact-investing
https://www.theventure.com/global/en/trends/how-millennials-are-driving-impact-investing
http://www.morganstanley.com/ms-articles/sustainability-in-the-eye-of-the-investor/
http://www.toniic.com/millennials-and-impact-invest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