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시대에 '엣지 컴퓨팅' 글을 써야 할 이유

전염병 대유행 시기에 주목해야 할 기술은 흥미롭다

by 딱정벌레
사진=픽사베이

코로나 19 시대에 기술 콘텐츠를 쓰는 내 관심사는 이쪽을 향하고 있다. '이 시기에 떠오르는 기술, 주목해야 할 기술, 이 시대 변화를 주도할 기술, 그 기술이 바꿀 미래' 등. 업계에서는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컴퓨팅 이야기를 많이 한다. 두 기술은 비대면 문화를 뒷받침하는 핵심이니까. 특히 AI 핵심 인프라는 클라우드이고. 물론 두 기술은 그전부터 중요했다. 스트리밍 시대에 클라우드 의미는 크다. 이건 사물인터넷(IoT)에서도 마찬가지다. 클라우드는 스트리밍 서비스, IoT 핵심 인프라이기도 하니까.

그러나 클라우드 컴퓨팅에는 속도, 안정성, 보안 등 한계가 있다. 이는 전부터 제기돼 왔다. IoT 생태계가 확산하고 5G가 상용화되면 트래픽이 폭증할 테니까. 여기서 엣지 컴퓨팅은 구원투수로 호명된다. 엣지 컴퓨팅은 ‘네트워크 가장자리(엣지)에서 데이터를 처리’하는 컴퓨팅 방식이다. 분산된 소형 서버에서 데이터를 실시간 처리한다. 중앙 서버가 모든 데이터를 처리하는 ‘클라우드 컴퓨팅’과 다르다. 이때문에 클라우드 컴퓨팅보다 더 빠르고 안전하게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가트너에서는 매년 10대 전략기술 중 하나로 엣지 컴퓨팅을 언급했다.

코로나 19 이후, 콘텐츠 소비와 트래픽이 늘면서 엣지 컴퓨팅이 더 논의되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클라우드 컴퓨팅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고 하지만- 클라우드 컴퓨팅에는 속도, 안정성, 보안 등 한계가 있다. 데이터 통신량이 커지면 트래픽이 터지면 서버가 다운될 수 있다. 가깝게는 화상회의나 원격수업을 못할 수 있고. 넷플릭스도 볼 수 없을 것이다. 여기에 대비해야 하고, 엣지 컴퓨팅은 이를 보완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도, 시장조사기관도 엣지 컴퓨팅을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엣지 컴퓨팅 글을 쓴 이유는 이 때문이다. 지난번 AIaaS(AI-as-a-service) 글 영향도 있다. 그 글은 AI 이야기도 하지만 사실 클라우드 컴퓨팅 이야기였다. 언젠가 클라우드 컴퓨팅 글을 쓰고 싶었고, 코로나 19 시대에 클라우드 컴퓨팅 중요성이 더 커지기 때문에 이 주제로 글을 쓰는 게 내게도 도움될 거라고 판단했다. 한 번이라도 써본 게 조금은 내게 가능성을 열어주지 않을까 싶기도. 그 글을 마무리하고 다음 주제를 정하기 위해 이것저것 조사했다. 그 와중에 엣지 컴퓨팅이 눈에 띄었다.

특히 엣지 컴퓨팅과 코로나 19 관계를 논한 부분이 인상 깊었다. 거기서 위 내용을 언급했다. 엣지 컴퓨팅은 강력한 주제군 후보로 떠올랐다. 다른 주제도 살펴봤지만 지금 이 시점에 꼭 써야 할 주제를 정하는 게 내게 의미 있다고 판단했다. 그렇다면 당연히 '엣지 컴퓨팅'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난번 주제와 관련도 있고. 바로 이를 주제로 글을 써면 연속성도 있고 잘 어울릴 듯했다. 주제를 전달하니 업체 측에서도 반겼다. 그 업체에도 관련 기술이 있었다. 실시간 데이터 스트림을 분석하는 엔진. 그것과도 연결해서 쓸 수 있어 의미 있었다.

