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나와 제이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하나 Feb 27. 2023

진돗개와 아기 함께 키우기 첫번째

첫만남

한국에서 태어나면서부터 개조카들에게 익숙해진 제이에게 모카를 처음 소개하는 건 고민이 되지 않았다. 처음만나는 시점이 제이가 75일정도 되는 시점이기도 했고(즉, 주위 사물을 잘 인지하지 못하고 잠을 많이 자던 시점) 개조카들과도 잘지냈기 때문에 모카와는 당연히 잘 지낼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모카 역시 조용하고 겁이 많은 성격이라 아기를 무서워하면 무서워했지 해를 끼칠거라고 생각한 적 없었다.



그렇지만 주변 어른들이 한마디씩 걱정을 해주시는데…  주위의 의견들 말고 남편과 내 의견 그대로 무려 6개월만에(2개월만에 남편을) 만나는 모카를 충분히 반가워해주고 예뻐해주고 제이를 소개해주기로 했다. 사실 모카가 엄청 똑똑한 편의 강아지가 아니라 모카가 날 기억할까라는 의심이 들었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 걱정이 무색하게 모카는 너무나 반갑게 우리를 기억해주고 반가워해주었다. 장장 10분이 걸친 세레머니를 마치고 6개월만에 온 가족이 모인 느낌이 너무 좋았다.



개by개.


개마다 성격이 다를텐데, 모카는 조용한 걸 좋아하는 성격이고(티비를 크게 틀고 영화를 보면 조용한 곳을 찾아가서 혼자 있곤 한다) 혼자있는 것을 즐긴다. 소심하고 굉장히 조심성이 많은 성격이라 처음보는 건 무조건 경계하고 본다. 예를 들어 처음보는 사람이 주는 간식은 먹지 않고 내가 주더라도 처음 주는 간식은 바로 먹지 않고 한참을 내버려둔다. 야생에서 살았어도 조심스러워서 오래 살아남았을 성격이다.



그래서인지 아기가 울기 시작하면 모카는 방을 나가버리고 아기가 아직 기지도 목하는데 아기의 움직임을 예측하기 어려워서인지 아기근처에 있고 싶어하지 않는다. 아기와 친한 친구는 못되어도 적어도 함께 잘 지낼 가라고 생각했는데 모카가 싫어하게 될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역시 다 내 맘 같지 않구나 다시한번 깨닫는다.



반면 제이는 모카를 너무 좋아한다. 아기들의 특징인지는 모르겠지만 요즘 부드러운 촉감을 좋아하는데 - 부드러운 담요, 옷 등 - 모카의 털이 부드럽기 때문에 모카의 털을 만지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모카가 움직이기 때문에 모카를 보며 그 움직임을 관찰한다. 하지만 모카가 아기 근처에 있기 좋아하지 않기때문에 아직은 짝사랑이다. 기지못하니 가까이 가지 못하고 멀리서 바라보기만 하는 짝사랑.



우선은 간식을 주면서 내 옆에 있게하고 있다. 아기옆은 아니어도 아기근처가 안전하고 좋은 곳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이게 시작점이다. 모카야 우리 잘해보자.



나는 언제나 둘이 좋은 친구가 되어 함께 있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밀리의 서재와 육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