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와 소비를 권장하는 사회에서 행복을 다시 생각하자면
돈을 버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왜 돈을 벌어야 하는지 그 이유도 분명합니다.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그런데 과연 행복하기 위해서 돈을 번다라는 명제가 맞을까요? 어느 정도는 맞겠지만 반드시 그렇다고 할 수도 없습니다. 돈과 행복 간의 상관관계를 설명한 여러 연구 결과를 보면 기본적인 생활을 하기 위해서 일정 금액 이상의 돈이 필요하지만 그 이상으로 버는 돈은 행복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가 통설입니다. 오히려 높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 일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개인이 누리는 자유가 줄어들면 행복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종종 이런 사실을 망각한 채로 행복하기 위한 최소한의 수단으로 돈을 버는 게 아니라 돈을 많이 벌어야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라고 여기는 듯합니다. 오히려 물질적 풍요를 끊임없이 추구하지 않는 사람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적응자로 간주합니다. 소득을 더 많이 늘리고 그에 걸맞게 소비를 많이 해야 자본주의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올바른 구성원으로 여깁니다.
우리 사회에는 소비를 권장하는 분위기가 오랜 시간에 걸쳐 깊숙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기업들의 마케팅으로 나의 사회적 지위는 내가 소비하는 물건들로 증명된다고 믿습니다. 수많은 브랜드들이 만든 광고는 미디어를 통해서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SNS에는 소비를 자극하는 포스팅들이 넘쳐납니다. 내가 다른 사람보다 낫다는 효과를 얻기 위해서 물건을 소비합니다. 소비하기 위해 더 많은 소득이 필요하고 그래서 더 많은 시간을 일하는데 쏟고 있습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소비가 행복하기 위해 필요한 것일까요? 소비를 통해 얻는 가치는 정말 나를 위한 것인가요? 아니면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우월감을 느끼는 게 행복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닌가요? 정작 행복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하나의 인격체로서의 기본적 가치는 누리지도 못한 채 말입니다.
경제적 성장이라는 말로 포장을 하기는 했지만 엄밀히 따지면 이 모든 소비 활동들은 '소유와 소비 중독'입니다. 나를 위해서 필요한 것인지 깊게 고민해보고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야 합니다. 소비를 최소한의 수준으로 조절하면 더 많은 소득을 얻기 위해 일하던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러면 내 가족이나 나를 위해 더 시간을 쓸 수 있습니다. 일을 하지 말자 거나 적게 하자는 뜻이 아닙니다. '우리가 왜 돈을 버는가?'라는 질문의 근본으로 다시 돌아가서 우리에게 필요한 소득에 맞춰 일을 하자는 것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꽤 성공적인 성장을 이룩해왔지만 개개인은 왜 행복하지 못할까라는 고민을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끝없이 소비하고 그것을 위해 끊임없이 일을 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사회가 아니라 우리가 왜 행복을 찾지 못했는지... 그래서 우리는 어떤 가치를 추구해야 하는지 스스로에게 차분히 질문을 던졌으면 좋겠습니다. 그 질문에 대한 정답은 없겠지만 아마도 지금과 같은 삶은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