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진솔 Sep 09. 2022

우울증 일기 79. 자기 받아들이기

자기 받아들이기 

우울증에 걸린 많은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비하한다. 과거의 잘못에 대해서 자신의 탓을 하고, 현재의 아픈 자신을 나약한 사람이라고 몰아간다. 그리고 미래에 자신은 아무것도 하지 못할 것이라고 불행을 예측한다.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에 걸린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하고, 자신이 부족하고 못났다는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당신 잘못이 아니다. 자책하고 자신을 비하하는 것도 우울증의 한 증상이다. 이것은 오로지 병 때문이라는 생각을 해야한다. 

우울증에서 낫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자신이 어떤 상태인지, 지금 상황이 어떠한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해해야 한다. 하지만 자신을 이해해야 한다는 말을 들으면 이런 생각이 드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까지 나약하다고? 인정할 수 없어!” 혹은 “나는 이해받는 것도 사치야, 나같은 애를 이해하는 일따윈 있을 수 없어.” 이런 마음이 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은 내 삶을 더 끔찍하게 만드는 지름길이다. 치료의 첫걸음은 자기 자신을 이해해주고 배려해주는 것이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랬을까?’라는 자세로 자신을 다독여주어야 한다.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는 과정은 자기 자신과 적대적인 관계에 있지 않고자 하는 것이다. 대부분 자신을 싫어하고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은 자신의 가치를 부정한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나는 늘 사랑받지 못하고 인정받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실제로 나와 가장 친한 친구가 나를 싫어하고 나를 폄하하고 이해하지 못하는 셈이니 그런 느낌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나 자신을 받아들여야한다. 나 자신을 받아들여라는 말에서 거부감이 느껴진다면, 이렇게 생각해야한다. ‘아, 나는 나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말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고 있구나.’ 현재 상태에 대한 객관적인 이해가 치료의 첫걸음이다. 내가 나를 부정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나면, 내가 불쌍해지기도 하고 너무 심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내가 나를 사랑하지 못하는 구나를 인식할 수 있다. 

과도한 수면, 무분별한 폭식과 폭음, 절제되지 못한 생활 등 자신이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자신의 습관들을 그대로 유지하라는 말이 아니다. “내가 이런 습관을 가지고 있구나,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렇게까지 했을까”정도로 생각해주어라는 것이다. 

이제 하나씩 자기 자신에 대해서 받아들여보자. 


1. 나의 몸에 대해서 받아들이기 - 신체적인 외형(큰 키, 작은 키, 비만, 마름 등) 신체적 욕구(잠이 오는 것, 배고픔 등) 

2. 나의 감정에 대해서 받아들이기 - 나는 지금 슬프구나, 나는 지금 화가 나있구나, 나는 지금 외롭구나 

3. 나의 행동 받아들이기 - 나는 지금 놀고 있구나, 내가 이런 친구에게 화를 냈구나, 내가 공부를 했구나

4. 나의 장점과 단점 받아들이기 - 나는 키가 크다. 나는 공부를 잘한다. 나는 운동을 잘한다. 나는 공부를 잘 못한다. 나는 요리를 잘못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러한 나의 관련된 모든 요소들은 잘잘못이 없다는 것이다. 정답과 오답이 있는 게 아니다. 다 그럴 수 있지 라고 생각하는 것이 나를 받아들이는 과정이다

작가의 이전글 우울증 일기 78. 자기 대화 해보셨나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