챌린저스는 세 인물의 욕망이 충돌하는 과정을 그린 심리 스릴러 이면서, 멋지고 생동감 넘치는 스포츠 영화입니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배경음악인데요. 랠리를 오가며 숨가뿐 상황을 묘사함과 동시에 인물의 심리가 극과 극으로 충돌되는 과정을 섬세하게 표현해 냈습니다.
타시 덩컨 역을 맡은 젠데이아의 매력이 놀랍도록 영화를 뒤덮습니다. 재능만큼이나 야심에 찬 테니스 유망주였던 타시는 불의의 사고로 테니스 선수로서 다시 뛰지 못하는 부상을 당합니다. 하지만 그녀의 야심과 욕망은 꺽이지 않습니다. 아트와 패트릭은 그녀를 두고 멋지게 한판 붙습니다. 하지만 타시를 사랑하는 만큼 친구로서 서로를 아끼고 있죠. 섬세하면서도 헌신적인 아트와 야성미가 있는 패트릭은 서로 다른 매력으로 타시의 근처를 맴돕니다. 타시는 둘 모두에게 다른 매력으로 이끌립니다. 이 세 명의 인물들은 서로를 묘하게 끌어당기다가 밀쳐내기를 반복합니다. 세 인물의 욕망의 충돌이 영화의 동력이 되어 움직입니다. 테니스 대회 장면의 긴장감과 묘미보다도, 인물들의 심리 싸움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테니스 장면이 매력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테니스 장면 또한 스릴이 넘치며 재미있게 연출되었습니다. 세 인물의 묘한 줄다리기를 바라보면서 이제 영화로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많지 않다는 사람들의 말을 잊게 되더군요. 스토리보다도 영화만이 보여줄 수 있는 인물들의 몸짓과 대화 행동으로 보여주는 장면들은 정말이지 잊을 수 없을 만큼 머릿속에 선명하게 각인 되었던 것 같습니다. 직접적인 배드씬 보다도 영화 속 인물들이 서로의 눈빛을 응시하며 욕망의 불꽃 튀는 순간들이 매우 관능적이고 매혹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세상에서 말하는 사람들의 관습과 도덕을 벗어나는 영화의 불온 해보이는 윤리관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어느 한 인물에게 치우치지 않고 절묘하게 균형을 맞추어가는 삼각구도가 무척이나 흥미로웠습니다. 루카 구아다니노의 감독의 영화 세공술은 이제 정말 최고의 위치에 올라갔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첼린저스는 정말이지 올해 본 가장 재미있고 멋진 영화였으며,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영화였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배경음악이 정말 완벽하다 싶을 정도로 영화와 하나가 되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데요. 긴박함이 넘치는 랠리 장면이 아닌 인물들의 심리 싸움을 하는 장면 깊고 진지한 감정이 오고 가는 데에도 통통 튀는 빠른 비트의 음악이 들어오는데. 젼혀 어울릴 것 같지 않았던 순간도 절묘하게 어울리는 대단한 순간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효과적으로 배경음악이 사용된 영화가 있었을까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