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내가 가장 많이 성장했던 순간은 언제인가?"라는 질문을 듣고 한참 생각해 보았다.
살면서 성장의 순간을 체감한 것은 몇 번 있었던 것 같은데, 그중 내가 가장 많이 성장했던 순간은 언제였을까?
쉽게 생각나지 않아 5살 때부터 현재까지 연도(1998년~2023년)를 나열해 보고 내 삶을 되돌아보았다.
한눈에 내 삶을 되돌아보니 나는 고등학생 때부터 눈에 띄게 성장 중인 것 같았다.(그중 정체되거나 하락할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우여곡절을 겪으며 우상향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 같다)
그중에서도 내가 꼽은 내 삶에서 눈에 띄게 성장했던 순간들은 3가지다.
첫 번째는 고1 여름방학 때 시작하게 된 수학 공부였다.
나에게 수학 공부의 동기를 강하게 불러일으켜준 중학교 수학 선생님이 고1 입학을 앞두고 수학공부 방법을 알려주셨는데, 그 방법은 생각보다 단순한 방법이었다.
문제풀이 연습장을 따로 만들고, 그 연습장을 고등학교 졸업 전까지 10개를 만들면 수학공부는 끝난다는 것이었다.
나는 신뢰하던 선생님의 그 말만 믿고, 고1 여름방학 동안 매일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학교 자습실에서 수학 문제집만 풀게 되었는데, 그때 오랜 시간 꾸준하게 공부하는 습관을 처음 배웠던 것 같다.
그리고 그 노력에 부합하게 여름방학이 끝난 고1 2학기 첫 모의고사 때 수리영역 2등급을 맞고 학교에서 1등(농어촌 학교라 공부를 하는 학생이 거의 없고, 당시 3등급이면 이미 전교 순위권이었다...)을 하게 되었다.
중학교 때 수학을 거의 포기했던 나였어서 이런 성과가 엄청 크게 다가왔었다.
그때부터 나는 수학의 매력과 공부법을 깨우쳤고, 고등학교 방학 시즌이면 수학 공부에만 매진하게 되었으며, 고1 여름방학 때 처음으로 꾸준한 노력이 엄청난 보상을 가져다준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게 되면서 성장의 맛을 보게 된 것 같다.
두 번째는 군대에 있으면서 일과를 마치고 운 좋게 운동을 꾸준히 할 수 있었는데, 규칙적인 식생활과 운동습관으로 건강도 챙기고, 체력적, 육체적으로 많이 성장했던 것 같다. 입대 전 57kg로 부실하고, 마른 체형이었던 나는 전역 때 목표했던 70kg를 돌파하고, 73kg까지 건강하게 몸을 키울 수 있었고, 내 허약했던 체질 또한 완전히 바꿀 수 있었던 것 같다.
세 번째는 전역 후 경찰 채용시험을 준비하던 때였는데, 이때쯤 신영준 박사님을 알게 되어 완벽한 공부법을 만나게 되었고, 수험기간 내내 시간측정표를 작성하게 되었다.
나는 그때 시간측정표를 작성하면서 나의 낭비되는 시간들을 발견할 수 있었고, 목표에 맞게 일정들을 재조정하여 목표 공부량을 정할 수 있었으며, 날마다, 주마다, 달마다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수험생활을 해나갈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러면서 시간측정표로 나 자신을 계속해서 돌아보게 되었고,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 법을 배우며 끝내 채용시험까지 합격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채용시험을 준비할 때는 아침 9시부터 00시까지 대학교 도서관에서 공부를 했는데,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치열하게 공부하던 때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점차 성장하며 자세해지는 나의 시간측정표...! PDS 다이어리가 나왔음에 감사
나는 채용시험을 준비하던 때가 가장 많이 성장한 때라고 생각한다. 공부하는 양부터 시간까지 인생에 있어서 이렇게 치열하게 공부했던 적이 없었고, 수험생활을 더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생활습관도 고쳐야 했으며, 불안한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감정 조절까지 해나갔고, 수험 생활동안 종교적으로 수행한다는 마음으로 인내하는 삶을 살며 내•외적으로 정말 많이 성장했던 것 같다.
이렇게 나의 성장 시점을 되돌아보니 나의 성장 시점에는 세 가지 공통점이 보였다. (이 공통점들은 지극히 주관적인 경험에서 주관적으로 도출해 낸 공통점임을 알려드립니다)
바로 '꾸준함', '기록', '구체적인 목표'였다.
세 번의 성장 시점 모두 단기간이 아닌 적어도 3개월 이상을 지속했던 점에서 꾸준함이라는 공통점을 도출하였는데, 내 삶을 되돌아보면 이 꾸준함이라는 것도 정서적인 안정과 흔들리지 않는 환경이 주어졌을 때 꾸준함을 잘 지속시켰던 것 같다.
내가 정서적으로 힘들었을 때나, 외부에서 나를 계속 찾게 되면 주변 상황에 휩쓸려해야 할 일들을 꾸준히 하지 못했던 내가 생각이 났는데, 위 세 번의 성장 기간 동안은 정서적인 안정과 아무도 나를 찾지 않는 환경(고등학교 수험생활, 군대 생활, 취준 수험생활 동안은 외부에서 나를 찾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이 갖춰졌었던 것 같다.
동시에 세 번의 성장에는 늘 어떠한 형태의 '기록'이 함께 하였는데, 고등학교 수학공부는8권의 문제 풀이 연습장이 기록으로 남았고, 군생활 중 운동은 달력에 운동한 날과 운동의 종류 및 부위를 기록하며 보냈으며, 채용 시험 때는 약 1년 6개월간 작성한 시간 측정표가 남게 되었다.
세 번의 성장 모두 기록을 하며 나는 전날 보다 오늘 좀 더 나아졌다고 믿게 되었고, 그 믿음으로 한 걸음씩 더 성장을 향해 나아갔던 것 같다.
그리고 세 번의 성장 모두 '구체적인 목표'가 있었다. 고등학교 때는 방학기간 동안 학교에 매일 나가고, 수학 문제집을 방학 기간 안에 다 풀기라는 구체적인 목표가 있었고, 군 생활 때는 평일 5일 동안은 매일 운동하기, 전역까지 70kg 만들기라는 목표가 있었으며, 채용 때는 매일 하루 일과를 작성하고, 정해놓은 학습량을 채운다는 목표와 채용시험에 합격이라는 구체적인 목표가 있어 성장을 이뤄냈었던 것 같다.
최근의 나는 2023년을 맞이하여 PDS 다이어리를 작성하며 위 세 번의 성장에서 발견한 공통점들인 꾸준함과 기록, 그리고 구체적인 목표(줄이면 꾸.기.구ㅎㅎ...)로 또다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나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내 삶을 되돌아보며 10년 전에 썼던 일기를 보게 되었는데 그땐 정말 지적으로도, 내적으로도, 체력적으로도 많이 부족했음을 깨닫게 되었다.
먼 훗날 되돌아봤을 때 2023년이 나의 4번째로 성장하던 때로 남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노력하고 정진해서 내 인생을 10번 이상의 성장을 느낄 수 있는 삶으로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끝으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자, 힘들 때마다 무의식적으로 되뇌는 말로 마무리를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