업체 기술도 포함해서 글을 쓰면- 개요를 짜거나 글을 구성하는 게 너무 빡빡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그 생각은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렸다. 그 회사 기술을 쓰는 건 괜찮은데(물론 어려운 내용이었다)- 엣지 컴퓨팅 개념과 특징, 필요성, 시장 상황, 활용분야 등이 더 빡빡했다. 이를 정돈된 문장으로 풀어내는 데 시간을 역시나 많이 보냈다. 자료는 많았지만 그게 문제였다. 자료에 깔려 죽을(?) 수준으로 많았으니까. 읽기 쉽게 써야 한다는 부담도 컸다. 내용은 많지만 이걸 이해해서 정확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써야 했다. 필요한 사실이나 통계를 적재적소에 넣고. 퍼즐을 맞추는 기분이었다. 재밌는데 어려웠다.

사진=픽사베이

초반에 글에 잘 집중하지 못했다. 초고를 쓴 게 퇴고하다 보니 쓸데가 별로 없다고 느낄 정도였으니(아주 그런 건 아니었다만). 작업을 시작한 첫 주에 그것 때문에 많이 우울했다. 마음이 붕 뜨기도 하고. 잡념도 들고. 연휴 기간에 다시 집중해서 신중하게 퍼즐 맞추듯 작업했다. 본론 1, 본론 2, 본론 3이 있다면 각각 쓰는 데 최소 6시간은 걸렸다. 퇴고 시간을 더 하면 그 이상 걸렸고. 시간을 두고 글을 보면 새롭게 눈에 띄는 이상한 점이 많다. 문장 호흡도 생각해야 하고. 글 흐름도 자연스러워야 한다. 불필요한 내용도 빼야 하고. 힘들지만 그 과정에서 글이 나아지고 있다는 확신까지 들면 견딜만하다. 보람은 거기에서 온다.

그 회사 기술을 설명할 때는 용어 조사를 많이 했다. 그 회사만의 기술은 아니지만 반정형 머신 데이터, 비정형 휴먼 데이터, 인 메모리, CEP, 하둡, HBase, NoSQL, R 언어는 부가 설명이 필요했다. 이번 글을 쓰면서 처음 보는 단어가 무척 많았다. 위 용어가 그랬고. 데이터 관련 용어도 많았는데 공부하는 의미도 있어서 조사는 괜찮았다. 스스로 질문도 많이 던졌다. '용어 설명을 어디까지 해야 할까'는 그중 하나다. 개념을 정의해도 '그럼 그건 뭐야?' 이런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더 설명하면 TMI가 될 것 같아서 그것도 고민했다. 자칫 글 흐름을 놓칠 수 있으니까. 개념 정의는 한 줄로 끝내는 게 깔끔하다고 판단했다.

글을 쓰면서 스스로 내용에 질문을 던지는 건 의미 있었다. 여러 질문이 있었지만 보람(?)된 질문이 '엣지 컴퓨팅이 클라우드 컴퓨팅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인 이유'였다. 자료를 보면 당위로 이렇게 써놓은 문장은 많았다. 그러나 그 이유가 뭔지는 더 조사해야 했다. 다행히 관련된 내용을 찾았다. 이 과정에서 나도 배웠고, '심봤다'를 외쳤다. 중요한 의문이라고 생각했다. 글 차별점도 거기서 나온다고 봤다. 비전문가가 봤을 때 의문이 들법한 지점을 찾아서 이를 좀 더 풀어주는 글이 많지는 않을 테니.

사진=픽사베이

기존에 나온 엣지 컴퓨팅 자료는 많다. 그러나 완벽하지 않다. 내가 완벽한 자료를 못 찾았을 수도 있지만. 공신력 있는 보고서도 내용이 선뜻 이해가지 않거나 문장이 이상한 경우가 있다. 현상과 특징을 설명하지만 그게 왜 그런지 규명하지 않은 게 많다. 의미로 다가오는 기술 콘텐츠를 쓰려고 하면 보면서 계속 질문해야 한다. '왜 엣지 컴퓨팅 속도가 더 빠른가. 이게 왜 더 안전한가, 클라우드 컴퓨팅 한계를 극복한다면서 왜 그걸 대체할 수 없는가, 이걸 안 하면 어떤 문제가 있는가' 등. 현상과 현상 사이에는 빈틈이 있다. 그 빈틈은 이유와 맥락이다. 그걸 메우려면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이건 왜 이렇냐고. 글쓰기는 질문과 답변 연속인 듯하다.

