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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볼드 May 17. 2020

코로나19에 임하는 핀테크의 자세

영국 핀테크 기업의 코로나 극복기

코로나 바이러스는 우리의 삶을 바꾸어 놓았다.


3월 중순에 시작된 재택근무는 벌써 8주 차에 접어들고 있다. 영국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식료품 구매, 산책이 아니면 밖을 나갈 수 없다. 자꾸 길어지는 락다운(Lockdown)으로 인해 물리적 불편함과 막연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몸도 마음도 지쳐 가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우리 삶에 끼치는 개인의 경제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다. 영국 가디언지에 따르면 영국 근로자의 약 1/4이 일시해고를 당했으며, 이들 중 많은 사람들이 대출과 고지서를 갚기 어렵다고 한다. 실제 코로나 발 정리해고로 15%의 나의 직장 동료들이 한순간에 직장을 잃었다.


이러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영국 정부와 은행들은 개인, 기업에게 다양한 정책으로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 예로, 일시해고(furlough) 된 사람들에게 원래 받던 임금의 80%를 제공하며 있으며, 어려운 기업들에게 적은 이자로 돈을 대출해주고 피해금액을 보상해주고 있다. 또한, 바클레이, HSBC 등 대형 은행들도 대출 상환 휴가(Loan repayment holiday) 등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


정부와 은행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각지대는 존재하며, 혜택을 실제로 받기까지는 넘어야 할 과정들이 많다. 이들을 위해 영국 핀테크 기업들은 마이크로 서비스(Micro-service)들을 만들어 빠르게 도움의 손길을 제공하고 있다.



재정 증명서 자동으로 만들어주는 Covid Credit

 

프리랜서, 개인 사업자(Sole traders)들은 불규칙한 수입으로 실제 얼마나 재정 수입이 떨어졌는지 정확히 알기 어렵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Covide Credit 서비스는 오픈 뱅킹(Open banking)이라는 기술을 이용하여 정부에 제출할 증명서를 자동으로 만들어 준다. 사용자는 주 은행계좌만 시스템에 입력하면 자동으로 정부에 보낼 수 있는 증명서(A proof of concept)가 생성되어 다운로드를 할 수 있다. 이 보고서에는 지난 12개월 동안의 수익과 대략 얼마나 손해를 입었는지와 관련된 계좌내역들이 나열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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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간단한 개인 정보 입력, 2. 주은행 선택 3. 서류 다운로드하기



정부 지원 자격요건 체크해주기


소상공인, 중소기업에게 영국 정부가 지원해주는 정책의 수는 무려 10가지 이상이며 회사의 규모, 형태에 따라 종류가 다르다. 자신의 회사가 어떠한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찾기 위해서는 정부 사이트에 들어가서 꼼꼼히 모든 글을 읽어야 하는데,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카드 회사 Tide는 챗봇을 이용해 어떤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체크해주는 서비스를 론칭하였다. 챗봇을 통해 간단히 회사의 규모, 지역, 업종형태를 대답하면 자격이 있는 서비스를 차근차근 설명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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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방식으로 회사의 지원 여부 체크



소규모 비즈니스를 위한 무료 바우처


소규모 비즈니스는 장기화되는 락다운으로 인해 현금 흐름이 꽉 막힌 상황이다. 소규모 비즈니스의 원활한 돈 흐름을 도와주기 위해 Save my local이라는 비영리 서비스는 소상공인들이 무료로 바우처(Voucher) 또는 기프트 카드를 만들어서 소비자들에게 팔 수 있게 도와준다. 소비자들은 미리 바우처를 사놓았다가 락다운이 끝나면 이를 사용할 수 있다. 비즈니스 입장에서는 현금이 필요한 상황에서 바우처를 팔아 현금을 얻을 수 있으며, 소비자는 락다운이 풀리면 평소보다 싼 가격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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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지 상단



이 같은 핀테크 기업의 대응이 주목받는 이유가 있다.

바로 대응 속도, 협력, 디지털화 때문이다.


발 빠른 대응 - 핀테크 기업은 신속한 의사결정과 애자일 프로새스를 통해 위기에 빠르게 대응하였다. 기존 은행들이 대출상환 휴가 외에는 크게 눈에 띄는 구제 서비스를 내놓지 않고 있으며, 사실 이마저도 신청하면 대출상환을 3개월 잠시 쉬는 대신에 더 많은 이자를 갚아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은행은 절대로 손해를 보지 않는다. 하지만 핀테크 기업들은 실제로 기존 사용자들이 겪는 문제를 파악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빠른 서비스를 론칭하였다. 실제로 Save my local은 아이디어를 보고 20명의 지원자들이 모여 2-3 주일 안에 만들어서 론칭을 했다.


내가 아닌 우리 - 코로나 관련 많은 서비스들이 개인 간 또는 회사 간 긴밀한 협력으로 만들어졌다. 예로, 핀테크 회사 True Layer는 코로나 바이러스 대응을 위해 오픈뱅킹 서비스가 필요할 경우 API 요금을 무료로 제공해주고 있다.


디지털화 그리고 기술 -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핀테크 기업들은 빠르게 기술을 적용하여 누구나 접근하기 쉬운 용이한 서비스를 만들어 내었다. 비대면이 강조되는 이 시점에 디지털 서비스는 필수이다. 예로, 기존 은행들이 지점들의 문을 닫자 고객 콜센터에 과부하가 걸려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면, 인터넷 뱅킹 기업(challenge bank)들은 챗봇, 인공지능 등을 이용하여 빠르게 고객 대응을 하고 있다.



NHS(영국의 의료제도)가 바이러스를 치료하여 생명을 구하고 있다면, 핀테크 기업은 경제적으로 힘든 개인과 기업들이 필요한 혜택을 제대로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인해 앞으로 향후 몇 년 동안 경제는 어둡다고 한다. 그 의견에 나도 일부 동의 하지만 핀테크 기업들이 함께 모여 코로나에 대응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앞으로의 미래가 마냥 어둡지만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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