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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바닥 Mar 16. 2021

2일 차, 동사의 맛

신나는 글쓰기

가닿다, 깃들다, 간종이다, 달뜨다, 녹나다      


가닿다 – 관심 등이 어떤 대상에 미치다

깃들다 – 1) 아늑하게 서려 들다.  2) 감정, 생각, 노력 따위가 어리거나 스미다.

간종이다 – 흐트러진 일이나 물건을 가닥가닥 가리고 골라서 가지런하게 하다

달뜨다 – 가라앉지 않고 들썽거리다

녹나다 – 쇠붙이가 산화하여 빛이 변하다, 녹슬다      




생각만 하면 마음이 달뜨는 것들이 있다. 내 경우에는 그 대상이 매우 많다. 일기를 쓰는 순간, 책을 읽다가 마음에 드는 구절을 발견한 순간, 코로나 때문에 간지 너무도 오래된 동전 노래방에서 마이크를 잡는 순간, 좋아하는 연예인이나 영상매체 같은 것들 말이다. 열거하자면 한도 끝도 없다.      


나는 무언가, 혹은 누군가에게 가닿으면, 푹 빠져들곤 한다. 지금 같은 경우엔 시험을 준비하고 있어서 현실과 타협 중이긴 하지만 한번 빠져들면 그 감정이 몇 년은 지속된다. 지금 좋아하는 아이돌도 한 12년째 쭉 좋아하고 있으니 말 다했지.       


이렇게 뭔가에 빠져들었던 기억들은 시간이 지나도 녹나지 않는다. 오히려 안온하게 빛난다. 그리고 힘들 때면 나에게 힘을 주는 원동력으로 남는다. 또 그런 기억들은 내 삶에 차곡차곡 깃들면서 나라는 사람을 나답게 만들어 준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 내 마음을 달뜨게 하는 것은 바로 글쓰기다. 어제부터 매일 새로운 주제로 글 쓰는 행위에 푹 빠져버렸다. 어제 글을 다 완성하고 업로드를 하니 오랜만에 뿌듯한 감정을 느꼈다. 글을 쓰고 업로드하고 댓글을 다는 과정이 아주 솔직히 말하면 좀 신경 쓰이긴 하다. 내 글을 읽는 사람들을 고려해서 글을 써야 하고, 다른 작가님들의 글을 읽고, 또 그 글에 대해 고민하며 댓글을 남겨야 하니 말이다. 하지만 내 우려와는 다르게 그건 꽤 행복한 일이었다. 평소대로라면 집에 돌아와서 열심히 핸드폰이나 들여다볼 텐데, 온전히 내 글에 집중하는 시간 덕분에 시간 낭비를 덜 하게 되었다. 이제 겨우 2일 차지만 벌써 나에게 있어서 좋은 기억으로 들어온 느낌이다.      


사실 어제 주제를 본 순간부터 글을 대체 어떻게 써야 할지 많이 고민이 되었다. 어떤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야 하는데, 나에게 생소한 단어를 다섯 개나 사용해서 글을 써야 한다니. 하지만 신기하게도 이제 다섯 문단이나 썼다. 이 글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글을 쓰면서 적어도 내 마음은 움직인 것 같다. 사실 오늘 공부를 하면서 힘이 쭉 빠져서 오만 생각이 다 들었었다. 그런데 집에 돌아와 글을 쓰다 보니 부정적인 감정들이 글과 함께 쓸려 내려갔다. 이게 바로 글쓰기의 힘인가 보다.      


한 달 뒤에 신나는 글쓰기를 마치고 문득문득 힘든 순간이 찾아오면, 모인 글을 간종이며 온전히 글을 쓰던 때를 떠올릴 것 같다. 그리고 또다시 힘을 내어 내 꿈을 위해 달려갈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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