오늘은 글 쓰면서 느낀 점을 우선 쓰다 보니 평소 회고 글과 좀 달라졌다. 글은 서두-본론 1(엣지컴퓨팅 개념, 특징, 이게 떠오르는 이유-클라우드 컴퓨팅 한계+IoT 확산, 클라우드 컴퓨팅 한계에 따른 문제점, 코로나 19 시대에 일어날 수 있는 문제점)-본론 2(엣지 컴퓨팅이 클라우드 컴퓨팅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인 이유-엣지 컴퓨팅 한계, AI와 엣지 컴퓨팅 관계, 시장 상황(시장규모, 주요 플레이어), 활용분야-본론 3(업체 관련 기술 개념과 특징)-마무리 이렇게 구성했다.

참고자료는 평소와 비슷하다. 보고서, 언론보도, 용어 사전, 관련 업체 홈페이지, 업체 기술 백서 등을 봤다. 기사에 썼다가 내용이 길고 늘어지는 것 같아서 지운 내용도 있는데 줌 2분기 실적 발표가 그 예였다. 보고서는 엣지 컴퓨팅을 분석한 보고서도 있고, 코로나 19 이후 콘텐츠 소비 행태를 조사한 보고서도 있었다. 그 보고서를 만나서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국내 보고서는 아니다. 기술 보고서는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나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정보통신정책연구원, CB 인사이츠,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자료를 봤다.

사진=픽사베이

시장 현황은 시장조사기관 자료를 참고했고. 업체 홈페이지는 아마존웹서비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해당 업체 홈페이지를 봤다. R 언어는 R 프로젝트 홈페이지를 참조했다. 기술 용어는 네이버에 올라온 한경 경제용어사전, 국립중앙과학관 자료, 컴퓨터 인터넷 IT용어 대사전, IT용어 대사전을 봤다. 인텔 홈페이지에서도 용어를 조사했다. 인텔이나 VM웨어, 엔비디아 홈페이지 기술 콘텐츠가 좋다. 도움도 많이 되고. 용어나 기술을 쉽게 설명하는 데 있어서 이들 홈페이지가 좋다. 이 콘텐츠를 만드는 이들이 궁금하다. MS도 기술 문서가 잘 돼있다. 그 회사 스타일 가이드를 많이들 참조하지만. 내가 글 쓸 때는 위 세 회사가 도움됐다. 이번만 그런 건 아니고. 언론보도는 워싱턴 포스트, 조선비즈, 아이뉴스 24, 연합뉴스 등을 참조했다.

글 쓰는 순서는 비슷하다. 자료 조사-초고 작성-사실관계 확인 겸 1차 퇴고-이미지 편집-2차 퇴고. 다른 작업 때보다 퇴고 횟수가 적어 보인다. 그러나 각 단락을 새로 작업할 때마다 앞에 쓴 내용을 퇴고하면서 작업을 재개했다. 이 때문에 실제 퇴고 횟수는 이보다 더 많다. 작업시간은 2주 걸렸다. 작업장소는 카페와 집. 연휴에도 작업했기 때문에 카페가 대피소 같은 느낌이었다. 작업 내내 마음이 어려웠다. 내용이 어려우니 마음도 힘들었다. 이 터널을 빠져나올 수 있을까. 그 과정은 지난 글에 썼다.

이거 말고 다른 작업도 동시에 해서 뇌가 표백된 기분이다. 연휴 내내 글 작업을 했다. 오늘 오전까지. 하나는 어젯밤에 보냈고, 다른 하나는 수정해서 오늘 오전에 보냈다. 하루 종일 뇌가 표백된 기분이었다. 오전에 예전 동료들을 만나고, 오후에 부모님과 병원에 다녀왔다. 동선이 길었지만 내겐 그게 휴식이었다. 아버지가 기차에 타시기 전에 내게 해주신 말씀이 있는데 너무 감동적이었다. 듣다가 아버지께 "녹음할게요"라고 말한 뒤, 이를 녹음하고 휴대전화 메모장에 옮겨 적었다. 웨이브에서 '노멀 피플'을 보고 싶어서 돌아오는 길에 맥주와 팝콘을 샀다.

keyword
이전 11화'위드 코로나' 시대, AI 이용을 설득하는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