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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머피 Nov 05. 2024

맨발 걷기(2)

안동 낙동강변에서




하늘에서 내려온 금화공주가 자기하고 결혼하면


나이 먹은 사람도 청춘으로 만들어준다는 비법이 맨발 걷기인가!

터벅터벅 안동의 낙동강변 모래밭을 맨발로 걷는다.



어릴 적 어떤 동화에서 발이 불평하는 꼴을 보소~


혼자 맛난 것 실컷 먹고 말은 저 혼자 씨부리고 은 죽도록 일만 하니, 또 재수 없는 날엔 개똥을 밟아서 미끄러져 엉덩방아 찧었는데저 꼭대기에 눈과 함께 깔깔 웃을 땐 얄밉기도 하고 눈이 잘 살피지 못해 넘어졌지만 창피한 심정으로 불공평하다는 느낌으로 있자니 생각할수록 성질나 견딜 수 없어 입에게 밥과 고기 맛있는 과일을 주지 마라고 건의했다. 사흘 굶었더니 입은 물론 눈은 황달 코는 킁킁 냄새 못 맡고 팔다리 발도 힘이 빠져서 헬렐레 죽어갔다. 이러다 모두 죽게 생겨서 하는 수 없이 발은 입한테 맛난 거 먹어도 괜찮다고 했다. 입이 음식을 먹으니 오장육부와 함께 팔다리 발도 힘을 얻어 되살아났다. 그 후로 입은 밥과고기 제철과일 채소를 열심히 먹었으며 우유와 커피 빵 과자 때론 취하는 술도 발 허락 없이 먹었다. 발은 침이 꼴깍 넘어갔지만 참는 수밖에 없었다.



눈 코 입 저마다 각자 할 일이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발은 열심히 걸어 주면 맡은 바 정해진 임무를 완수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발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입 혼자는 소화도 못 시킨다.

그래서 발은 걷고 또 걷는다.

주인은 발의 중요성을 아는지 모르는지 어떨 땐 발에 신이 꼭 끼여서 발이 아파 속이 답답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산에 올라서 야호 고함지르고 만세 부를 때도 발은 땅에 힘주어 몸을 받쳐 준다.

몸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발이다.

못 걸으면 인생 헛 일인 것은 알고 있으려나~

방아깨비 뒷다리와 공룡의 발까지 자동차의 바퀴 비행기 바퀴도 발이다.

발 없으면 무엇으로 걷고 날겠는가!

주인님은 발의 중요성을 이제 아셨으려나~

발을 무시하지 말고 뜨거운 물에 마사지도 해 주고 소중하고 귀하게 대해주오~


강변에 오면 건강 발마사지 일회 오만 원, 한 달이면 백오십만, 맨발 걷기만 해도 백오십 번다.


하늘과 달 구름 강물 바람이 어울려 친구가 된다.

친구는 공짜로 사귀면서 자연친구는 나에게 애정을 주기만 할 뿐 상대에겐 아무런 요구도 바라지 않는다.


강 저편에선 분수쇼의 불빛이 홀로아리랑 노래를 싣고서 강물을 뛰어넘어 내게로 온다.

산자락에 어둠이 쌓이면 달님은 나를 따라오고 달빛은 강물을 비추네~

재수 좋은 날엔 수달이 어슬렁 강가로 올라와 달님 보러 와서는 룰루랄라 하다가 사람이 지나가면

고개만 내 민채 물속으로 쏙 들어가네~




안동낙동강변에서

쓴이 (최정화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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