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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어게인3', 김광석 키즈의 '김광석 다시 부르기'

절제된 감성과 애절한 멜로디에 한 편의 수채화 같은 서정성을 담아내

가수 고(故) 김광석이 세상을 떠난 지 28주기인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학전블루 소극장은 함박눈이 내리는 가운데,  ‘제2회 김광석 노래상 경연대회’가 열렸다. 최근 폐관 위기에 놓였던 학전이 다시 개관을 이어갈 수 있게 됐고 극장 앞 김광석 노래비에는 팬들이 다녀간 흔적으로 보이는 꽃다발과 꽃바구니가 고인을 기렸다.


가수 김광석의 명곡들은 최근 방영 중인 JTBC의 오디션 예능 프로그램 <싱어게인 시즌3>에서도 참가자들의 경연곡으로 심심찮게 등장하면서 그가 떠난 28년 후에도 '김광석 다시 부르기'는 여전히 진행 중에 있다. 특히, 오디션 프로그램의 특성상 청중이나 심사위원들에게  노래의 리듬뿐 아니라 가사와 감정을 오롯이 전달해야 하는 미션인 만큼 참가자들은 선곡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그런 가운데, 대회 우승을 향한 경연이 거듭될수록 가객 고(故) 김광석의 노래는 절제된 감성과 애절한 멜로디에 한 편의 수채화 같은 서정성을 담아내 선곡부터 점수를 얻고 가는 것처럼 보인다. 한편에서는 과거 시위현장에서 개사해서 부르면서 금지곡으로 선정된 <외사랑>을 부른 31호 가수(서윤혁)의 경연에서 일부 가사가 통으로 편집된 듯해 아쉬움이 들기도 했다.  


특히 3라운드 '고막남친' 라이벌전에서 47호(테종)와 49호(소수빈) 가수의 대결에서 임형주의 '천 개의 바람이 되어'로 진한 여운을 남긴 47호 가수의 경연에 이어 49호 가수는 김광석의 '기대어 앉은 오후에는'을 선곡해 발라드계의 왕족 DNA를 포크 기타 선율에 녹여내면서 감미로운 무대를 완성했다.

패자부활전을 통해 3라운드 경연에 나선 49호 가수는 이날 심사에서 임재범 심사위원으로부터 "김광석 씨가 하늘나라에서 '참 잘한다'라고 이야기를 분명히 했을 것"이라 극찬을 받으며 '올 어게인'을 받아 4라운드로 직행했다.




'기대어 낮은 오후에는'은 1992년에 발표된 김광석 3집 앨범 일곱 번째 트랙에 있는 곡으로 '말하지 못한 내 사랑', '새장 속의 친구' 등의 노래를 쓴 유준열이 작사, 작곡한 곡이다. 이 노래는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피아노 선율을 따라 서정성 넘치는 김광석의 애절한 보이스가 매력적인 곡이다. 킹레코드가 재발매한 '김광석 다시 부르기'에도 수록돼 명곡의 반열에 올랐다.


49호 가수는 TOP6 결정전 무대가 끝나고 남은 두 자리를 건 패자 부활전 경연곡에서도 김광석의 '내가 필요한 거야'를 선곡해 TOP7에 이름을 올렸다. '내가 필요한 거야'는 1995년에 발표된 곡으로 동물원의 멤버이자 그의 절친인 가수 김창기가 작사, 작곡한 노래다. 1995년 발매된 CCM 옴니버스앨범 '한 톨의 사랑이 되어 2'의 수록곡으로 그의 추모앨범 'Collection - My Way'에 다시 수록돼 2002년부터 대중들에게 알려졌다.





이번 '싱어게인3'에서는 20세가 채 안된 김광석 키즈의 '김광석 다시 부르기'도 눈에 띄었다. 롤 모델을 김광석이라고 밝힌 18세의 31호 가수(서윤혁)는 김광석의 노래 <외사랑>을 선곡해 10대에 어울리지 않는 허스키한 보이스를 포크 기타 선율에 입혀 심사위원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외사랑'은 1980년대 노래모임 '새벽'에서 한돌의 곡으로 가수 신형원의 1집에 수록됐는데 김광석이 일부 가사를 개사해 불러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졌다. '기대어 앉은 오후에는'과 같이 1992년에 발표된 김광석 3집 앨범에 수록됐고 영화 <김광석>에도 삽입돼 가객으로 살아가던 그의 쓸쓸함과 슬픔이 선율에 묻어나는 듯하다.  


이번 싱어게인3 TOP10에 진출한 실력파 27호 가수(임지수)도 여러 차례 방송 오디션 프로에서 우승 이력이 있는 재야의 고수다. 그는 TOP10을 놓고 4라운드에서 학창 시절부터 즐겨 불렀다며 김광석의 노래 '맑고 향기롭게'를 선곡해 개성이 돋보이는 중저음에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맑고 향기롭게'는 리마스터링 되기도 했던 김광석 4집 앨범 수록곡으로 90년대 아날로그 감성을 고스란히 전달하는 곡이다.



이외에도 포크 기타를 들고 무대에 선 수많은 MZ세대 경연 참가자들 가운데, '여자 김광석'이라 부를 만한 68호 가수(리진)는 18세의 나이 답지 않게 싱어송라이터로서 절제된 감성을 청중들에게 스며들듯 연출하는 음색깡패로, 7080년대 포크 가수들의 감성을 재현해 내며 TOP7에 오르기도 했다.


코로나라는 역대급 감염병을 이겨내고 일상을 회복한 지금, 지친 우리들의 일상을 따뜻하게 위로하는 가객 김광석이 방송 오디션 경연자들의 다양한 음색을 통해 우리들의 가슴속에 스며들고 있다. 그래 또다시 김광석이다!

/소셜큐레이터 시크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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