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Tangerine
Jan 14. 2022
이마트에서 우유 품은 브리오쉬를 발견한다.
쉽게 말해
빵을 반 갈라 생크림이 흘러넘치게 담은 차림새.
가격도 2000원대.
한 입 베어 무니 빵이 사르니 녹는 것이 좋았다.
하지만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빵이 별론데...'
내가 말했다.
'아닌데... 나는 빵이 쉽게 찢어져서 좋은데...'
며칠 뒤,
스타벅스를 들린 김에 빵을 골랐고
이마트에서 샀었던 브리오쉬를 발견한다.
가격은 거의 2배.
유통채널이 달라
비싸다고 생각은 했지만
맛이 좋았기에 다시 샀고
빵을 씹으며 말한다.
'빵이 빵빵해서 별론데...'
그러자 그녀가 맛본다.
'좋은데... 역시 들어가는 빵이 달라 비싼가 봐.'
내가 말했다.
'아 그래?
입이 싸면 좋은 거 같아.
행복이 가까이 있으니...'
불현듯
10년 전, 벤쿠버 유학시절...
길거리에서 팔던 1불 25센트 하던
파인애플 피자가 생각이 났다.
돈이 항상 부족했던 공부 여행자에게
짜고 달았던 피자는
타지 생활의 시름을
잊게 해 주는 사막의 오아시스였고
뒤돌아보니
그런 종류의 맛과 가격을 지닌 제품들은
그때를 겨우 버티게 해 준 '낙'이었던 거 같다.
그래서 지금도
입이 싼 맛에 길들여져 있고
또, 길들여진 맛은
20대를 회상할 수 있는 기억 매개체가 되기도 한다.
어쨌든
입이 싸면 살수록
주변의 맛있는 것들이 넘쳐나는 세상이고
선택할 수 있는 행복도 더 가까이 있는 삶인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