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해소
머리가 복잡하다.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사실 잡히는 건 달달한 당(糖)뿐.
순간의 해소를 위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다하고 피스타치오 라떼를 시켰다. 에스프레소와 피스타치오 크림, 그리고 분태가 입안에서 고루 섞이며 씁쓸함에 단맛과 고소함을 더했다. ‘맛있어’
낯선 카페에 앉아 크림 라떼 한잔을 마시자, 복잡했던 머리도 가슴도 조금은 편안해졌고, 감정적으로 반응하던 내가 멈칫하자, 안정감을 찾기 시작했다.
일상에서 이런 소소함의 힘은 크다. 지금도 계속될 것만 같던 힘듦이 사그라지기 시작했으니까. 이런 소소함이 쌓여 또 다음 하루를 살아갈 수 있는 거겠지.
오후 반차, 이 짧은 휴가가 있어서 다행이다. 우선 감정을 가라앉히고, 생각을 해보자. 지금의 내 상황, 내가 해야 할 선택에 대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