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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angerine Mar 21. 2021

쓰임

-사람들의 일상생활 훔쳐보기-

'모든 것들쓰임이 있다!'라고 믿어선지

집에는 버려야 할 것들로 넘쳐났다.


공간의 압박을 받는 건

맨투맨 옷마찬가지였다.


외출복으로

인터넷에서 구입한 맨투맨은

역시나 치수 선택 실패로


옷장의 미개척지를 전전하다


봄으로 바뀌고 있는 시원 따스한 겨울,

미개척지 정리사업(?)에서

우연찮게 손에 얻어걸렸다.


그리고는

한번 빨고 건조기행!


환절기 저녁,

추웠던지 마른빨래 속

맨투맨을 슬쩍 입어본다.


폼이 넉넉해선지

집에서 굴러다니기엔 딱 편한 치수!


쓰임이 변하니

그때는 틀렸고

지금은 맞았다.


지금의 나도 그런 듯하다.


돈도 경력도 없어

시간이 아는 척도 안 하지만


두고 보라고 헤매고 나면


여기에! 이렇게!

쓰임이 찰떡이라며 

바짓가랑이를 잡고 들어 눕겠지?


마치 젊음을 빌미로 헤매는 청춘은

그저 잘 쓰일 곳을 찾는 과정이라는 걸

그렇게도 알려주고 싶은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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