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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하나 Apr 28. 2023

이민

내 인생의 잘한 결정 베스트5



이민.​


내가 나의 첫 직업을 공무원으로 정했을때 부터, 아니 그 이전에도, 내 인생에서 일어날 것이라고 한번도 예상 못한 일이 있다면 그건 바로 ‘이민’이다. 1년여를 매일같이 도서관에서 10시간씩 공부한 이유는 내 믿을 구석을 만들기 위해서 였고,  애써만든 내 믿을 구석을 3년만에 내 스스로 그만두는 일은 생각조차 한적이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이민결정은 너무나 쉬웠다. 이 결정을 할 당시, 딱 한가지 생각만이 내 머릿속에 있었다.



직업은 다시 가질 수 있지만, 이 사람은 내 인생에서 다시 만나지 못할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민의 어려움을 모르는 어린시절의 치기였던 것 같지만, 그 어린시절의 치기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었을 것이다. 결혼을 결정하는 건 어렵지 않았지만, 그 후 나의 결정을 들은 주변사람들은 하나같이 나를 말렸다.


한국에서 안정적인 직업을 버리고 아무것도 기약할 수 없는 다른나라의 삶이 녹록치 않을 거라는 걱정은, 사실 맞는 말이었다. 미래의 일은 아무도 약속할 수 없고, 현재는 이미 내가 노력해서 얻어낸 것이니까. 누군가는 ‘결혼을 하고 나서 자기의 일이 필요한데 외국에서 다시 자기일을 구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고 앞으로 뭘할지 계획도 없으면서 무작정 가는건 너 스스로의 행복을 위해서는 좋지 않을 것이다’ 라며 나를 걱정했고, 누군가는 응원을 했으며, 누군가는 직장을 그만 둔다는 결정을 한 나를 부러워했다. 지금까지도 같은 대학교 과 동기 중 선생님을 그만 둔 사람은 나 하나 뿐이다.


사실 아무 걱정이 없었던 건 아니었다. 내가 전공한 교육학은 한국교육에 한정되어 있는 것이라 미국에서 다시 교육학을 공부하고 선생님이 되는 것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일이었고. (이 때 사람은 기술을 배워야 한다는 옛어르신들의 말씀이 떠올랐다.) 특별히 관심있는 다른 분야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시절의 나는 자신이 있었고, 특히나 남편과 함께라면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어쨌든 나는 이민을 하기로 결정했고, 현재는 다시 못만날 것 같은 남편과 결혼해서 미국에서 새로운 직업을 가지고 잘 살고있다. 그리고 결혼한지 10년이 되어가지만 내 결정에 전혀 후회는 없을 뿐더러 이민은 내 인생에서 가장 잘한 결정 베스트5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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