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이 Apr 08. 2017

믿어봐, 내 몸이 느낀거라면

영화 리틀 포레스트

시내로 나가려면 한 시간 이상이 걸리는 작은 숲 속 마을 코모리.  이치코는 도시에서 생활하다 쫓기듯 고향 코모리로 돌아온다.  직접 농사지은 채소와 과일로 하루하루 식탁을 만든다. 어느 날 낯익은 필체의 편지를 받는 이치코.  몇 년 전 갑자기 사라진 엄마가 보내온 편지를 읽고. 문득, 엄마가 왜 떠났는지, 자신은 왜 고향으로 돌아왔는지, 긴 물음의 여행을 떠나게 된다.


그 물음의 시작일까.


자신처럼 도시에서 생활하다가 고향에 돌아온 친구 유우타에게 이치코는 묻는다.

도시에서 왜 고향에 다시 돌아왔냐고.



 자신이 몸으로 직접 체험해서 그 과정에서 느끼고 생각하며 배운 것.
  자신이 진짜 말할 수 있는 건 그런 거잖아.
 그런 걸 많이 가진 사람을 존경하고 믿어  


남이 한 걸 따라 옮기기만 하는, 그래서 잘난척하는 도시 사람들보다 몸으로 직접 체험한 것만을 말하는 고향 사람들이 대단해 보였다는 유우타.


직접 재배한 토마토를 삶고 수유 쨈을 만들며 이치코는 토마토가 되고 수유 쨈이 된다.

투명하지 않은 탁한 핑크색의 수유 쨈을 맞보며, 그 빛에 자신의 얼굴을 비추어 보며 '요리는 마음을 비추는 거울'이라고 했던 엄마의 오랜 말을 떠올린다.


말은 믿을 수 없지만 내 몸이 느낀 거라면 믿을 수 있다.



몸이 느끼고 기억하는 것을 따라가는 것,

그것은 불안과 함께 삶의 불안을 통과해 가는 과정이다.


그리하여 오전 11시, 창문 가득 쏟아지는 햇살같은  아름다움으로 가는 길은 혹시 아닐까. 

작가의 이전글 바라본다, 정면으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