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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히르 Apr 05. 2020

#20-4,  おやすみおわり,友達と別れる

벗의 오헨로미치 1일체험 (for #51)

2015년 11월 6일 금요일 비 조금


51 石手寺(Ishiteji)


친구와 보내는 더없이 한가로운 시간이기도 하지만 얼마남지 않았음에 한없이 아쉬운 시간이기도 하다. 친구가 오헨로미치의 사찰이 궁금하대서 가장 가까운 51번 이시테지에 가보기로 한다. 시내에서 걸어서 30분 남짓, 이시테지는 도심에 위치한 만큼 순례자 뿐만 아니라 관광객의 왕래도 많고 부유해 보이기도 한다.


이곳에선 정식으로 본당, 대사당에 참배를 한다. 각각의 소원이 담긴 양초를 올리고, 향을 올리고, 100엔짜리 시주도 하고 공손히 손을 모으기도 한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도 대입시험이 얼마남지 않았는지 순례자들, 관광객들이 절에 받치는 양초에는 학업성취가 대세다.

그리고 납경소에 들러 납경도 미리 받는다. 납경까지 받았으니 40번 절부터 다시 돌아갈 오헨로미치에선 51번 이시테지를 건너뛰어도 좋겠다.


이시테(石手)라니 절 이름이 특이하다. 역시나 1000년 넘게 전해져 내려온 시코쿠 오헨로의 전설이 있다.


‘(코보)대사님’이라고 불리며 많은 일본인의 존경을 받은 구카이는 수많은 전설에 등장한다. 그중에서도 유명한 것은 시코쿠 오헨로의 원형이 된 에몬 사부로의 이야기다. 어느 날, 에몬 사부로라고 하는 탐욕스러운 부호의 집에 한 승려가 찾아가 시주를 청했다. 하지만 에몬 사부로는 거지 승려라고 비난하며 냉담하게 돌려보냈고, 그 후 에몬 사부로의 집에서는 자녀들이 차례로 죽는 불행한 일들이 계속되었다. 뒤늦게 에몬 사부로는 그 때 승려에게 했던 행동의 결과라는 사실을 깨닫고, 돌려보냈던 승려에게 사죄하고자 순례 여행을 떠난다. 에몬 사부로는 시코쿠를 20바퀴나 돌았는데도 그와 만나지 못하고, 결국 12번 사찰 쇼잔지에서 쓰러져 버리고 만다. 의식이 멀어지는 가운데, 그 때의 승려 구카이가 나타나 에몬 사부로의 죄를 용서해 주고, ‘다음에는 인정이 많은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고 싶다’는 그의 소원을 들어주었다고 한다.


출처 : https://japan-magazine.jnto.go.jp/ko/1403_pilgrimage.html


에몬사부로 사후 다음해, 영주 야스토시가에 왼손을 주먹쥔 사내아이가 태어나고 영주 야스토시는 51번 절 안요지(安養寺)의 주지스님에게 태어난 아이의 기도를 부탁했고 주지스님이 기도를 하자 아이의 손이 펴지면서 그 손 안에서 '에몬사부로의재래[衛門三郞再來]'라고 쓰인 작은 돌이 떨어졌다고 한다. 이후 51번 절 안요지를 이시테지라고 부르게 되었으며 에몬사부로는 시코쿠 오헨로상의 시초가 되었고, 역시나 21번째의 역방향 순례에서 코보대사를 만나 좋은 곳에 환생할 거라는 말을 듣고 죽은 것이 역방향 순례, 즉 사카우치의 시작이 되었다고 한다.




오늘로써 3박4일 벗과의 일정이자 꿈같은 휴가가 끝이 났다. 순례여행 절반을 끝냈으니 20여일 후면 서울에서 다시 만날터라 아쉬워말자 다짐하면서도 몰려드는 슬픔은 어쩔 수 없다. 라면으로 가벼운 점심을 하고, 숙소 도우고야에 들러 짐을 챙긴다. 마쓰야마 공항까지는 도고온천 근처에서 무료로 운행하는 리무진 버스를 타기로 한다.

둘다 말이 없어진 우린 묵묵히 공항으로 향하고, 되도록 간소한 이별을 한다.



친구를 보내고 나니 너무나 막막하다. 한동안 순례자의 신분은 까마득하게 잊은 듯 허둥대다가는 겨우 마쓰야마역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마쓰야마역에서 기차로 우와지마역을 향해 환승을 한다.

오늘은 우와지마까지만, 저물게 도착했으니 스쿠모로 돌아가는 버스는 내일 첫차를 타야 하리라. 가까스로 스쿠모행 버스 시간까지 확인하고는 우와지마역이자 버스터미널 근처 호텔에 투숙한다.

호텔은 내 마음만큼이나 신산스럽다.


우울한 마음에 저녁도 거르고, 사코상과 내일 아침 8시 전후로 40번 절 간지자이지(觀自左寺)에서 만나기로 한다.


현실로 돌아오니 사코상은 발병이 나고, 앞으로 숙소도 꼬이고, 걱정거리가 많다.

스쿠모행 6:36 차를 타야 하는데 잠을 설치겠다.




납경료 300엔(#51)

우와지마터미널호텔(스도마리) 4900엔

버스 (마쓰야마공항-마쓰야마역) 310엔

기차 (마쓰야마-우와지마) 2990엔

세탁 250엔

총 8750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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