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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영호 Apr 29. 2024

IB의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1) 왜 표선고로 왔는가?

다음을 주제로 매달 1회 이상 연재를 목표로 1년 간의 경험을 기록하고자 한다.(주제는 수정될 수 있다.)

1) 왜 표선고로 왔는가?

2) 학생들의 시선

3) 학부모들의 시선

4) 교사들의 시선

5) 관리자의 시선

6) 지역 사회의 변화

7) 교육청의 시선

8) IB DP 프로그램의 한계

9) IB 프로그램의 끝은?

10) 한국형 바칼로레아는 가능할까?


2022년에 제주도의 한 농어촌 학교로부터 ‘농어촌 고등학교의 입시전략’을 주제로 강연 요청이 들어와서 흔쾌히 수락하고 2시간 정도를 강연했었다. 제주시로부터 1시간 거리의-제주도에서도 제법 멀다는- 학교인 ‘표선고등학교’였다. 첫 느낌은 상당히 젊은 선생님들로 구성되어서 그런지 무척 젊다는 느낌이었고 교장 선생님 이하 모든 선생님들이 의사소통 과정에서 격의 없이 자유로운 문답을 오고 갔다는 점이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전에 다른 농어촌 학교에서 3학년 부장을 두 번하면서 경험한 생존전략을 들려주었는데 강연을 하면서도 뭔가 찝찝한 느낌이 계속 들었다. 그 이유는 표선고가 IB 학교라는 특수성을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막연하고 추상적인 얘기만 들려주며 표선고 환경에 맞는 해답을 제시해주지 못했다는 느낌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선생님들은 IB학교에 걸맞은 효과적인 대입 전략을 듣기를 원했었는데도 말이다. 당시 표선고는 첫 IB 학생들이 2학년인 상태였는데 쏟아지는 외부의 관심에 담당 선생님들의 얼굴에 초조함과 긴장, 그리고 입시전략에 대한 완벽한 해답을 갈구하는 표정이 역력했었다.


그러나 내 생각은 달랐다.

IB학교가 대학입시를 생각하는 순간 애초의 도입 취지와 목적은 흔들리게 될 것이다.


실은 2019년부터 교육청에서는 나를 표선고등학교의 학년부장으로 발령 내겠다는 무언의 압박이 있었다.  전 교육감이 도입한 IB 프로그램의 성과를 내기 위해서 나에게 표선고 대학입시에 힘써달라는 암시였다. 그때도 나는 IB 프로그램과 대학입시는 별개의 것이라는 철학을 가지고 있어 그 제안을 받아들이는데 주저할 수밖에 없었고 결국 다른 학교로 전근가게 되었다. 물론 더욱 훌륭한 선생님들의 노력 덕택에 2024학년도 입시에서 그전보다도 훨씬 나은 대입 결과를 만들어내면서 표선고는 전국적으로 주목을 받게 되었다. (관련기사: https://www.jejusori.net/news/articleView.html?idxno=422719 ​) 서울대 숫자는 전에도 1명이었지만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대학의 숫자가 3명에서 20명으로(전교생 105명 중) 비약적인 증가수치를 보임으로써 각종 언론과 교육청, 그리고 학부모와 학생들의 관심이 쏟아졌다.


결국 나는 2년 전 강연의 인연으로 교장 선생님의 부름을 받아 올해 3월 1일 자로 IB의 중심지로 들어왔다.

현재 나의 포지션은 교무부장이다. 왜 학년부장이 아니고 교무부장인가 여쭤봤더니 위에서도 언급했다시피 지금의 IB 표선고는 20, 30대 교사가 주를 이루는 신생학교나 다름없기에 효율적인 교무 관리와 함께 젊은 교사들의 멘토 역할을 해달라는 교장선생님의 말씀이 있었다. 표선고는 엄연히 교육부와 제주특별자치도의 규제를 받는 공립학교이기에 각종 가이드라인을 준수할 의무가 있는 학교이다. 그리고 이 규정들은 IB 프로그램과 접점이 있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어서 계속적인 조정작업이 필요하다. 이에 서로 간의 협업이 무척 중요하므로 이를 조심스럽게 그리고 효과적으로 운영해 달라는 교장 선생님의 바람이 나를 지금의 자리로 이끌었다고 나름 해석하고 있다.


24년도 4월 말 기준으로 아직은 근무한 지 2달도 채 되지 않았다.

그 두 달 동안의 일들을 나열하면 1, 2, 3학년 모두 수업을 진행하면서 동시에 서울시, 인천시, 전북, 대구, 경기도 교육청의 방문과 방송촬영 등이 연달아 있었으며, 학부모들로부터의 약 100여 차례의 전학 상담 전화 문의와 4차례의 대면 상담을 하였다. 물론 IB연수(소논문 지도)도 2박 3일간 서울에서 받고 왔다.

비록 두 달이라는 근무기간이지만 좋은 의미이든 부정적인 의미이든 근무하는 동안 하루하루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때로는 기대 이상의 모습과, 때로는 기대 이하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기존에 근무하고 계신 분들은 모를 수 있는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려고 노력하며 무엇이 문제인지, 무엇이 장점인지 파악하려고 그리고 개선하려고 하고 있다.


앞으로 연재하는 기간 동안 근무일수가 증가하는 만큼 IB에 대한 경험치도 조금씩 늘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느낀 바를 기록하며 이에 대한 궁금증을 가진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한다.


(민감한 정보들은 전할 수 없음을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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