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먹는건 아니다
중간고사를 앞두고 학원 후 스카를 이용하느라 바쁜 울집 세븐틴.
뜬금없이 문자가 온다. 이승철의 마더를 들어보라며. 이어지는 내용은 편의점 갔는데 주인에게 인사했더니 주인이 고등학생이냐고 묻더란다. 지금까지 편의점하면서 인사하는 고등학생은 처음 봤다고. 그래서 나올때도 열심히 인사하고 나왔대. 내 눈엔 <편의점>에 방점이 찍히지만 이럴땐 칭찬부터. '훌룽한 우리 세븐틴' 이라고 답해주고 이제 귀가하라고 이어 보냈다. 그리고 분부대로 이승철의 마더를 유튭 검색으로 들어보았다. '엄마도 소중한 보배같은 딸이었는데 어느새 엄마라는 이름 때문에 자신도 그 소중한 한 명의 딸이란 사실 잊은채 지내온 날이여 이제는 꿈이 된걸까, 흐르는 눈물 안에 담긴 이야기...' 뭐냐... 언제적 가사야. 내용이 납작하다못해 편편하잖아. 웃음이 나온다. 엄마인 나는 지금도 스스로가 소중한데!? 원하는 일이 있고 되고 싶은 내가 있는데!? 무엇보다 '엄마'라는 이름을 내가 가졌다는 건 정말 엄청나게 마법같은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엄마가 엄마가 아니었다면 너를 볼 수 있었을까!
그나저나 이승철이 이런 노래도 불렀어? 2015년 곡인데 10년이 지나도록 단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으니 망곡인가. 울 세븐틴은 어쩌다 이승철을... 내가 아무리 감수성이 풍부했었어도 이미자 선생한테 이입한 고딩은 아니었는데(요건 또 장르의 문제인가). 다시 이럴 땐 세븐틴의 감성에 반하는 답을 하면 안된다. '오, 이승철, 이런 곡도 있는지 몰랐네. 엄마 고등때 나타나서 난리났었지' 보냈더니, 본인이 노래방에서 부른 영상을 보내준다. 그냥 너나 오지 뭘 자꾸 보내. 이승철, 네버엔딩스토리 이후 손절한 게 언젠데, 오밤중에 딸 음성으로 듣고 '잘 간직할게, 이제 얼른 와' 답을 보내니, '가사 보고 울었다'는 문자, 울지말고 이젠 집에 오라고 답장.
아니 그러니까, 학원 끝나고 스카갔다 집에 오는데 얼마나 편의점이고 짬짬이 코노방이고 그러는거니. 그래도 타인들에 다정하고 노래방서 엄마 생각해주니 감사한 마음이어야겠지? 내가 엄마니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