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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을 Jul 17. 2024

생후 5개월, 배밀이 시도와 첫 번째 시련

내 어릴 적 어떤 기억의 소환 [3-6]


생후 5개월.


이제 뒤집기와 다시 뒤집기가 어느 정도 되니, 앞으로 기어가려고 배밀이를 시도한다.


앞으로 나아가고 싶은데 뜻대로 안되니까 드러누워서 울어 버린다.



석현이가 우는 걸 보다가 뜬금없이 내가 어릴 때의 어떤 장면이 떠올랐다.


초등학교 때 영어를 배우는데 알파벳 a의 발음이 단어마다 제각각이었다.


back 에서는 [백]이라고 [ㅐ]로 발음되는데, banana 에서는 [버내너]라고 [ㅓ]로 발음이 되고, 심지어 garbage 에서는 [가비쥐]라고 [ㅣ]에 가깝게 발음되었다.


영어를 처음 접한 나는 이것이 왜 그런건지, 무슨 법칙이 있는건지, 궁금하고 어려워서 선생님이나 엄마한테 물어봤지만, 명쾌한 답을 듣지 못했다.


새로운 단어가 나왔을 때 도대체 a를 어떻게 발음해야 되는건지 며칠을 끙끙 앓다가 결국 너무 답답해서 울어 버렸다.


나중에 중학생이 되고 고등학생이 돼서 아주 많은 영어 단어를 알게 되었을 때, 그 답답함이 저절로 사라졌다.


그냥 당연한 것이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a가 그렇게 발음되는 것은 '그냥 미국인,영국인들이 그렇게 발음하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배우고 익힐 때 뜻대로 안 돼서 답답하고 울분이 차오르는 것은 당연히 겪어야 할 과정인 것 같다.


누가 떠먹여 주거나 대신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스스로 그냥 계속 하다보면 어느 순간 된다.


배밀이는 아주 작은 행동이지만 석현이에게는 모든 것이 태어나서 처음 겪는 큰 도전이고,


아빠는 그런 석현이를 무한히 응원하고, 믿고,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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